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치미용 무는 작아야 한단다
얼마나 작아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침 우리가 심은 건 크지 않다
지게 지고 가서 한다래이 뽑아 오다
무는 아주 깨끗하게 씻어야 한단다
설거지용 수세미로 문지르니 마침 맞다
그리곤 인터넷에 검색한 대로 마늘과 생강, 쪽파, 씻어서 물기를 뺀 대추도 준비하다
나중에 일하다 보니 대파 생각도 나서 몇뿌리 뽑아와 깨끗이 다듬어 두었다
그 다음은 무에 소금을 치는데, 고기에 뿌리듯이 하는 게 아니라 빡빡 문질러 주며 소금을 톡톡 붙여 주는 모양이란다
얼마나 발라줘야 되는지 몰라 대충 발랐다
그리고는 준비한 쪽파 따위를 무 사이에 쑤셔 넣는데 양을 모르겠다
조금씩 돌돌 말아서 대충 쑤셔 넣었다
마늘과 생강을 져며 넣는 다는데 저미는게 뭔가
그냥 대충 썽그리서 넣었다
처음에 양을 못 맞춰 무가 모자라 한번 더 뽑아와 손질해 넣다보니 이번엔 좀 남는다
저걸로 뭘 할까 곰곰히 생각하며 다음 작업을 계속한다
그런데 작업을 계속하다 보니 뭐가 막 헷갈린다
내가 시방 삼계탕을 준비하고 있나 무 김치를 준비하고 있나
한시간이면 끝날 일인 줄 알았더만 두시간이 가까워 지니 집중력도 떨어지고 흥미도 떨어져 간다
대파를 썰어 넣어야 되는지 그냥 넣어야 되는지 모르겠다
쪽파도 그냥 넣었으니 대파도 그냥 넣기로 한다
어따 이러다가 막판에 두껑 안 닫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마무리를 왜 이렇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참조한 집에서도 이러더라
역시나 하나는 뚜껑이 안 닫혀 무를 두개나 빼 내야 했다
이제 이삼일 기다렸다가 정수기 물을, 더 좋은 것은 지리산 물을 부어 주고,
설탕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것이라는데~
설탕 대신에 백아당 이란 것을 사용해도 되남?
부식집 아지매는 그것을 챙겨 주더라는데... (나중 맛 들고 나면 막판에 사이다 한병 부우란다)
무 남는 것은 그냥 먹다 남은 김치통에 반씩 쪼개어 넣었다
무 김치가 될란가 안될란가는 모르겠다
이삼일 동안 이것을 어디다 두어야 하나
현재는 바람없고, 햇볕 안드는 그늘에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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