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國旅行, 山行

2014년 10월 일본 북알프스 산행기(후편)

객꾼 2014. 11. 11. 10:11

◎ 10월 8일(水) - 6일째(7:45)

▷ スゴ乗月小屋 - 間山 - 北藥師岳 - 藥師岳 - 藥師岳 山莊 - 藥師峰 ギャンプ場

- 04:00  기상, 아침식사

- 06:35  산행시작

- 08:00  間山, 티타임

- 10:25  北藥師岳(끼타야쿠시다케)

- 11:20  藥師岳 (야쿠시다케)

- 12:20  藥師岳 山莊, 휴식 50분

- 13:10  텐트장으로 출발 

- 14:20  藥師峰 ギャンプ場 (야쿠시봉 텐트장)




4시쯤 일어나 식사준비를 하고 있으니 옆집에서도 나온다

딱 참을만하게 춥기로 그냥 텐트 바깥에다 상을 차렸다

일출은 5시 50분경 이라는데 여섯시가 가깝도록 햇님이 안 떠오른다

아마도 건너편 산에 걸려 빛나고 있는 모양이다





몇일만에 일정을 같이하노

6일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같이 걷게된 산길이구나

이날 일정은 느긋하니 서둘일도 없다

뚜버기가 술을 거진 다 마셔버려 배낭이 가볍다며 프리덤님 물건중에 무거운 거 몇개 받아 넣는다





밤바지마에서 단체사진 박고 처음이네

그새 다들 얼굴이 많이 부었다

하긴 이 고도에서도 심하게 고소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긴하더라

다시 또 찾아갈 인연이 되는 산장일까






약사악은 세번을 심하게 굽이친다

눈위로 보이는 저곳이 산정이려니 믿고 올랐다간 다리에 힘빠지기 쉽상이라

그렇게 서로 이야기하며 각오를 하고 간 바인데도 마지막에 북약사악을 정상으로 알고 올라 속았네






이날은 그렇게 춥지 않았지 아마

산이 좋다







한고개 올려치고서 짐 내려 놓고 지나온 길들을 되돌아 보며 망중한을 즐기다 

앞쪽 얕은 산이 스고의 머리라는 곳인데 스고가 무슨 뜻일까

그냥 일본의 신 중에 하나인 모양이라 결론 내린다







수정악 방면인가






間山 오름길이 제법 길다

안부에 연못도 있고 텐트치기도 좋다

저 연못은 간산연못 이라는 이름도 있구나





80여분쯤 오르니 間山이다

약사약과 越中沢岳 사이에 있는 산이라는 의미인가

산정에 바람 제법 쎄더라

비로소 같이 온 사람들인가 싶네






이 연못물도 제법 깨끗하더만

pk산장님 물을 보더니 커피나 한잔 끊여 먹고 가자고 한다

바람잦은 곳을 골라 푹 쉬다가 가다







정겨운 길따라 하염없이 올랐다








밤이라면 길을 잃을수도 있는 곳이었다

추운겐지 힘이 충분한겐지 휴식도 없이 계속 오르잔다







높은 곳으로 오르니 우리가 지난 일주일 지나온 산들이 다 보이네







전망 좋은 곳에서 사방을 조망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다

프리덤 누야가 페이스 찾으셨다







약사악은 세번째 제일 왼쪽봉이다

눈을 하얗게 뒤집어 쓰고 있다

북알프스에서 가장 여성스러운 산이라는데도 저런 모습은 남성적이다

멀리 도야마평야에서 올려다 보면 츠루기다케와 함께 그 존재감이 현저하게 조망되는 산이란다 







북약사악으로








이 너들길은 신경쓰지 않으면 미끄러질 수도 있겠더라

길도 여러갈래라 헷갈리는 곳도 있고~







약사악 정상 포스의 북약사악




산행 시작한지 세시간 반쯤이다

멀리 구름속 산은 3000m급의 하쿠산(白山)이다

하쿠산이찌게라는 일본 알프스를 대표하는 야생화가 저 산에서 제일 처음 발견 되었단다

아래로 보이는 호수는 유봉호라는 인공댐이다







키타야쿠시다케 산정에 이르니 희한하게도 바람이 멈추는 따뜻한 곳이있다

먼 산을 조망하며 하염없이 쉬다 






약사약의 특징으로 산정 부근에 기세좋게 내리뻗은 3개의 칼데라가 있다는 것이란다

남릉 칼데라,  중앙 칼데라, 金作谷 칼데라란다

이 칼데라는 金作谷 칼데라인가







약사악 뒷편으로 저번에 화산분출한 온다케가 보인다

날마다 분출량이 달랐지만 아직도 흰연기를 품고 있기는 하더라



   


라이쵸우(雷鳥),

할말은 아니지만 몇일 고기를 못먹으니 한마리 잡아 먹고 싶데

정말로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여

누가 진짜로 들을라~ 







약사악 산정에서 온다케 방면







수정악과 야리가다케







햇볕을 안고~

 






츠루기와 다테야마 뒤쪽능선






이날 약사악 정상에서의 360도 조망은 아무 걸림이 없더라







햇볕을 등지고~






정상에서 20여분을 즐기다가 약사악 산장 방면으로 발길을 옮기다

저쪽으로 나아갈 길들이 한가해 보여 참 좋다 

 

 





마음이 한가했던 순간

 

 





온다케는 나름 열심히 연기를 품고 있다

직선으로 한 60km쯤 될게다





약사악 산장에서 pk산장님이 술한잔 쏘신다

잔 정종이 없어 병으로 사와 마시다가 아쉬워하니 한병 더 사주시데

저녁 회식용으로 회비로 맥주 몇통과 25도짜리 일본소주 댓병 한병을 3천엔에 다 넣어 두었다

그들은 우리가 그런걸 병째로 사면 깜짝깜짝 놀란다


산장 벤치를 통째로 햇볕 따뜻한 곳으로 옮겨 50여분이나 놀았단다

텐트장까지야 길도 좋고 한시간쯤이면 간다하니 바쁠게 있나






약사악 텐트장이 가까울 무렵 계곡물을 만난다

너나 할거없이 머리 감으랴 등물치랴 바쁘다

그러다 프리덤님과 호박씨는 필 받았는지 계곡으로 숨더니 알탕까지 한판 하고 나오시네





저 텐트장은 일단 물사정이 참 좋다

그리고 화장실도 나름 개끗하다

성수기에는 저쪽 타로우산장에서 사람이 파견나와 접수를 받는 모양이다만 이런 비수기엔 주재하는 사람이 없다

다만, 텐트장 접수는 산장까지 와서 하시오 하는 안내판이 붙어 있던데 왕복 40여분이 넘는 길을 누가 왔다리갔다리 하나

갑갑하면 자기들이 와야지

그러고 보면 이번 북알프스행에서는 공짜 야영을 참 많이 한 편이네 







이 자리 정말 죽이데

평평하기가 합판 깔아 놓은 거 같더만





pk성님과 뚜버기는 아예 빨래감을 계곡으로 가져가서는 대충 빨아와 말린다

나도 바지 하나를 일주일째 입고 있기로 그거 빨아서 널어 놓았더니 아주 잘 말랐데

몇일간의 우중 산행으로 축축해진 장비들을 따신 가을 햇살에 잘 말린 오후였다

 




그리곤 15시쯤 둘러 앉은 자리가 저녁밥 먹을때까지 이어졌다

저런 자리에서는 일본 소주도 제법 먹을만 하더만

무슨 이야기들을 끝도없이 했는지 기억엔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만 장면을 보니 참으로 좋은 한 때 였구나







◎ 10월 9(木) - 7일째(10:50)

▷ 藥師峰 ギャンプ場 - 太郞平 小屋 - 1北ノ俣岳 - 赤木岳 - 黑部五郞岳 - 黑部五郞岳 小屋 - 三俣蓮華岳 - 双六岳 삼거리 - 双六岳 小屋

- 03:00  기상, 조식

- 04:40  산행시작

- 05:10  太郞平 小屋

- 06:00  太郞山

- 06:50  北ノ俣岳

- 07:35  赤木岳 (아카끼다케)

- 08:30  간편식(슈프)

- 09:50  黑部五郞岳 (쿠로베 고로우다케) 안부

- 11:30  黑部五郞岳 小屋 (쿠로베 산장), 중식

- 12:20  산행시작

- 14:20  三俣蓮華岳(미츠마따 렌게다케)

- 15:10  双六岳 (스고로꾸다케) 삼거리

- 15:30   双六岳 小屋 (스고로꾸 산장)

  


세시가 못 된 시각 기상 나팔을 울리다

어젯밤 장비를 대충 덮어두고 그대로 잤기로 불 켜 누룽지부터 끊인다

누룽지탕도 그럭저럭 아침 식사대용이 된다


대충 요기를 하고 짐들을 꾸린다

일동 동작들이 좀 늦기로 우린 이리저리 움직이며 소사를 다 끝마쳐도 여유가 있다

춥다

호박씨랑 먼저 움직이니 뚜버기와 건우도 따라 붙는다

이곳 타로우 산장까지, 그리고 이 곳에서 진행되는 약 30분길 합쳐 1시간 거리의 길은 이번 북알프스 중에 제일 운치 있었다

다만 누구도 사진을 남기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

인연이 된다면 그 통나무 다리길을 꼭 다시 한번 걸어보고 싶다


새벽 산장의 모습이 좋아 사진을 찍는다 소요하니 금세 pk산장님과 프리덤 누야도 따라 붙는다

지나면서 산장안을 힐끗보니 주인장은 아침밥 준비로 부산하다   





이런 통나무길이 한시간 넘게 이어진다

저쪽 산장쪽 평탄한 길은 정말 운치 있더라

아무래도 뚜버기 일출을 보고싶은 욕심이 있는가 보다

두어시간 가까이 쉬지도 않고 앞에서 내뺀다    






곳곳에 흙얼음이 얼어 있다

太郞山 산정에 이르니 일출도 아니고 아닌것도 아닌 광경이다

역시나 욕심이 있어 내 빼었다 한다







우리 이리저리 사진 찍는다 소요하니 두분도 따라 붙는다

프리덤 누야는 이날부터 제대로 필 받으셨어

종내 쉬지도 않고 계속해서 내빼신다





太郞山 햇살 받으며 잠시 몸을 쉬다
산의 이런 느낌 참 좋다

오늘 우리는 저 앞에 보이는 쿠로베고로우다케 지나서 미츠마따렌게다케 아래 어느 시냇물 흐르는 경치 좋은 곳에서 하루를 유할 계획이다

이 맑은 하늘이 제법 정오까지 이어지리라 기대한 건 착각 이었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온 하늘가로 꾸무리해 진다




 

 

보폭이 조금 더디신 프리덤 누야 동반하여 pk성님은 약간 뒤쳐지셨다

걷다가 보니 언제부턴가 건우가 우리랑 걸음을 같이한다

넷이 동년배니 한결 마음이 맞는다

일본까지 가서도 무한한 EDPS의 즐거움을 맛보았다고나 할까





 

조금 대기하니 후발팀 꼬리를 잇는다

이 산 이름은 北ノ俣岳라는 어려운 글짜를 쓰는데, 한편 괄호쳐서 '상봉' 비스무레한 쉬운 표기도 있다

쉬운 말로는 上ノ岳, 즉 우에노다케다

전혀 특징없는 그냥 밋밋한 봉우리다



 

 


우에노다케 언저리에서 제법 느긋하게 잘 쉬었다

이 산정에서 PK 행님은 제법 무엇인가 열심히도 공부를 하시더라

이제 오늘의 관건은 저산, 黑部五龍岳(쿠로베고로우다케)이다

저 산만 넘으면 오늘 목표한 시냇물 흐르는 미츠마타렌게다케는 지척이다

아직까지는 조망에 대한 불신은 없는 시점이고나




 



 

쿠로베고로우다케로 나아가다






 

 

 

참으로 정다운 산길






 

 

아카키다케로 치고 오르는 동지들의 뒷모습이 참 좋다

산정엔 신사 비스무레한 뭣인가가 있었는 듯 하다

우리는 다 우회로를 타고, PK성님과 프리덤 누야만 다녀 오시더라






저 어름 어디쯤에서 잠시 멈춰 채소 수프 끊여 먹었나
그러고 보니 이른 새벽 4시쯤에 누룽지 한사발 하고서, 뱃속에 뭐 채워 넣은지 다섯시간 쯤이다

그러고 있는데 일인 산객들이 몇명인가 지나쳐 가더라





아따~

예상도 못했는데 하늘가로 구름 덮힌다

쿠로베고로우다케는 금번 산행 중 유일하게 지도에 '대전망' 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는 곳이다

참으로 많은 기대가 있었던 곳인데 아쉽기 그지없다

산정에서 黑部(쿠로베) 호수의 조망을 크게 기대 했었건만.....

이 구름낀 산은 특히나 열두번을 휘감고 돌아야 비로소 정상이라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올라야 한다





 

 


열두번째 고개를 오르고 있다

안개는 사진으로 보다 더 심하게 덮여있는 상황이었다





 

호박씨랑 도착하고서 일이십분 차이로 건우, 뚜버기, PK 성님팀 오르신다 
마침 바람 멈추는 안부가 이 너머에 있어 꼬리잇기는 쉬웠다

조망도 되지 않는데 정상은 언감생심, 그 이백여미터 못미친 안부에서 기념사진 한방 박고 우회로를 탄다






여기서 黑部五郞岳 小屋로 가는 길은 산정으로 가는 것과, 우리가 택한 五龍 칼데라로 가는 길이 있다

대체적으로 이 길을 권하더라만 악천후 시, 그러니까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은 능선길을 가라고 권하더라

걸어 보니 그 이유를 알만치 물고랑이 많다

이 풀들은 우리나라로 치면 그늘사초인가?





 


 

가끔씩 하늘이 열린다



 

 


책자에 소개된 대로 큰 바위도 많다

냇고랑도 많아 여차하면 야영도 충분히 가능하겠더라

하긴 이 지역과 미츠마타 지역은 야영이 가능한 장소가 꽤 많다



 


 

黑部五郞岳 小屋다

예상한 바대로 이미 영업을 마쳤다

건물 귀퉁이 바람 잦은 곳을 찾아 점심으로 라면을 끊여 먹었다

라면이 몇일동안 배낭속으로 이리저리 굴러 다녔기로 젓가락으로는 못 먹겠다

 

이곳에서 생각해 보니 우리가 오늘 미츠마따 아래 계곡에서 야영을 하나 그예서 한시간쯤 더 진행하여 스고로꾸 산장 텐트장에서 야영을 하나 시간은 거진거진이다

그리고 중요한 사항 중 하나가 계곡가에서 야영을 하면 술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고로꾸 산장은 북알프스 산장 중에서도 술과 음식조달에 형편이 양호한 곳이다

 

이런저런 검토 결과 오늘은 그냥 스고로꾸 산장까지 내빼기로 결정했다

다만 그 결정에 있어 프리덤 누야의 안색이 아주 약간 신경 쓰였긴 하다만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




 

 

 

三俣蓮華岳(미츠마따 렌게다케) 오름길, 이 산길도 마음 놓아서는 안된다

지척인줄 알았는데 산장에서 꼬박 두시간을 쳐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분위기로는 이런 길 오르면 끝날상 싶다만 시작에 불과할 뿐이더라






안개가 걷히면 언뜻 보이는 저곳은 구름의 평원이라 불리는 북알프스 3대 평원 중 하나인 모양이다

정말 이곳에서 보니 구름같은 산장이 하나 있었는데, 그 이름도 구름의 평원 산장이다

저 곳도 제철에 가면 고산식물의 낙원이란다




 

 

  

三俣蓮華岳(미츠마따 렌게다케) 가는 길 지루하고 멀다

일행들의 대오가 큰폭으로 벌어져 진행된다

웬일로 호박씨가 선두에서 날아가네




 


 

진행중에 만난 산길 정비 인부들,

이들은 어데 산장에서 고용한 인원이거나 그 직원들일 터이다

일본의 산길들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정비하는게 아니라 그 나와바리의 산장에서 한다






앞의 민둥산은 유황산이고, 뒤쪽으로는 일인 산객들이 많이 애용하는 긴좌코스인 스바쿠라에서 야리 동부능선 구간이다

나름 한번 걸어 볼만한 산길이다

북알프스 초심자들에게 권해볼 코스이다





丸山이다

사실 三俣蓮華岳(미츠마따 렌게다케)에서 그냥 산장쪽으로 하산하다가 산기슭을 따르는 산길이 있긴 하다

이 길에 제법 심한 오르막이 있단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바도 있지만, 산기슭 따르는 길은 예전에 한번 지나간 길이기로 잘 아는체 하며 일행을 이 길로 안내했다
걸으며 생각해 보니 일이십분 멀데




 


그래도 나름 이 길도 멋나잖어

언제 이 길 걸어 보겠어

험~

처음엔 뚜버기가 불만을 많이 표시하더니 나중엔 호박씨까지 이 길보다 저 길이 좋지 않냐며 달려 들데

건데 길이란 걸어보면 또 저 길이 편해 보이고 그런 것도 있어요





 


 

하시바다케





 


 

스고로꾸다케 갈림길 삼거리

보이는 산이 双六岳 (스고로꾸다케)





 

 

삼거리에서 되돌아 보면 산 중간으로 쉬워보이는 길이 보이긴 한다

그치만 능선으로 오나 그기가 그기다




 


 

双六岳 산장이다

물이 아주 풍부하고 술과 음식도 풍부한 곳이다

또한 텐트장도 수백동은 족히 수용할만치 넓다






호박씨랑 산장에 도착하고서 이삽십분을 기다리니 건우랑 뚜버기 도착이다

카사가다케 방면과 하시바다케쪽 산들을 구경하며 아무리 기다려도 pk님 팀이 당도하지 않는다

춥기도 하려니와 술시도 지난 시점이라 일단 안으로 들어가 기다리기로 한다

마침 휴게실 자리가 비기로 넷이서 차지하고 앉아 서로 돌아가며 니혼슈를 한턱씩 낸다

그 자리에서 일인당 몇병이나 마셨나

뚜버기는 이리저리 충전할 곳을 찾아 다니더니 벽에 붙은 콘센트에 도둑 충전을 하고 있는지 오래다





아마도 우리 도착하고서 두어시간 지나서야 행님이 도착하신 듯 하다

이틀 일정을 하루에 빼었으니 부담도 되었으리라

건데 두분다 피로한 기색은 없다


서둘러 집을 짓고 둘러 앉았다

바람이 그리 차지않아 야외에서 놀기에도 그럭저럭하다





산장에 독한술이 있냐 물었다

한잔에 600엔씩에 파는 40도쯤 하는 위스키가 있다한다

용량이 2리터 짜리다

한병에 얼마냐니 산장이 난리가 나더라

둘이서 전자계산기 들고 이리저리 반상회를 해 가면서 5분쯤이나 계산을 한다

병째로 주라는 사람 처음 만난 모양이다

한참만에야 한병에 9,000엔 이란다

생각보다 싸다고 생각하며 한병 주라니 눈이 동그래져 한참이나 머뭇거리더니 내어 준다 

그래서 더 행복한 밤이었다










◎ 10월 10일(金) - 8일째(7:40)

▷ 双六岳 小屋 - 引折岳 - 拔戶岳  - 笠ケ岳 텐트장 

- 07:00  산행시작

- 09:10  引折岳(요미오리다케)

- 10:30  지이가岩, 중식

- 11:30  拔戶岳(누케도다케) 

- 14:40  笠ケ岳(카사가다케) 텐트장




이날은 참으로 느긋한 일정이다

아침밥을 먹고 출발에 즈음함에 7시다

난 2008년 스고로꾸 산장 방문 때, 저 연못에서 알탕할 계획이었다

밤에 살짝 하려면 가능도 하겠더만 행여 낮에 그러고 있다면 십중팔구는 미친 놈 취급 받으리라  







산장을 배경으로~





일요일은 비가 오든 말든 일단 토요일까지는 계속 화창한 날씨일 것이라 한다

어제와 그제 양일간 나름대로 보충한 덕분에 비로소 처음 계획한 일정대로 움직이게 된다






개인적으로 카사가다케는 네번째 도전(?)에 비로소 걸어보게 되는 셈이다

이번에도 중간에서 빠질 소지는 충분했는데 걷게되어 다행이다

카사가다케로의 산길은 기대 했던것 보다 멋진 길이었다





산장 뒤로 하시바다케가 웅장하고나

몇년전 저 산을 50분에 오른다 못 오른다 내기를 해서는 거진 깨꼬라질뻔한 기억이 새롭다

저 산정엔 그림같은 호수가 있다 







카사가다케






지나온 길





노리쿠라다케 뒤로 숨어서 온다케는 오늘도 연기를 내 품고 있구나

왼쪽으로 남알프스 준봉들이 희미하다







참으로 느긋한 길이었제

전혀 서둘일이 없어요




카가미다이라 산장이다

저리로 통해서 신호다카 온천으로 하산하는 길이 있다

야리가다케가 저 연못속에 그대로 비친 모습이 아름다워 이름이 그렇게 불리워진단다

누가 그랬지?

왕복해 봐야 몇분 걸릴거 같지도 않으니 가서 사진 찍고 오자고~






능선길과 하산길 분기점이다

야리가다케 오똑하고나






저 산은 여기서 보면 카사가다케 한 봉우리인 듯 한데 우측은 누케도다케라고 다른 산이다

엄밀히 따지면 카사가다케는 북알프스가 아니란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일단의 할배들이 죽치고 앉아 하염없이 쉬고 있다

일본산엔 그런 문화가 많다

아마도 정년을 한 동년배들인 모양인데 우리보다 더 세월아 네월아 하시면서 가데

나중에는 우리가 추월 당했다만, 나도 나중에 힘 남은 친구들이랑 조를 짜서 한달이고 두달이고 그렇게 돌아 다닐까 







야리 호다카 연봉으로 구름 피어 오른다







짐들이 제법 가벼워 졌나

다들 가뿐해 보이네






미야마린도우,

이 계절엔 이 놈만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깊은산용담'이라는 뜻인 모양이다







누케도다케






오오노마다케와 카사가다케,

사실 이 구간은 북알프스 대백과에도 그렇게 소개된 글이 없다

야리가다케의 開山은 승려인 播降上人에 의해 이뤄졌는데 그때 등정루트가 이쪽 카사가다케를 통해서 라는 것 정도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이날은 남는게 시간이라 오오노마다케 산정에서 사방을 조망하면서 푹 쉬다 진행이다







카사가다케, 누케도다케로 구름 오르다






야리도 그 창끝만 남기고 구름에 덮힌다

정오를 넘기면 또 안개속에서 놀아야 되나 싶었다







누케도다케







말을 잘못 들었는지 pk님팀은 배가고파 라면을 끊여 먹는다 한다

항차 그렇다면 우리도 술이나 한잔 하자고 하니 뚜버기 저곳으로 가면 좋은곳이 있으리 하다며 앞서간다 







이건 또 약간 다른 맛이다






여긴 할배 평원이란다

할배 바위라 이름하는 마침 맞은 바위도 있길레 그곳에 타고 앉아 술병 꺼내는 김에 좀 이른감도 있지만 마져 점심도 해 먹고 가기로 한다

며르치와 김 따위가 있어 비빔밥인지 주먹밥인지 여하튼 주물러 먹으니 나름 먹을만하더라







사방으로 구름이 춤추기 시작한다






누케도다케 안부에 이르다







산정을 향하여~






있는 듯 없는 듯한 누케도 산정을 지나니 길은 정답게 이어지는구나

구름이 춤추는 모습을 과시 볼만했다







멀리 9부 능선쯤에 카사가다케 산장이 있고, 우리의 목적지는 그 아래 텐트장이다

성님과 프리덤님은 시야에 보이지도 않을만치 앞서갔다





건우 뒤돌아 보며 이르기로 뚜버기가 오지 않는다 한다

호박씨랑 셋이서 이 지점에서 10여분이나 기다렸다

어데 떨어질 곳도 없더니만 걱정이 되어 배낭을 벗어두고 되돌아 갈 무렵 저쪽 능선을 넘는 모습이 보인다

뭐하고 왔냐니, 울었단다

어느 순간 너무 좋아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라나





하긴 나도 2007년인가 미나미다케 정상에서 죠우넨다케 저쪽으로 떠오르는 아침해를 보고 있으려니 눈물이 나더라

건데 지금도 좀 미안한게 그 순간 마누라가 생각나든지 딸들이 생각나야 정상인데 예전 떠나간 첫사랑이 생각나데

좀 미안해서 호연성님 한테 말하니 그 상황에서 마누라 생각하는 놈이 미친놈 아니냐 하더라

뚜버기는 울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꼬~






저곳까지 가는데 몇번을 쉬었더라

주저 앉으면 일이십분이라

참으로 볼것도 많고 맞장구 칠 것도 많데







그날 야리 호다카 연봉은 해 넘어 갈때꺼증 구름에 가렸다 나타났다를 되풀이 한다







노리쿠라다케인가?







저 산정에서도 좀 쉬었다 가자







소주가 오랫동안 남아 있구먼

아니면 어제밤 남긴 위스키인가







캬~

정말 술이 절로 넘어가데

난 아마도 해바라기 하면서 일이십분 잠들었지 싶다 






오후 두시쯤 텐트장 도착이다

자리는 참 많다

우리 외 여타 야영족은 없더라

이곳에서도 위쪽 산장까지 가서 텐트장 접수를 해야 한다

빤히 내려다 보이는 곳이라 무단 취침하다가 망신 당할수도 있겠다





대충 집짓기를 마치고 산장으로 올랐다

카사가다케 여주인은 여군 스타일이다

또박또박 말의 끊고 맺음이 분명하고 업무 스타일이 시원시원하다 

한국에서 통화할 때도 온다케 화산하고 저희들하고는 전연 관계없다고 일본인 답지 않게 시원하게 잘라 말해 느낌이 좋은 사람이었다






산장에서 물을 좀 사고,

니혼슈도 한잔씩 나눠 마시고, 그리고 맥주와 보드카를 샀다

보드카 그거 한오십도 되는거 같았는데 여섯병 주라 했다가 작은 듯 하여 두병 더 샀더니 여사장도 깜짝 놀라더만







야리호다카 연봉이 제대로네





아니구나

저 위에 일본 등산객도 있었네

여하튼 조용히 해 주라는 방해꾼 없이 시간은 그렇게 즐겁게 흘러 갔다







그날 일몰 순간 정말 빛 좋았다







뚜버기는 산의 저 모습을 보고 눈이 내렸다 확신하더라

언뜻보니 그런것도 같지만 눈일리 있나







빛이 좋아서







자꾸만 누질라 진다






노을빛으로 온다케 연기도 아니보이네 








바깥이 추워 누구 텐트로 몰려 갔더라

그렇게 밤이 깊도록 정을 나누다 잠들다







◎ 10월 11일(土) - 9일째(5:07)

▷ 笠ケ岳 山壯 - 笠ケ岳 - 雷鳥岩 - 水場 - 錫杖沢出合 - 槍見溫泉 -잠보 택시 - 富山  縣厅前公園

- 05:10  산행시작

- 05:37  笠ケ岳(카사가다케) 정상

- 07:13  雷鳥岩(뇌조 바위)

- 08:00  샘터

- 09:00  錫杖沢 합수부

- 10:17  槍見溫泉 (야리미 온천)

- 11:00  잠보택시 접선, 카와라 온천으로 이동, 온천욕 및 점심 

- 12:30  택시로 도야마 시내 현청앞공원으로 이동

- 14:50  현청앞 공원 도착, 쇼핑 등 자유시간




산행 마지막 날이구나

이날은 잠보택시와 산아래에서 11:00 ~12:00 사이에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할머니 운전사던데 그 분도 참 헷갈렸을거라

열흘전에 한 약속인데, 그 즈음 태풍이 지나갔으니 우리가 약속장소에 시간 맞춰 내려오려나 확신이 들지 않았을 게다


아침을 먹고 출발이다

간밤에 산장에서 사온 쓰레기들은 챙겨서 문앞에 두리라 이미 약조가 되어 있었다

물을 사려는데 그 집 수조가 고장났는지 마당으로 물을 품고 있는 호스가 있다

대충 받아 두고 아무도 그 사실을 주인에게 일러주지 않기로 일부러 들어가 불러내 그 사실을 알려주었다


금번 북알프스 산행에서 희안한 일이 하나 있다

일출을 제대로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게다

시간대를 맞추지 못한것도 아닌데 일출 장소가 안되거나 해가 뜨지 않았거나의 이유로 결국 마지막날까지 이런 정경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서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

이 순간 분위기로는 오늘은 일출 좀 보려나 싶었긴하다

NHK 방송국에서도 다큐멘트리를 제작 하는지 이 산에 머물고 있는지가 꽤 된다고 한다







정상부에 신사가 있고 일인들은 그곳을 배경으로 많이 사진을 찍는다

우리하고는 관계 없으니 마지막 대미를 안전하게 장식해 보자고 화이팅 한번 한다






일출은 틀렸다

일치감치 포기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제법 대여섯시간 소요된다고 적혀 있는데 어느 코스로 내려가는지 감을 잡을 수 없다

아따 이 지점에 구들장 했으면 좋을마한 탐나는 돌 참 많더라야







설마 저 능선따라 끝까지 가는거는 아니겠지 하니 pk성님 지도를 보니 중간에서 빠지는 거 같더라 한다

막판에 길 참 아름답지 못하더만






두어시간 진행해 오니 뇌조바위다

카사가다케가 다른 모습으로 멋드러지게 조망된다

곳곳에 계곡수가 흘러 작은 폭포를 이루는 곳이 많다







뇌조바위 너머 산들은 이제껏 보아온 북알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온다케는 오늘은 연기를 품지 않나

조용하구마





왼쪽으로는 야리호다카 연봉이다

북알프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어느곳에서고 저 야리가다케가 보인다는 것이다

거진 다 걸어본 입장에서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정말 그렇다








노리쿠라, 온다케 방면








각도를 약간 달리한 그 방면







제법 한두사람이 올라오기로 출발지점과 시각을 물어보니 대충 우리 도착시간을 예상하겠다






지도에는 샘터라 표시되어 있는데 그냥 계곡물이다

계곡이 나타나는 거 보니 길은 거진 끝나가는 모양이다

배가 고파서 아주 오랫만에 생라면 부숴 먹어 보았다 








이건 뭐 말굽이가 잔나비걸상이가

여하튼 식용은 확실한 듯 하다







이곳에도 떼자구로 붙어있네







계곡가 단풍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야영객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이 골짜기엔 이미 단풍이 한창이더라







물이 너무나 맑고 맛도 좋았다

오랫만에 세수 한판 때리니 써언하고 좋더만 







물들기 시작하는 나무들






바위






열시 조금지나 하산을 완료하다

호박씨 수고했어~







건우랑 pk산장 성님이랑 프리덤 누야는 특히 수고 했습니다

무사히 꼬리를 이어주어 대단히 고맙고요 

 

 

 

 

 


 

뚜버기도 욕 봤다

때마다 술 마시느라고~ 

 

 



그렇게 다들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된 것입니다

이번에 사실 좋은 예감은 아니었지요

난데없이 다치는 사람들도 많았으니 우리보고 꼭 가지말라는 암시인것도 같고....

일빠로 장군봉님께 전화 드려보니 토요일 내려와 일요일 비행기 타고 잘 돌아 오셨다 하니 우선 안심 되었고요


내 여태껏 일본 알프스 주요 등산로 다 걸어 보았는데, 이번 이 길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두번째로 꼽으라면 아이니컬 하게도 중앙알프스 후지산 구간이다

건데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정작 볼만했던 길은 남알프스 였는데 건 의미가 안간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도 익숙한 풍경이어서 그럼 모양이다






할매가 운전하는 택시를 11시쯤 만나니 미리 약조된 대로 카와라 온천으로 실어다 준다 

만날 시간 약속을 하고 우리는 목욕과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하리라 하다

아주 시골 마을의 한가한 분위기 풍기는 곳이었다

일인당 600엔 이었던가

시설도 별 차이 없더만 여타보다 일이백엔 비싸다는 느낌이었다





카끌하게 목간을 마치고 런치타임이다

항상 산행의 이때가 즐겁다

니혼슈와 맥주 따위가 그리운 순간이었다 

건우가 밥값 보태고 프리덤님이 술값 보태고 여하튼 이번에 먹을 복은 많데




도야마까지는 두어시간 걸린단다

잠보택시가 널널한게 6명의 큰 배낭까지 무리없이 넣고도 좌석이 몇개 빈다

그러고도 3만엔이라면 부담스런 가격도 아니다


할매기사가 말이 많은긴지 내가 자꾸 뭘 물어본건지 여하튼 내도록 지줏으며 왔구마

이 강이 옛날에 이따이이따이 병으로 시끄러웠던 곳이란다

위쪽 공장에서 수은이 흘러내려온 모양이다만 시방은 그럴만한 공장도 없더라






이동중에 pk 형님은 도야마성을 보았나 보다

사진으로 보니 그저 일본성 답구나





세상에 길치인 객꾼보다 길 못찾는 택시기사도 있더만

옆에서 네비를 보니 그 할매도 참 감각없더만

대충 아무곳이고 내려주라 해서 손쉽게 공원을 찾았다

공원중에서도 구석진 곳으로 사람들의 발길도 별로 없더라







어데 현청이 앞에 있는 모양이다

그날 이 공원 주변에서 화재 제대로 났더라







pk님과 프리덤 누야를 두고 우리는 일단 주변 파악에 나섰다

몽벨가게도 알아 두어야 하고, 여타 마라톤 신발도 살 일이 있을거라

그러다 보니 그냥 저녁꺼리를 사가자 이리되어 어따 많이도 샀네

우리 그날 저녁에 음식과 술이 남았다 하면 많이 산 것이다






◎ 10월 12일(日) - 10일째

▷  縣厅前公園  - 택시 - 富山 空港 - 인천 - 서울 - 해산

- 05:00  기상, 아침식사

- 09:45  자유시간 후, 택시 탑승

- 10:00  도야마 공항 도착

- 12:00  도야마 공항 출발

- 13:10  인천공항 도착

- 15:00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뒷풀이 후 해산 




 

내 간밤에 어데로 나갔다 온 모양이라

도통 기억에 없어야

다음날 밖이 소요하야 일어난 김에 간밤에 남은 음식과 술을 해결함이랴

pk성님과 프리덤 누야는 어디 멀리로 유람을 가신 모양이라

아따 제법 좋은 시간이었어요


 

 


 

 

pk성님과 프리덤 누야는 이곳으로 구경가신 모양이다

우린 아예 이런곳이 있는 줄도 모르고 남은 술 정리하고 있었더라




 

그리곤 다시 합쳐 택시 탈 곳으로 걸어간다

택시비가 약 3,400엔쯤 나왔다 한다

도야마 공항 대합실로 들어가니 이건 우리 인천공항하고는 완전히 180도 다른 분위기다

이리저리 준비하다 대합실 의자에서 남은 술 마져 정리하는 여유도 좋았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잠보택시 많데

하나 골라서 타고 강남터미널로 이동하여 소원이던 삼겹살에 소주한잔~

우리 어디에 있다는 말도 안했는데 오투행님 용케 찾아 오셨데

하긴 뚜버기랑 내가 가봐야 이 집이지 뭘


이번에 찬조가 짭짤해서 회비를 참 요긴하게 썼구마

다들 고마웠고 수고 하셨고 재미도 많이 보셨습니다

혹여 뒤끝 있으모 다 잊고 좋은 생각만 하며 다음 기회를 고대해 보입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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