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일짜 : 2013. 10. 26~27(1박 2일)
0 동행 : 조은산님, 이삼규님, 무착대님, 뽓대님, 구절초님, 호박씨님
0 구간 : 직전마을 ~ 피아골 ~ 용수암골 ~ 무착대
아련한 기억속에 피아골의 단풍은 멋있었었다
너무 오랫만이라 헷갈렸나
그 동네 단풍은 생각보다 별로더만
아마도 참나무 시들음병과도 깊은 연관이 있을거라
예전에 소나무 재선충이 나라를 뒤흔들때 곳곳에다가 참나무 시들음병의 심각성에 대하여 지적을 했었거덩
건데 다들 시큰둥하데
이번에 오르면서 보니 제법 탐나는 나무에는 다 비닐 두루마기가 칭칭 감겨있고, 그 병의 심각성을 알리는 팻말들이 붙어 있더만
어쨌거나 유산객들로 넘치는 피아골을 그들과 따라 올랐다
아주 예전의 피아골은 강원도 화천의 어느 산골마을과 같은 한적한 쓸쓸함이 있어 좋았는데 시방은 너무 변했어
그래도 오랫만에 그리운 사람과 오르는 피아골의 여정은 좋았어요
예전에 조은산님과 참 많이도 산하로 다녔었는데, 어떤해에는 1년에 백일도 넘게 만났지 아마
1대간 9정맥 마치시더니 내친김에 200기지맥 길로 이어가시기로 박산행을 선호하는 나랑은 쪼매 가는길이 달라서 그전처럼은 못 만나누먼
지리산 박산행은 3년전 제석봉 국공파 불심검문 당한 후 처음이네
아직 내가 짐 질 힘이 남았을제 다시 박산행 모드로 나아가 보자고 꼬드기는 중~
산으로 걸어 오를수록 가을은 깊어진다
삼홍소 근방
정말로 산과 물과 사람 얼굴이 붉은가 일부러 살펴 보았는데....
뽓대 행님과도 오랫만에 발 맞췄는데, 요즘은 하루 300보 이상 걸을 일이 없단다
성능시험하는 배가 작전선이나 예인선이라 기관방에서 침실까지 왔다갔다 하는게 전부란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산행은 주로 후미대장을 맡으시데
제법 그럴듯한 포토죤인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일새 없다
이번엔 무착대에 올라 1박을 한다는데, 서울 사시는 무착대님도 오신다 한다
나는 무착대님은 닉네임이나 아는 사이인 줄 알았더니 이곳쯤 오르면서 보니 예전에 한번 뵈었던 거 같고,
대략 여쭤보니 예전에 탐구산행 하루 같이하고 금오산 데크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었다 한다
나는 길치인 줄만 알았더만 사람치도 있는 모양이라
위로 오를수록 제법 단풍도 들었다
연못이 덩달아 파래서 신기하다
삼규와 구절초는 무슨 장면을 찍느라 저리도 몰입 중이신가
삼규는 목통골로 가야 했었다고, 객꾼 행님때매 괜히 피아골로 왔다고 계속하여 노래 부른다
구절초는 이날 한국사 시험치는 날이라던데, '가스나야~ 떨어질 시험 치모 뭐하노~, 그냥 산에나 가자' 하여 데리고 왔다
다가가 보니 이 장면이다
내 똑딱이 수동모드로 폭포 잡는 거 몰라서 그냥 막 누질렀다
정겨운 장면
용수봉에 용수바위가 있는지,
한참이나 위로 올라가다 보면 굴러 떨어진 바위가 용수바위 인지 제법 말들이 있는 모양이라
건 뽓대행님이 간단히 정리했다
'내가 아무리 이리저리 살펴 보아도 용하고는 관련이 없다' 하시더라
피아골 산장
백골이 무더기로 나왔다 하제
조은산님 아주 예전에 저곳 아무곳에나 텐트치고 하룻밤 자고 났더니 돌아가신 함씨 할배가 나오시더니,
'그곳에 자도 안 무섭더나?'
'와예~?'
'네 텐트친 자리에 송장 스무구 이상 묻혔다' 하시더란다
저 돌탑을 보니 내가 피아골에 와본지가 아주 오랫만이고나 싶다
인생무상이다
그래 초연히 돌아다니시던 할배도 이미 저세상 가신지 몇년이나 되었나
분기점
잘 찍으면 제법 은은한 장면 같은디...
파란건 미나리 냉이가 맞나
삼규한테 물어볼라 했는데 사진 찍는다고 한참이나 뒤쳐져 있었제
작은 폭포와 제법 조화롭더라
쪼매난 가스나가 자기마한 배낭을 지고, 제 말대로는 20kg이 넘는다 하는데 쫄래쫄래 잘 따라 다니데
요즘 사진에 관한 아트를 심오하게 연구 중이란다
내만 만나면 눈깔이 쏙 빠져가꼬 한번 이상은 운다
시집 후딱 가라꼬 윽수로 잔소리를 하거던
아이나 어른이나 요즘 스마트폰 놀이에 여념없다
지금 이 시점에 디카 대용이 다 되었으니 앞으로 몇년만 더 지나면 디에스엘알도 필요 없어지겠다
아무리 보아도 용하고는 관련이 없는 듯 하다는 뽀대성님의 말을 듣고 있더니 삼규 한마디 한다
'그라모 앞으로 용안바위, 즉 용 눈깔바위라 하입시더~'
하루 300보 걷고 살면서도 주말이면 이래 날라 댕기니 나도 대단하제 묻는 뽓대성이 어떤 사람이냐 하면,
성나면 상대방의 눈알님을 뽑아 잡숴 버린단다
예전에 뽓대성 친동생분 하고 두어번 산행 했는데, 조선팔도에 우리 행님만한 풍도 없단다
계곡이 끝나가는 분위기다
이런 모습 정겹다
샘물이 의외로 깨끗하다
수량도 많고~
무착대로 내려와 잤다고 하란다
그래서 여기는 무착대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음....
인상파하면 조은산님인데, 무착대 성님도 보통이 아니시구나
두 대짜 항렬 성님들이 얼매나 맛나는 고기를 많이 싸 오셨던지.....
참고로 오른쪽 이 아짐은 호박씨라 이름 하는데, 객꾼도 아짐 데리고 오는 재주가 있다 험험~~
산에 술도 안가지고 오는 여자가 미운 여자라 하고, 많이도 쳐 마시는 여자가 더 미운 여자라 하고,
그러면서도 취하지도 않고 끝까지 마시는게 제일 미운 여자라 한단다
그냥 말이 그렇다고 착대행님이 그러시데
아주 권장할 만한 밤을 보냈다
술을 적게 가져 왔기로 한사람당 한병 조금 넘게 마시고 잤나
기억 안나는 일도 없고 몸도 깨운하고 아주 좋데
무착대라 불러달라는 곳을 떠나기에 앞서~
언뜻 나무가지 사이로 반야봉이 보인다
저곳은 요즘 치열 하단다
뭐? 무쇠솥바위? 이름 한번...
어떤 사연으로 언제부터 올려져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군
빨치산들이 쓰던건가
ㅋㅋ...
조은산님이 같이하니 아주 자연스럽게 산행대장이 뽓대성님에서 조은산님으로 넘어 가뿌데
제법 알바를 하고 다시 쳐 오른 봉우리~
그냥 조은산님 이곳이 맞다할 때 같이 서서 기다렸어야 하는데 말여
그렇게 빨치산으로 무착대로 찾아가는 무착대님~
한시간쯤 길을 만들며 내려오니 무착대다
십여년전이나 똑 같다
난 정말 길치가 맞다
이곳에 오니 세번쯤 왔구나 싶고, 문득 송학님과 산사나이님의 안부가 궁금하다
그분들 아직도 지리산 다니시겠지
무착대 전망대에서 반야봉
그리고...
하동, 광양 방면인가?
다시 능선길로 접어들어 날머리 20여분 직전 전망대,
원없이 쉬었다
행님~
제가 추진하겠습니다요~
속세로 내려와 오랫만에 계곡탕 한판하고,
막걸리 한잔 사주시고 무착대 성님은 삼거리에 내려 구례로 향하시고,
최참판 동네서 칼국수 한사발 사 주시고 조은산님과 삼규는 부산으로 가시고,
구절초와 뽓대님과 호박씨를 차례로 내려 드리고 집근처 주막에서 밤 늦도록 홀로 막걸리 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