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달집 태우기

객꾼 2015. 3. 6. 09:52

어제 남강변으로 뛰러 나갔더마 곳곳에서 답집 태우기 행사하데예

우리 전통문화가 잠시 사라지는 듯 하더만 최근에 이르러 더 활성화 되는 듯 합니다

저도 런 복으로 갈아입고 있는데 저거매가 다짜고짜 제 팬티를 벗겨 가 버리데예

바깥 양반이 그날 입었던 빤수를 같이 태우면 그해 재수가 좋다든가 뭐라든가

뛰면서 보니 달집마다 빤수며 무엇이며 참 많이도 걸쳐져 있더만요





우리 어릴적에는 이날 나무 한 짐 퍼뜩 해 놓고 반별로 달집 짓는다고 총 비상 아닙니꺼

우리 동네는 8개반이 있었는데 곳곳에 여덟개의 달집이 지어진 택이라예

좀 크게 지으모 3층인디~

1층에는 짚단을 가득 쌓고, 2층에는 사철나무 따위, 3층에는 소나무 가지를 가득 쌓아 두지요

그래야 달집 태울 때 연기가 많이나서 달을 확실히 끄슬려 주지요


그리고 중요한건 기둥은 왕대로 해야 태울 때 소리가 우렁차고, 잔해가 없이 깨끗히 타는 법입니다

층별 서까래도 대나무로 해야 하고요

튼튼하게 짓는다고 소나무 따위로 했다가는 밤 새도록 타도 찌꺼래이가 남아 논주인한테 그 다음해에는 건축금지 당합니다

불 다타면 열두시가 넘도록 온 들판을 돌아 댕기면서 쥐불놀이도 했던 기억이 새록 하네예


우예뜬 액땜들 잘 하시고,

가내 두루 평안 하시고,

소원성취 하시고,

좋은 산 많이 다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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