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백운계곡 회의

객꾼 2013. 7. 29. 17:29

북알프스 사전모임을 가지기로 하다

당초는 거칠부팀도 같이 하기로 했는데 주말에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고하여 그들은 설악으로 들어 빡시게 걸으리라 한다

마침 금요일에 하동 악양벌판 최참판댁에 갈 일이 있어 한옥체험관에 들르니 그때 산장이 묵었던 방이 보인다

전화한 김에 하룻밤을 같이 보내기로 하다

 

당초는 좀 빡시게 계획했는데 한 삼십분 걷다보니 걷기도 싫고, 별시리 걷는 연습도 필요없겠다 싶다

앞서 달리는 덕불고를 협박반, 사정반으로 멈추게 하여 급히 맥주부터 한통씩 마시다

이후, 없는 집터도 있다고 억지로 우겨 집을 짓기로 하다

결과론이지만 이 자리에 멈추지 않았다면 비 제대로 쫄딱 맞을 뻔 했다

 

 

 

 

 

백운계곡은 인연이 아니되었는지 초행길이었다

나름 멋있더만

딱 우리 체질이야

앞으로 자주 애용하겠담

 

 

 

 

잽싸게 집 한채를 짓고, 냉장고도 하나 만들었다

그러고서 소주 서너통 담가 놓고보니 황후장상이 부럽지 않더라

인생 별거있나

하늘이 허락한다면 한백년 마시다 죽는게지

헐~

30년을 주구장천 마셨는데 앞으로 오십년을 더 마셔야 한단 말인가 험험~

 

 

 

자리를 세번쯤 옮기며~

취중에 자료를 꺼내 북알산행을 의논하여 메모하고~(오늘보니 틀린게 하나도 없데)

비를 두어번 흠뻑 맞았다가~

알탕도 한판 했다가~

세시간쯤 죽은듯이 오침을 즐기다가 다시 전을 펼쳤다가~

하늘에 별이 떴던가 말았던가~ 

 

나는 취했는데 산장이 노인과 바다를 펼쳐 몇대목을 읽어 준다

노인이 참치를 잡고나서 내 다시는 고기 안 잡는다고 시골말로 씨부리던데~ 

노인과 바다에 그런 막되먹은 대사가 있었냐 하니,

있으니까 읽어주고 있지 하는 소리를 듣다가 잠으로 빠져들다

 

다음날,

사람들 동작 참 빠르더만

밥 먹고 나더니 일사분란하게 짐을 챙겨 잽싸게 하산하데

남은 술이 하나도 없었거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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