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자전거를 저어오니 생각지도 안했는데 야외공연장이 시끄럽다
하긴 내가 금요일 그 저녁시간에 속세에 있었던 적이 몇번이나 있었다고 이 무렵엔 금요일마다 공연을 한다는 걸 알아채고 있었겠나
농악팀이 신명나게 놀고 있기로 오랫만에 사물놀이나 들어볼란가 싶어 퍼지고 앉은김에 마눌까지 불러냈다
농악 끝나고 동편제 판소리 서너자락 맛깔나게 한다
그리곤 진주오광대 란다
난 처음 보기도 하려니와 진주오광대가 있는 줄도 몰랐다
고성오광대만 있는 줄 알았지
토욜은 일출능선에 올라 장쾌한 산하를 내려다 보며 하룻밤 보내려 하였는데....
희인이 자소서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더라
하로가 오전 아홉시부터 와서리 꼬박 하루를 하고 여섯시 무렵 집으로 간다
막걸리나 한사발 하고 가래도 모친 들여다 뵈야 한다며 내쳐가니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혼자서 막걸리 서너통 비우고 잤던긴데 새벽부터 식이 전화다
난 지리산 당일치기 가자는 하로 전화인 줄 알았는데, 그렇게 제일식당으로 불려 나갔다
오랫만에 그 집 해장국 한사발 하고 막걸리 두어통 기울이고 있으려니 뒤쪽에서 누가 부른다
돌아보니 명선 성님이시다
식사 다 하시고 나가는 길이다
우리밥까지 계산하시고 나가시더라
여하튼 제일식당에서는 뒷조가 좋다^^
이것저것 간섭하는 식이 따라 다니며 모처럼 중앙시장 구경도 잘했다
고추 따러 간단다
하다가 보니 한시간쯤 따라 땄다
그리곤 광주리 가지러 간다는 핑계를 대고 집으로 돌아와 이것저것 챙기고 있으려니 부산에서 불려온 일꾼들이 우루루 아침밥 자시러 오신다
그 곁에 앉아 또 소주 한병 비우고~
나는 몇년전부터 식이 농사일에는 손도 까딱하지 않기로 하였으므로 저번부터 찜찜했던 술병 청소를 시작했다
이쪽에 두병 저쪽에 세병 온 집안에 소주병들이 굴러 다닌다
나도 제법 공범이니 치아야지
경로당 앞에 가져다 놓으면 할매들이 돈으로 바꾸어 반찬 사 드신다 하시데
그리곤 난데없이 광양과 하동쪽으로 불려가 하루종일 마셨네 그랴
곡식이 물을 먹고 있는 모습은 참 좋다
마음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
조랑 수수도 대체로 잘 되어가고 있다
이제 참새떼들과의 전쟁이 시작되려나
태풍은 아니 오겠지
사랑스러워요
탐스럽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