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날짜 : 10월 29일~30일
0 동행 : 슬이
슬이캉 둘이서 지리산으로 들어갔다
아...
나는 정말 길치다
진주서 추성리 가는 길, 최소한 50번은 갔을 터인데도 도무지 길을 모르겠다
말을 바로 하자면 슬이도 약간의 길치끼가 있더라
성안마을 입구 찾아 두어번 뺑빠꾸 돌았다
조은산님이 들으면 실소를 머금을 일이다
차 파킹시킨 곳은 예전에도 그곳에 세운적이 있기로 알겠더라
이 골짜기로도 서너번 올랐고, 서너번 내려왔었다는 건 확실하다
그런데도 도무지 모르겠다
첫합수부에서 우측 산만디로 치고 오르는 길이 있더라
슬이는 그 길이 국골사거리에서 바로 치고 내려오는 길이 맞다는데, 그 길이 그리 희미했었나?
주능으로 올라 집을 지으려 함에 서산으로 일몰이 좋다
집은 나중에 짓기로 하고 한참이나 서서 구경하다
나는 그만 보고 가려는데 슬이가 일몰은 들어가고 나서 더 멋있어 진다기로 또 한참이나 따라 서 있었다
연후에 집짓고 밥짓고 이야기를 지었다
둘이서 무슨 열시 넘어서까지 할 이야기가 있었을꼬
하긴,
나중에 텐트에 들고서 손에 들었던 책이 언제 떨어진지도 모르는 새 잠들었는데,
김정주라는 양반은 그 야밤에 산중에 있는 이에게 전화를 걸어 한시간이나 이야기를 하더란다
새벽에 잠깨어 한참이나 책을 넘기다 시계를 보니 여섯시다
슬이를 깨우니 그 아침잠 많은 놈이 어느새 밖에 나가 있단다
하늘을 보니 그 아침에는 햇님 만나기 어럽겠더라
아이는 홀로 영랑대로 가는 모양이고, 나는 새롭게 잠자기 시작했다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영랑대에 서니 시간은 11시에 가깝다
이 산하가 딱 1,000m만 높고, 20배만 넓었으면 좋겠다 하고 쓸데없이 지껄이다
이 자리에서 저 곳을 함께 바라본 많은 사람들을 이야기 하다 초암능선으로 접어 들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국골 우측골이란다
슬이는 예전에 저곳으로 바로 치고 올랐다는데, 아무리 용을 쓰 보아도 내려갈 재간은 없다
좌로 돌아보니 배낭을 던지고 받아가며 내려 설 만한 곳이 있다
만약에 내가 가진 재산이 좀 된다면 절대로 두번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반쯤은 원숭이가 되어 내려왔다
내가 한대로 따라하며 내려 오라니 배낭을 멜 방법이 없다며 올라와 배낭을 받아 주란다
가진 재산이 별로 없어 한번 더 올라갔다
올라가기엔 제법 그럭저럭 하겠더만 내려 오기가 쉽지않은 곳이다
한참이나 이쪽저쪽으로 궁리하다가 배낭을 벋어두고 그냥 뛰어 내렸다
아이는 혼자서는 못 내려올 곳이라 한다
무사탈출 기념샷~
기념샷을 두번이나 할 정도로 제법 애매한 곳이에요
우골이 하나 더 생겼다
하나 안타까운 것은 새로 계곡하나 생긴 건 좋은데, 그 잔해가 당초의 국골을 덮어 놓았다
덮힌 국골
더 내려오니 또 하나의 우골이 생겼다
이제는 국골우골을 명명하자면 1호, 2호, 3호 이렇게 불러야 겠다
전문가들이 이르기로 천왕봉이 언젠가는 무너진다는데, 내가 보기에도 약 1억년후에는 무너지긴 하겠더라
슬이는 국수를 먹고 싶다는데 나는 우리 딸들에게 회초밥을 사 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리 설명하고 밥도 안 먹이고 아이를 부산으로 보냈다
캬~
회초밥 사들고 가니 양쪽에서 달려들어 뽀뽀를 해요
다음주 대간길도 무난하겠구먼
아 참~
슬이야...앞으로도 종종 좀 데리고 다녀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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