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남진 시료채취

구룡령 ~ 진고개 이야기

객꾼 2015. 7. 6. 20:18

 

 

 

 

 

 

 

 

 

03시 어김없는 기상이다

준이 학생도 따라서 일어난다

이교수님은 특유의 느림보로 무얼 들었다 놓았다

아따 박산행도 아닌데 배낭 꾸리는데 사십분 넘게 걸리시네

 

산행에 즈음하니 4시 12분이다

약수산 된비알이 초반부터 사람 잡더만

어제 뚜버기가 말하기로 오늘 구간이 어제보다 1.5배쯤 힘들다 했는데 큰일이다

딸들과의 산행 사진기를 보나 기억으로 보나 처음부터 약간 의아하긴 했지만 이거 초반이 이래서야 날 밝을떄 진고개에 닿을 수 있겠나 싶었다

 

건데 그 길이 응복산 까지만 힘들더니 그 다음부터는 룰루랄라데

어제 하루를 쉰 이교수의 페이스는 때로 나도 버거울 만치다

얼마나 길이 쉬웠으면 행님 방정 떨다가 다시 까꾸망 될지 모르지만 너무 좋소 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가다가 보니 한강기맥 시발점 두로봉도 나오고 그라데

내 대한민국에서 한강기맥을 제일 재밌게 했다고 자부해 왔는데 그 시작점이 오늘 내 가는길에 있을줄이야 정말 생각 못했 었다

 

딸들과 두번이나 도전한 코스데

지나고 나니 그때의 일들이 주마등 같다

그리고 동대산 아래 펼쳐진 눈밭에서 길을 잘못 찾아들어 만났던 복수초와 노루귀 군락의 자태는 정말 잊지 못한다

 

진고개에 이르니 세시가 조금 넘었다

오늘도 성공적으로 시료채취 끝냈네

마침 오대산 국립공원에 근무하는 옛 학생인지 후배인지를 만나 맛난 저녁밥까지 얻어먹고 집에 누웠다

정식 인가를 받아 버젓이 텐트치고 누웠는 이 시방이 너무 좋다

소주 한두잔 더 하고 내일도 새벽을 재촉 할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