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행,자전거

국토종주 자전거길

객꾼 2013. 10. 7. 16:09

0 날짜 : 2013. 10. 3~5, 2박 3일간

0 동행 : 광야(구미시에서 부상으로 후송)

0 구간 : 아라 자전거길(아라 서해갑문 ~ 아라 한강갑문) - 21km

            한강종주 자전거길(아라 한강갑문 ~ 팔당대교) - 56km

            남한강 자전거길(팔당대교 ~ 충주 탄금대) - 132km

            새재 자전거길(충주 탄금대 ~ 상주 상풍교) - 100km

            낙동강 종주 자전거길(상주 상풍교 ~ 부산 을숙도 하구둑) - 324km........총 거리 633km 

 

 

 

 

작년 유난히도 무더웠던 8월초, 호연 성님이랑 3일 일정으로 국토종주 도전에 나섰다

그때 기상청 예보로 한낮의 기온이 36 내지 37도 였다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체감온도는 족히 40도는 넘었으리라

로드의 특성상 몸을 구부린 상태로 나아가야 하니 도저히 견디지 못해 이틑날 낙단보에서 함안창녕보까지 차로 날라 버렸었다

그 빼 먹은 100km 구간이 약간 찝찝한 참이었고, 국토종주는 꼭 해보고 싶은 마음이 항상 마음에 남아 있었다 

 

이번엔 광야랑 나섰다

금요일 하루를 휴가내면 4일 연휴가 되는 참이고, 자전거 타기엔 마침 좋은 계절이다

수요일 저녁 막차로 인천에 닿아 인근 여관을 배회하니 요금이 7만원이란다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주위분들에게 물어나 보니 조금 더 가다보면 저렴한 여관이 많다한다

석거리 사거리인지, 자전거로 10여분쯤 가다보니 여관 밀집지역이 있다

하룻밤에 25,000원 이고, 방도 깨끗한 편이었다

다만 옆방으로 정열남녀 들면 제대로 잠은 못 자겠더라  

 

자정쯤 잠든 참이라 4시간쯤 자고 나니 알람이 울린다

주섬주섬 챙겨 인근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씩 먹고서 택시 한대를 겨우 잡았다

자전거를 두대나 싣자니 아저씨가 손사래를 치며 난감해 한다

겨우 달래어 해체해서 재주껏 실어 보겠다 하고 내가 먼저 뒷자리에 올라타 정말 재주껏 실었다

 

아라갑문에 이르니 제법 많은 이들이 라이딩 준비를 하고 있다

지원조가 있다면 아라갑문 출발점에 텐트를 치고서 하룻밤을 보내도 참 좋겠다

그곳 화장실도 참 깨끗하더라

예전에 대간할때는 화장실에서도 많이 잤었지 않나

 

 

 

◇ 첫째날 : 서해 아라갑문 - 아라 한강갑문 - 팔당대교 - 충주 탄금대 - 수안보 온천 : 243km 

 

출발점을 못 찾아 좀 헤메이다가 6시 10분쯤 겨우 스타트 라인에서 출발하다

아라 자전거길은 그냥 씽씽이다

 

서울구간 한강길은 가급적 빨리 빠져 나가자 하였다

서울시민들 몰려나오면 정말 대책이 없지 않겠나

다행히 이른 아침이라 그렇게 붐비지 않는 한강길이었다

 

남한강 자전거길로 접어들어 두물머리 지나고 양수리에서 마침 맞은 식당을 발견한 때가 10시가 넘었다

먹는걸 아주 중요시 하는 광야의 투정이 심해지려는 참이었는데 마침 맞은 맛집이 나와 막걸리 한사발 반주섞어 잘 먹었다

남한강 자전거길은 예전에 철로로 이용되던 곳을 자전거길로 개조하여 나름 운치있는 길이다

 

충주호에 이르니 시각은 16시가 훌쩍 넘는다

이날은 어찌하던 수안보 온천지역까지는 진행해야 하리

작년 호연성이랑 진행했던 길은 충주에서 수안보로 이어지는 6차선 새 도로 였는 모양이다

이번 우리가 갔던 수주팔봉을 거쳐 지나가는 길이 제대로의 종주길이다

차량도 적고 나름 운치있는 2차선 시골길이다

 

마지막 구간은 헤트라이트도 켜고하여 수안보에 이르니 18:30 쯤이다

호텔들이 많아 좋은 점이다

통상 방값이 5만원이다

혹시 깍아 줄란가 물어나 보라하니 처음엔 누가 방세를 깍아 주겠나 하더니 어느 한곳에서 물어나 보니 만원을 깍아 준단다  

 소주 두어병 반주삼아 저녁을 먹고 잠시 누웠는데 일어나 보니 다음날 새벽이다 

 

 

 

 

◇ 둘째날 : 수안보 온천 - 이화령 고개 - 문경 - 상주 상풍교 - 구미보 - 칠곡보 : 160km 

 

수안보 온천지역 편의점에서 컵라면 한사발하고 출발에 즈음하니 06:30이다

오늘 길은 새재 자전거길로 한강지나 낙동강을 만나려면 백두대간 이화령을 넘어야 한다

이화령에 못지 않은 소조령 고개부터 넘어 5km에 달하는 이화령 고개에 오르니 8시쯤이다

이화령은 생각보다 그리 오르기 힘든 곳은 아니다

나는 애초에 새재 자전거길이 제일 험난한 줄 알았더만 정작 험한길은 창녕합천보와 함안창녕보를 지나는 약 80km 길이다

 

이화령 정상에서 미리 모퉁이 식당에 전화해 둔 참이라 길치인 객꾼이 걱정되는지 아예 문밖에 서서 기다리고 있다

막걸리 한통으로 선녀의 수다를 듣고 있기 모자라 한병을 더 마시고 출발했다

건데 그게 데미지가 되었던냥 이날은 허벅지에 힘이 잘 안실리더라

 

국토종주 길은 곳곳에 심한 오르막 길도 있다

비록 강따라 내려가는 길이지만 모두다 강둑으로 연결된 곳이 아니기에 우회로를 만나는 곳에서는 오르내리막을 각오해야 한다

광야는 근간에 훈련량이 적었는지 오르막을 만나면 제법 힘들어 한다

상주보를 지나고 낙단보 이르는 곳에서 뒤처지기로 그냥 내쳐 앞서 달렸다

내 생각엔 보의 거리가 10km 밖에 안되고, 혹여 사고가 있더라도 휴대폰을 때리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이었다

낙단보에 이르러 문경 모퉁이 식당 하늘재 아짐이 준 사과를 베어먹고 있으려니 10여분쯤 지나 당도한다

 

아따~ 을매나 욕을 들었는지,

그때는 화가나서 이야기도 안 하더라만 뒤따라 오다가 깜빡하여 중앙 분리봉을 추돌하여 자빠링을 한번 한 모양이다

구미에 가면 병원에 들러리라 하며 앞에서 내뺀다

뭣이 아프다는 놈이 저렇게 내뺄까 하며 겨우 따라 붙다가 사진 한방 찍는 사이에 앞선이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후 구미시내에는 뭐하러 들어 갔는지 객꾼 특유의 난데없는 알바를 조금 했다

 

여차저차하여 남구미대교에 이르니 광야가 정형외과에 가리라며 따르란다

병원이 4km 밖에(?) 안되니 자전거로 갔다 오잔다

임기응변이 없으면 객꾼이 어찌 안죽고 산하를 돌아 댕기겠나

자전거 지키고 있을 터이니 택시타고 다녀오라 했다 

 

두어시간쯤 그렇게 다리위에서 기다렸다

어쩌다보니 점심도 안 먹었는데, 주변에 허기를 때울만한 데도 없는 곳에서 깡통 하나 놓으면 썩 어울릴 자세로 죽치고 있었다 

다시 돌아온 광야는 이미 상이용사가 되어 있었다

충격으로 쇄골이 솟아 올랐고, 6주쯤 지나 보아야 수술 여부를 알 수 있다며 반기브스를 하고 왔다

참으로 난감한 순간이었다

같이 집으로 귀가하기도 그렇고 혼자 종주를 이어가기도 그러한 순간이었다

광야도 강력하게 나는 홀로 가라고 채근하고, 또한 다시 한번 자전거 두대를 택시에 실을 엄두도 안난다

게다가 휴가까지 받아 1차도 아니고 2차째 종주 시도에 나선 몸이다 보니...

 

겨우 택시 한대를 잡아 광야를 버스 터미널로 보내고 홀로 칠곡보로 나아간 시각은 이미 17시가 훌쩍 넘었다

그 길에 마침 일몰이 시작되고 있었고, 일몰이 아니었더라도 쓸쓸함은 이미 충분하던 때이더라

제법 외로운 종주길이더만

 

칠곡보에 이르니 시간 맞추어 호연행님이 당도 하신다

왜관읍에 유명한 한우고기집이 있다며 데리고 가시더만 배터지게 사 주시고, 나는 당연이 같이 자고 갈 줄 알았더만 자기는 술 한방울 안하고 칠곡보앞 여관에 나를 데려다 주고 다시 대구로 가시더라

그야말로 객지 여관에서 나홀로 외로운 밤을 보내야 했다

 

 

 

 

◇ 셋째날 : 칠곡보 - 달성보 - 창녕합천보 - 함안창녕보 - 양산 - 부산 을숙도 : 230km 

 

4시에 기상하여 냉장고를 열어보니 물한되와 작은 컵라면이 하나 있다

마침 잘 되었구나 여기며 컵라면을 끊이고, 커피는 두개를 통째로 넣어 한컵에 타서 단숨에 마시다

칠곡보에서 라이딩을 시작함에 5시가 조금 넘었다

비로소 그런 생각이 들더라

'내가 이 나이들어 시방 무슨 짓을 하고 있나~, 집에 마누라가 밥을 안해주나~, 세끼들이 뽀뽀를 안해주나~'

그런데 그때도 알았다

이 역마살은 죽어야 없어질 것이라는 걸...

 

라이트를 두개나 붙이고 달리니 라이딩엔 별 문제가 없다

더구나 나같은 사람도 간간이 스쳐 지나간다

강정고령보 지나 달성보까지는 무난한 진행이었다

 

그런데 달성보에서 창녕합천보의 약 27km 구간을 우회해야 하는데 생각도 없이 안내된 대로 갔다

딱 두시간 걸렸는데 그 동안 만난 사람이 아무도 없다

남들은 다 우회로를 돌았는데 나만 본래길로 지나온 셈이다

소요시간도 시간이지만 그 길은 로드가 진행할 길이 아니더라

빵꾸하나 나지않고 끝까지 해준 내 자전거야

정말 사랑한다

 

고생고생 겨우 10시쯤 창녕합천보에 이르니 다행히 편의점에 간이 도시락을 판다

우유 큰통 하나에 삼각김밥 찢어서(풀 줄 모른다) 도시락까지 먹고나니 사물의 순서가 보이데

국토종주길에 제일 힘든길이 이곳 창녕합천보에서 함안창녕보까지의 57km 구간이라며 옆에 앉은 청년들이 한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말 안 들었으면 또 그 힘든 길로 갔을게다

바로 T-맵을 켜고 네비가 안내하는 데로 따라갔다

건데 가다가 보니 자동차 전용도로가 나오고 난리도 아니더만  

 

함안창녕보에 무난히 도착한 시각은 12시다

거리는 95km 쯤 남은 모양이다

일단 가다가 점심을 먹기로 하고 양산을 향하여 출발했다

건데 아무리 가도 점심 먹을곳이 없더만

거진 양산 도착하니 길가에 잔치국수와 먹걸리 파는 곳이 있어 그거 한사발로 때우고...

건데 내가 생각해 봐도 내 체력이 대단하데

그렇게 부실하게 먹으며 가는데도 다리통에 힘은 넘치니 말이여

 

 

 

 

16시 조금 넘어 을숙도에 다다르니 조은산님 기다리고 계신다

기념샷 한장 박고...

인근 산에 다녀오시는 조은산님 친구분 두분과, 짐차 타고 나타난 곰돌이와 더불어 명지동 옛시장에서 전어 큰사발과 소주 너댓병 비우고 조은산님 버스에 태워주셔서 일어나 보니 진주더만

어따 고맙다 자장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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