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언양골~정령치~만복대(1박)

객꾼 2011. 9. 26. 10:00

0 날짜 : 2011. 9. 17~18

0 동행 : 슬이, 집시, 토요산, 천지, 뽀때(동생캉), 카니발님  - 박지 합류 : 구절초, 유랑자, 진주아재님 

 

 

가을이다

중봉에 서서 반야봉으로 숨어드는 서산 일몰이 보고 접을 즈음이다

아주 예전에, 그때는 가을 중봉도 한산했다

그래

그 일몰을 같이 보았던 여인은....뭐 어디서 행복하겠지

 

중봉으로 올랐다가는 뒷일이 감당 안될 거 같아 만복대로 같이 올랐다

슬이를 태우고 달궁에 이르니 참으로 오랫만에 보는 얼굴들이 많구나

어데 사정 모르는 사람들은 미국이나 중국에 각각 흩어져 사는 사람들로 생각 하겠다

 

뽀때행님 만 2년만이가?

가져 오시는 회맛은 그대로데

 

 

 

 

잠시 뒤쳐졌다가 '인디언 옥수수'에서 읽은 것들을 기억해 내며 그 흔적을 따라가니 꽁무니에 붙는다

여기는 좋다

혼자나 둘이라면 그 갈비들을 헤집고 '그만~'하고도 싶은 곳이다

 

 

 

 

따라 오르니 개령암지 아래 데크다

몇몇은 오르고 몇몇은 데크에 죽치고 앉아 '졸부'들의 삶에 대하여 이야기 하다

살아가면서, 갑자기 100억이 생겼을 경우를 한번쯤은 상상해 보고 그 대비를 해 놓아야 한다는 요지였다

흔히 졸부들이 제일 먼저 하는 것으로는 그 '조강지처'를 버리더라는 것이었다

마누라가 어데 사냥개도 아니고 토끼를 잡았다고 버릴 존재인가

 

나는 갑자기 100억이 생기면 국방성금을 일단 10억 내는 것으로 결심하다

 

 

 

정령치에서 한참을 쉬다가 출발에 즈음하니,

일군의 미스테리 릿치 팀들이 웅성거려 모여 있음에 필시 저들도 만복대로 이르리라 여긴다

누가 그랬더라?

'선발대는 먼저 튀어 헬기장을 사수하라~'

 

슬이랑 카니발이랑 쉰내나게 내뺐네 그랴

만복대가 이리도 가까웠나 여길 시간도 없이 '그냥 지나치죠~' 하는 슬이 말 따라 자연스레 통과하다

나나 저나 만복대 바로 밑에 헬기장 있는 줄 몰랐제

내려가는 도중에 삼순이팀도 만나고 그랬는데 한참을 내려가도 헬기장이 나타나야 말이지

 

 

 

 

 

반야 궁댕이

 

 

 

하도 멀어 좀 쉬고 있으려니 결과적으로 불쌍한 사람들 다 모였다

슬이 묻데

'헬기장이 이리 멀었어요?'

내 어정쩡하게 답하다

'하모~ 거..서 만복대까지 오다가 우리 딸네미들이 퍼졌다 아이가~'

 

휴~

평소 걸을 때 울리는 전화 잘 안 받는데 그 날은 받고 싶더라고

거진 고리봉 다 갔다가 뽀때성님 전화 받고 다시 만복대로 빠꾸했다

 

 

 

 

 

 

혀도 되돌아온 만복대 포인터는 너무 멋졌어

혼자였다면, 들어 앉아 서산으로 해 넘어 가는 모습 지켜보기에 딱 좋겠데 

 

 

 

 

 

저런 사람들을 혹자는 진사라 하고, 혹자는 찍사라 한다

나는 후자에 가깝다

별로 찍을 것도 없더마는 해 넘어 갈 즈음 찍사들이 수글거린 만복대 사면이었다

 

 

 

 

 

찍사들 뒤에서 뽀대성님 서성거린다

그 모습을 보며 생각하다

'성님은 무슨 생각하며 저 곳에 서 있을까?'

 

 

 

 

 

 

구름속으로 사라졌다고 생각한 햇님이 막바지 즈음 한번 더 나타 나시더라

무리가 더불어 '와우~ 와우~' 하기로 내도 덩달아 일어나 한방 박다

 

 

 

 

 

그렇게 둘러 앉아,

음력 8월 20일 밤을 보내다 

 

 

 

 

 

날이 희뿌여해 지는 것 같아 만복대로 올라 보았다

몇몇이 무언가를 기다리고 섰더라

나도 따라 서 있었다

 

 

 

 

 

 

중봉 넘에서 햇님 떠 오르구나

 

 

 

 

 

더 서 있을 일이 없어 내려 오는데 유랑자 성님은 한참이나 더 서 계시더라

반야봉이 멋지다

 

 

 

 

 

축구팀이네

이리 많았었나?

그날 만복대 주변으로 혹자는 스무명이 비박을 한다하고, 혹자는 50여명에 충분히 이르리라 한다

 

 

 

 

 

나는 더 걷기 싫어졌다

정령치로 가 아재님의 차량을 회수하여 날머리에서 만나기로 하고, 찢어지다

 

 

 

 

있던 돌탑을 누군가가 무너뜨려 그 흔적을 찾을 수 조차 없게 해 놓았더만,

또 누군가가 그때보다는 조금 낮지만 다시 쌓아 놓았다

당초 무너 뜨린 놈 재수없게 하고, 다시 쌓은 이 재수 좋아라

그때 같이 서 있던 그 '詩'도 생각나는데 덕유 삼봉산에 서 있던 詩와 헷갈린다

 

 

 

 

산에 서서 저쪽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능선을 볼 것이다

나는 예전부터 들판이 보이더라

 

만복대에 서서

운봉 들판을 내려다 보니

까닭 모를 슬픔이 인다

 

그대 農者들이여

그 삶들에 산신령님의 가호가 있으라

 

 

 

 

 

달궁에 차를 세우고,

광산골로 스며들어 알탕으로 혼자놀이를 하다가,

달궁식당 주인장과,

아들이 언제 장가를 들었니~ 손주가 벌써 셋이니~ 최근 다녀간 적은 언제니~ 카마 소일하다가 작은 돌 위에 앉아 광란자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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