중앙알프스종주 DAY 1
2005년 7월 31일 오전 맑음/ 오후 흐림 가스/ 오후늦게 비/ 저녁에 갬
고마가네역-기타고쇼등산구-우돈야토게-이나마에다케-기소고마가다케-호켄산소
중앙알프스는 일본에서 가장 높은 케이블카를 이용해 손쉽게 올라갈 수 있는 곳이지만 필자는 버스로 해발1410m의 등산구까지 올라간후 자력으로 걸어올라가 중앙알프스의 최고봉 기소고마가다케(木曾駒ヶ岳;2956m)와 암봉 호켄다케, 그리고 일본100명산이자 중앙알프스 제2의 명봉 우츠기다케(空木岳;2864m)까지 종주후 중앙알프스 집단시설지구에 해당하는 수가노타이(菅の台;860m)로 하산하는 일정을 세웠다.
예정 기간은 1박2일, 좀 늦어지면 2박3일로서 필자단독종주.
남알프스종주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1박정도 뿐이므로 텐트등 야영/취사장비는 고마가네역의 사물보관함에 넣어놓고 짐을 가볍게 하고 진행해 산장에서 숙박과 식사를 해결하는 일정이다.
고마가네 시가지에서 보이는 중앙알프스. 능선 오른쪽에 센죠지키와 호켄다케가 보인다.
06:00 고마가네(駒ヶ根)역전에서 케이블카 출발역이 있는 시라비다이라(しらび平;1662m)행 버스 승차. 연중무휴로 매시 정각과 30분에 역전에서 출발한다.
탈 때는 거의 텅텅비어있던 버스가 오늘이 일요일이라 그런지 중앙알프스 집단 시설지구에 해당하는 수가노타이(菅の台)에 이르니 이내 만원이 되어 버린다.
버스는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구불구불 구절양장 오르막 산길을 올라간다.
06:40 필자는 시라비다이라까지는 안가고 등산로가 시작되는 기타고쇼등산구(北御所登山口;1410m)에서 도중하차.
의외로 그 많은 인간들중에 내리는 인간이 필자 하나밖에 없다.
다들 편하게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는 관광객들이었다는 말인가.
처음에는 비포장도로였던 등산로도 쟈바라자와등산구(蛇腹澤登山口;1680m)부터는 울창한 너도밤나무숲의 전형적인 등산로로 바뀐다.
09:00 우돈야토게(うどんや峙;2190m)
중앙알프스 주능선은 아니지만 호켄다케로 향하는 지능선에 오름.
능선을 따라 계속 올라가는 중 등산로 옆 바위와 숲사이로 야생 원숭이들이 떼거지로 왔다갔다들 한다. 불과 10여m거리.
뭣 좀 얻어먹어볼 궁리로 얼쩡거리는 것들인가......하여간 이런 2000m가 넘는 가혹한 환경의 고지대에서 저 친구들은 어디서 뭘 먹고 생존해나가는지 궁금하다.
11:30경 이나마에다케(伊那前岳;2883m)에서 내려다 본 케이블카 종착역 겸 호텔(2612m)이 있는 센죠지키(千疊敷).
센죠지키는 카르 지형으로 여름이면 일대에 오만가지 고산식물이 개화하는 것을 유명.
오른쪽으로 뾰족한 호켄다케(寶劍岳;2931m)가 보인다.
고마가다케 케이블카는 정원 61명, 총길이 2333m로 '고도차 950m와 종착역의 고도 2612m'는 일본 최고를 자랑.
저걸 타면 필자처럼 사서 고생안해도 손쉽게 정상부까지 올라올 수 있다.
중앙알프스 최고봉 기소고마가다케(木曾駒ヶ岳;2956m)와 그 밑에는 중앙알프스의 또 하나의 카르지형지대 노가이케(濃ヶ池).
*카르(獨 Kar):빙하에 의하여 밥그릇처럼 둥그스름하게 패인 독특한 지형으로 일본알프스 일대에서 드문드문 나타난다.
멀리 남쪽으로 보이는 중앙알프스 주능선과 구름에 싸인 이번 종주의 목적지 우츠기다케(空木岳;2864m).
지나온 능선을 되돌아봄. 가장 높은 곳이 이나마에다케.
정상부에 도착하여.
나카다케(中岳;2925m)뒤로 보이는 기소고마가다케 정상. 일대에는 여름임에도 아직 잔설이 남아있다.
호켄다케와 그 밑으로 센죠지키
12:10 기소고마가다케 정상에서
정상 바로 밑에 있는 죠죠기소고야(頂上木曾小屋)
북측사면
구름에 덮힌 나카다케
고마가다케죠죠산소(駒ヶ岳頂上山莊)가 밑에 보인다. 중앙알프스 일원에서는 고산식물보호를 위해 이 산장일대에서만 야영이 허용되고 있다.
정상에 있는 조그만 신사.
오후가 되니 가스와 구름이 심해져 시계가 극히 불량해지고 게다가 멀리서 천둥번개치는 소리도 들려오는 것이 날씨가 점점 악화될 조짐이 보인다.
14:30 원래는 오늘중으로 우츠기다케까지 갈 계획이었으나 예상외로 운행일정이 지체되었고 날씨가 악화되어 금일 운행을 중지하고 정상부 일원에 있는 4개소의 산장/고야중 하나인 호켄산소(寶劍山莊;2860m)에 여장을 풀었다.
아침/저녁식사포함 1박에 8천엔.
결코 만만찮은 돈이나 한번 산장 밥도 먹어보고 일본 산장숙박 경험을 위해 지불.
산장은 3층으로 1층은 식당과 주방, 변소 2,3층이 객실, 최대수용인원은 무려 250명, 객실은 도미토리형식의 2층침대가 놓여있으며 한방에 8명씩 성수기에는 침대밑 바닥에도 숙박이 가능해 최대 12명까지 숙박하는 시스템이다.
식사는 그런대로 잘 나오는 편이고 밥은 더 먹고 싶으면 더 먹을 수도 있다.
특히 성수기 사람이 많을 때는 순번대로 로테이션해가며 식사를 해야하는데 각 숙박객 이름이 테이블에 놓여있어서 지정된 자리에서 식사를 하게되어있어 식사는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필자가 제일 먼저 체크인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라고 우대해주는 건지 외국인 혼자 다니는 것이 불쌍 or 기특해 보였던지 산장지기 아줌마가 배식순위 1번을 부여해주었다는 것. 이렇게 고마울 수 가....대략 감사.
객실내 이불과 베게는 깨끗하고 포근하다.
역시 텐트보다 돈 더주고서라도 산장에서 자는 것이 잠도 잘오고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18:45 일몰무렵의 중앙알프스 호켄다케 일대. 멀리 우츠기다케를 비롯 중앙알프스 주능선이 보인다.
저기 비스듬한 푸른 지붕집이 필자가 여장을 풀은 호켄산소.
일본 제2위의 화산 온다케(御嶽;3067m)도 저녁노을을 뒤로 하고.....
중앙알프스종주 DAY 2
2005년 8월 1일 오전 맑음 이내 가스로 흐려짐/ 하산후 갬
호켄산소-호켄다케-고쿠라쿠다이라-히노키오다케-구마자와다케-우츠기다케-스가노타이-고마가네역
04:30 기상
보통 일본알프스 산장에서는 기상표준시각이 04:30이다.
05:25 산장에서 차려준 아침 식사후 (밥 두그릇 먹음) 바로 출발.
날씨는 맑개 개어있다.
05:50 호켄다케(寶劍岳;2931m) 등정
호켄다케는 암봉으로 일대는 암릉, 양면은 거의 절벽수준이고 오르내리는 길은 곳곳에 쇠사슬이 놓여있는 세미클라이밍수준의 험로로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짐이 많거나 노약자들은 통과에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일단 올라서면 전망이 오히려 중앙알프스 최고봉 기소고마가다케(木曾駒ヶ岳;2956m)보다는 월등히 나아 중앙알프스 주능선과 기소고마가다케정상, 그리고 동쪽으로는 멀리 남알프스 연봉이 펼쳐진다.
호켄다케 정상에서 본 중앙알프스연봉.
중앙알프스의 능선은 우츠기다케를 지나 계속 남으로 뻗어있으나 기소고마가다케와 우츠기다케를 연결하는 능선을 종주하는 것이 일반적.
호켄다케정상은 한사람이 겨우 아슬아슬하게 올라설 수 있는 바위이다.
호켄다케 정상부 뒤로 기소나카다케(木曾中岳;2925m), 그리고 그뒤로 구름에 살짝 덮힌 중앙알프스 최고봉 기소고마가다케 정상이 보인다.
고쿠라쿠다이라(極樂平;2820m)에서 본 호켄다케 일대.
좌로부터 기소고마가다케, 기소나카다케 그리고 동쪽면이 거의 절벽을 이룬 호켄다케.
08:10 히노키오다케(檜尾岳;2728m) 도착
화창하게 개어있던 날씨도 이내 가스가 끼면서 앞으로 가야할 구마자와다케와 우츠기다케는 구름에 싸여있다.
히노키오다케에서 본 히노키오히난고야(檜尾避難小屋)뒤로 멀리 남알프스 연봉이 펼쳐진다.
10:20 히가시카와다케(東川岳;2671m)에서 본 또 하나의 중앙알프즈 주봉 우츠기다케(空木岳;2864m)
펑퍼짐한 언덕같았던 기소고마가다케와는 달리 우츠기다케는 날카로운 피라미드형상이다. 실제로 정상부는 암릉지대로서 저 날카로운 능선을 따라 올라간다.
10:40 기소도노산소(木曾殿山莊;2490m) 도착
배가 고파 뭐 먹을 것좀 사먹으려고 했는데 이 놈의 산장에서는 음료외에는 안판다고 한다. 간단한 과자부스러기외에는 점심도 준비 못 했는데 이런 우라질.
11:10 그냥 물만 보충하고 숨좀 돌린뒤 바로 출발.
물떠는 곳은 산장에서 7,8분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역시 우츠기다케로 올라가는 길은 급경사이다. 초반부에는 급경사 길을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것이었지만 정상부는 완전 암릉지대.
12:15 숨을 헐떡거리며 드디어 우츠기다케(空木岳;2864m) 정상. 이번 종주의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섰다.
정상부가 암릉이다보니 오르내림이 있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
정상부에서는 360° 파노라마가 펼쳐진다고 하는데 가스가 심해 20m도 채 안보인다.
휴식과 간식까먹은 후 바로 하산시작.
앞으로 하산길이 걱정이다. 2864m의 정상에서 860m의 버스정류장이 있는 집단시설지구까지 무려 고도차 2000m를 내려가야하는데 여태까지 산에 다니면서 한번에 이런 심한 고도차의 등하산은 해본 적이 없다.
아마 엄청 지루하고 힘든 하산길이 될 것이다.
정상부 밑에 있던 고마호흇테(駒峰Hutte)
작은 산장이었으나 예약제로 운영되며 아침/저녁식사 포함 숙박료가 겨우 ¥5,000.
보통 우리돈 10만원에 육박하는 일본알프스의 산장숙박료를 생각하면 ¥5,000은 상당히 저렴한 금액이다.
날씨 좋은 날 저 테라스에 앉아 중앙알프스 연보을 조망하면 식사하면 운치하나는 있겠다.
*Hutte: 산장/대피소의 독일말.
탁트인 능선을 따라내려오다 어느덧 곰이라도 튀어날 것 같은 울창한 산림지역을 통과.
내리막길에 있던 현지 지자체에서 세운 이정표.
해발 1500m부근에 있던 야생동물관찰동.
야생동물이야 그냥 보면 되지 이런 걸 예산까지 낭비해가며 저 건물안에서는 뭐하나 제대로 보이지도 않던데 뭐하러 만들어놓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내부 전시자료는 부실하기 짝이없다. 깨끗하기는 했으나 관리인도 없고, 관리를 하는 건지 않하는 건지......일본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이 만들어낸 촌극인지 모르겠다.
자연학습장보다는 비박장소로 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17:00경 스가노타이(菅の台;860m) 집단시설지구에 도착.
근 4시간 반에 걸쳐 고도차 2000m를 모두 하산완료.
막판에는 지루하고 다리에 힘이 빠져 후들후들 거리고 발이 아파 애먹기는 했지만 중앙알프스 종주를 비롯한 '05년도 일본 남&중앙알프스 종주를 모두 완료했다는 것에 대해 밀려오는 만족감과 홀가분함, 그리고 이 성취감!
원래는 기소고마가다케에서 능선종주후 우츠기다케일대의 산장/고야에서 1박후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2일짜리 코스를 좀 무리해서 하루에 주파했더니 솔직히 힘들기는 하다.
거의 열흘 동안 심한 오르내림을 반복했더니 결국 무릅이 얼얼하기까지 하다. 여태까지 무릅이 이런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마침 때를 맞춰 버스정류장에 고마가네역行 버스가 도착해줘 버스를 타고 역까지 온뒤 역근처 비즈니스 호텔에 숙박/체크인, 여장을 풀었다.
저녁으로 먹은 고마가네의 명물 소스까스돈
밥위에 양배추 채썬 것을 얻고 반드시 120g이상 두툼한 돈육을 사용한 돈까스에 특제소스를 묻혀 얻어낸다.
소소까스돈과 된장국, 야채절임, 사라다 포함한 세트메뉴가 ¥900. 유별난 맛이라고까지는 말하기 힘들지만 어쨋든 맛은 있다.
고마가네시에는 소스까스돈협회도 조직되어 있어서 관광객유치와 업소와 품질관리가 행하여지고 있으며 협회에 등록된 업소만이 소스까스돈을 만들어 팔 수 있다.
익일(8월 2일) 고속버스로 나고야로 돌아와 1박후 8월 3일 오전 JAL기로 귀국.
북알프스는 남&중앙알프스에 비하면 훨씬 어렵고 힘들고 위험하다고는 하지만, 언젠가는 북알프스를 종주해볼 계획이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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