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류산인님 글을 읽다 보니 불현듯 의문 하나가 있다
세속에 '벌레묵은 과일이나 채소가 사람에게 좋다' 라는 말이 있다
들은 소리가 있어 전공교수에게 전화를 넣어 학문을 청하다
배추로 한정해서 이야기 해 보자
예를들어 파밤나방이 배추를 갉아 먹는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툴거리는 이치와 같이 식물도 자기방어를 한단다
즉, 큐틴에이저, 그루칸에이저, PAL 등의 여러가지 효소나 물질을 분비하는데, 이것들의 기능이 그러니까...
벌레에게 해로운 유독물질이거나, 배추를 맛이 없게(벌레의 입맛에 안 맞게) 하는 것이란다
아직까지 완전히 연구되지는 않았지만, 이 벌레에 해로운 물질이 사람에게 해롭지 않다 말할 수 없는 것이며(같은 이치로 해롭다고도 말할 수 없다)
벌레에게 맛이 없는 작용이 사람에게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다 불현듯 떠오르는 게,
배추가 익어감에 따라(익어가?) 한포기씩 빼내 맛을 보곤 한다
농사짓는 사람의 심리가 이상하여 잘된 놈은 못 빼낸다
그 중 벌레가 먹었거나 상태가 안 좋은 배추를 뽑아 먹는데, 확실한 하나는 이것들이 성한 놈 보다 맛이 떨어진다는 게다
올 가을 빈 마음으로 실험을 해 보시라
배추는 확실히 벌레 먹은 것 보다, 살이 통통하고 성한 것이 훨 맛나다
櫛風沐雨(즐풍목우)를 오늘 신문에서 읽었다
'바람결에 머리 빗고 빗물에 목욕하다'는 말인데 그만큼 열씨미 연구를 하거나 학문을 닦으란 말이다
그 말을 읽으니 또 문득 의문 하나가 인다
부처님이 그랬는지 마조스님이 그랬는지 '머리카락에 붙은 불 끄듯이 공부하라'는 말이 있는데...
스님이 무슨 머리카락이 있다고 불이 붙나? 싶다
읽던 책이 끝장을 보이기로 산장에게 전화를 넣었다
"어이~작가님, 읽을만한 책 하나 추천해 도라"
난데없는 물음에 버벅거리더만 더 난데없는 반격을 한다
"야~, 내 이름 그대로 쓰기도 뭐 하고...책 읽다가 불현듯이 떠오르는 이름 하나 있으면 좀 지어주라"
그렇게 일대영으로 지고 전화질은 끝났다
네이버에 '가을에 읽을만한 책' 이렇게 치니 쭈아악 뜬다
주섬주섬 몇권 골라 신청을 하니 다음날 바로 보내 주네
학문과 독서에 따로 계절이 있겠나만은, 그래도 가을은 그 중 좋은 때다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인사진, 추곡들판과 도정 (0) | 2011.10.17 |
---|---|
구월이 시집가다 (0) | 2011.09.27 |
1060번지 정지작업 (0) | 2011.09.21 |
과제물 사진 (0) | 2011.09.05 |
날씨가 요상혀 (0) | 2011.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