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3종 킹코스 10회 출사표

국민학교때 어깨동무라는 아동잡지에서 처음 철인경기를 알았을 때는 그저 이런 사람들도 세상에는 있구나 싶었지

커서는 산에나 댕기고 술 쳐무꼬 하다가 보니 내 37살적 사진을 보면 배가 임산부야

38살적 무렵에 한국에 마라톤 열풍이 거세더만

그냥 혼자서 부산 북구 구민운동장을 10km쯤 일주일에 한두번 뛰며 계속 술묵고 살았지

그러다가 39살 연말에 진주로 이사 할 일이 생기더만

진주에 오니 너무 좋은거라

집에서 우리 농장까지가 15km가 조금 넘는데 새마을 자전거 하나 구해서는 참 부지런히도 타고 댕겼네

비가 오면 등산 우의를 입고 타고 댕겼으니 말이야

돌이켜 보면 자전거는 그때 제일 재미나게 탄거같아

2004년 봄쯤, 이름이 생각 안나네, 80세 넘어까지 3종 하신분!

그분이 조선일보에 소개 된거라

나는 못 봤는데 벗 곰돌이가 봤다면서 우리도 해 보자고 하더군

막연한 동경에서 철인이 현실이 된 순간이지

사실 시방도 우리 친구들이 몸치 객꾼이가 철인 운동하고 사는 거 보면 신기해 할 지경으로 운동하고 내하고는 별로 안 맞아요

한번 열이나니 산 못지 않더만

처음부터 수영이 문제였어

그냥 그때 제대로 강습을 받고 시작 했어야 되는데 내가 알았나

학생수영장에서 2004년 겨울을 살았제

내 그때 수준이 자유형인지 뭔지 이상한 폼으로 30m가 최대 였거던

그 겨울 어느순간 그냥 1500m가 나도 모르게 되뿌더만

스스로 데드라인을 넘었으니 얼마나 수영장에서 살았겠어

기록이사 내는 모르고 수영이 일단 되니 진철에 가입했지

그때 입철동기가 농부님, 솔캥이 그럴거야

아따 진철팀 런 훈련에 붙어 뛰는데 물박물관 오르막을 쉬도 안하고 올라 가뿌는거 보고 깜짝 놀랐지

내 런 실력이 입철 당시에 그 정도였제

시방은 내도 쉬도 안하고 한방에 뛰어 오를 수 있음, 헙헙!!

자전거 첫 훈련은 100km로 머리 올렸는데 산을 댕기서 그런가 그건 앵간히 따라 되더만

2005년 올림픽 두번으로 머리 올리고, 2006년 슈퍼맨 그리고 제주 아연맨, 짝퉁이라 조금 아쉽긴 했지

그때 진철에서 열명 넘게 출전 했는데 수영이 빠지니 내가 2등을 했던게 시방도 신기해요

판때기가 그때 그러더만

철인의 유효기간은 1년이라고~

그래서 속으로 마음 먹었지

어떻거나 1년에 한번씩은 한다고

지난 12년간 나름대로 그 약속은 지켜온 셈이지

2009년 신안대회는 몸 다 만들어 놓고 보이콧하는 바람에 불참하고,

2015년에 연속으로 37일을 산만 타다가 훈련도 안하고 출전해서 전신마취상태의 쥐로 인하여 첫포기!

사실 철인훈련 해봐서 알겠지만 12년을 철인의 몸을 유지 시킨다는 건 술만 먹어서 될 일이 아니지

개인들마다 얼마나 혹독한 동계훈련들이 있었겠나

난 철인운동 인연 만난게 개인적으로 참 고마워

그래 술쳐먹고 땀도 안뺐으면 벌써 갔을지도 모르지

몸도 아마 이영자쯤 되어 있을거야

이번 남해대회는 뜻밖에 고향에서 하네

수영, 그 물살이 우찌될지 정말 걱정이야

비나이다비나이다 1시간 40분 안에 나오게만 해 주십시오, 카고 있는데 속으로는 택도없는 소리 말라 합니다

자전거야 통태만 안빠지고 빵꾸만 안나면 될 것이고, 커브 없습니다 걱정마삼

런은 남따라 뛰모 되지 뭘

30km 지점에서 반드시 막걸리 한잔(자봉 명심)~ 힘!!

모두들 안전하게 하루를 즐기다 오십시다

진철 힘!!!

<하국장이 이 사진에서 내만 잘라내어 프랭카드에 올렸구마..재주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