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상운암에 집 짓고 싶어~

객꾼 2022. 9. 5. 14:02

드디어 비님이 내리시는 구만

너무 많이 와도 걱정이고 아니와도 걱정인게 비님이시다

제발 좀 많이 퍼붓지 마시든지, 많이 퍼붓더라도 바람없이 혼자 다녀가면 다행이겠다

들판 農者들의 근심어린 한숨소리가 예까지 들리는듯 하다

 

 

어쩌다 산에서 운문산 상운암 가자는 소리가 나왔는지는 기억에 없다

그냥 일 도와주러 가자는 취지였다만,

결과적으로 일은 커녕 막걸리만 마시고 내려왔다

그래도 스님은 우리가 보고접은지 전화를 발발히 하시더만 숱제 천상폭포 아주 아래쪽까지 마중을 오셨더라

 

제법 지나다닌 길인데 이 길 아래에 폭포가 있는 줄 몰랐다

시간도 느긋하니 한번 내려가 보자 하였다

다른 이들은 모르고 이미 암자로 올랐고 통샘과 청하 셋이서 내려갔다

그들은 다다음날 하산할 때 들러 보았다 한다

 

나는 이번 여름 휴가를 상운암으로 내었다

정말 올라갈적 초발심으로는 일 좀 해주자는 마음이었다

저번 봄에는 그래도 제법 해 드렸는데 시방 생각해도 미안할 지경이다

이 즈음에서 데려간 초짜 친구 찾는다고 한시간 정도나 돌아 다녔다

나는 그 친구가 우리 배낭을 보고 지나쳐 갔을것이니 길 잘못 들곳도 없으려니와 당연히 앞에서 오르고 있는 줄 알았다

어찌어찌 찾아내기 망정이었지 아니면 밤새도록 사람 찾아 다닐뻔 했다

 

나는 딱 한번 출가하려 스님을 찾아 뵌 적이 있었다

그 스님 아직 살아계신지도 모르겠는데, 너는 어차피 중이 될 팔자이니 가서 속세 공부를 3년 더하고 오라시더만

시방 생각하면 참 고마운 일이다

안 그랬으면 십중팔구 이런 암자 찾아서 세월 보내고 있을게다

하긴 산으로님은 최근에도, 어디서 들었는지 묘향암에 요즘 스님 안 사신다는 말을 전해주면서 화엄사에 가서 부탁을 해 보시라더만

건데 묘햠암에 가니 스님이 계시데

그 이야기를 전하니 들었는지 못 들은체 하시는 건지 소 닭보듯 하늘만 쳐다보시더만

 

 

저 오른쪽 높은 능선이 대구 팔공산이라시더만

해 참 막걸리 맛 나게 지데

 

내가 저녁 예불을 드렸는지 다음날 아침 예불을 드렸는지 두번 다 드렸는지 헷갈리는데,

여하튼 스님 옆에 서서 염불 중얼거린 기억은 확실하구만

나는 초막밑에서 막걸리 마신다 바쁘고 그들은 실루엣 사진찍기 놀이로 바쁘더라

 

 

이번에 일이라고는 들고 올라간 김장배추 묘종 심어준 일밖에 없구나

내려오는 아침 스님과 곡차 한잔 마시면서 가을에 벼 다 베고 다시 휴가내어 제대로 된 일꾼 데리고 올라 오겠습니다

그때는 장작 준비 다 해놓고 내려가겠습니다 약조가 저절로 나오더만

 

집으로 가는 길은 직선으로 가면 제일 빠르다

뺑뺑 돌지말자^^~

 

 

논에 피는 그해 그해에 빼내 주어야 한다

씨 맺혀 논바닦에 떨어지면 다음해 정작 피논이 되고만다

먼 원시시대 벼는 피로부터 유래 하였다고 우길일이 아니다

사정 모르는 사람들이 나보고 니는 일 안하고 사진만 찍냐 카는데, 내가 옆에서 지게로 피 받아지지 않으면 일이 세배는 더딜것이오

 

허얼~

오늘 저녁에 불어올 바람이 심히 걱정이로다

벼 쓰러지면 죽도밥도 안되는데~

입방정 될까보아 더 걱정스런 말도 못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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