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시 : 2015. 7. 25(토) 00:00 ~ 8. 8(토) 18:00, 14박 15일
□ 산행코스 : 카미코지 燒岳(야케다케) ~ 親不知(오야시라즈) 까지 히다산맥 종주, 도상거리 약 190km
□ 동 행 : 뚜버기, 솔향기, 객꾼, 건우(8월 2일 하쿠바 야리가다케 내림길 합류)
□ 회 비 : 126만원
2005년도에 북알프스에 처음으로 발 들인지 11번째 산행이다
작년 5월 카미코지에서 야리가다케 왕복은 이벤트 산행이었다 치고, 종주 개념으로는 10번째이다
따지자면 120박 140일쯤 되는 셈이다
예년엔 식량과 장비등을 합하여 대략 30~35kg을 지고 다녔었다
올해는 대종주인 셈이니 그 짐으로 못할것도 없지만, 몸이 힘들터이고 산행속도도 더딜 터이다
당초 계획으로는 숙식을 모두 산장에서 해결하리라 하였는데, 추진하다가 보니 4인용 텐트도 하나 가져가게 되고 누룽지나 라면 따위의 간이식량도 챙겨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짐이 1인당 대략 20~22kg쯤으로 진행하게 된다
북알프스의 정식명칭은 히다산맥이고, 1934년에 중부산악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도야마, 나가노, 기후등 4개현에 걸쳐 있으며, 남북 약 70km, 동서 약 25km, 표고 3190m의 오쿠호다카를 최고봉으로하여 3000m급의 봉우리들이 남북으로 뻗어있다.
북부는 쿠로베협곡을 기준으로 동쪽으로 시로우마다케, 카시마야리가다케를 주봉으로 하는 뒷쪽 다테야마연봉, 서쪽으로 다테야마, 츠루기다케를 주봉으로 하는 다테야마 연봉이 이어진다
2개 능선은 미츠마타렌게다케에서 만나 야리호다카 연봉으로 이어진다
남부는 야리호다카 연봉의 동쪽으로 스바쿠로다케와 죠우넨다케의 연봉이, 서쪽으로 카사가다케 연봉과 더불어 3열의 산맥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같이 북알프스 능선은 북부에 2개 능선, 남부에 3개 능선으로 나눠져 있다
그 능선 사이를 쿠로베강, 다카세강, 아즈사강 등이 깊은 계곡을 이루며 흐르고, 산과 강이 복잡하게 어우려져 제법 볼만한 경치를 이루고 있다
북알프스는 눈이 많은 지역으로 연중 눈이 쌓여 있으며, 빙하기에는 빙하가 발달해 있었다는 것을 빙하에 의해 만들어진 지형이나 운반된 퇴적물 등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다
또한 화산활동이 빈번해 다테야마의 지옥계곡이나 야케다케 등은 현재도 활동하고 있고, 화산지형이나 분출물들도 많이 남아 있다
여하튼 북알프스는 현재진형형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산이라 보면 된다
우리가 이번에 걸은 거리는 도상거리로 190km쯤 된다
아마 실제로는 200km도 넘었을 게다
북알프스 종주의 특징 중 하나는 이런 도상거리가 별 의미가 없다는 게다
니시호다카에서 오쿠호다카 구간처럼 한시간에 500m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는 차치하고, 안떨어지고 무사히 지난 것에 만족되는 구간도 많기 때문이다
종주를 마친 입장에서 소감부터 말하라면, 모두들 무사히 살아 돌아옴에 감사한다
◎ 7월 25일(土)
- 04:00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접선
- 06:30 김포공항 도착
- 08:20 나고야행 비행기 출발
- 10:10 나고야 공항 도착
- 10:55 공항전철 탑승
- 13:00 제이알 특급, 마츠모토행
- 15:20 택시로 카미코지 출발
- 16:30 카미코지 도착, 아즈사 강가 야영
진주에서 12시 심야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에 이르니 4시쯤이다
미리 도착해 있는 뚜버기와 솔아우를 만나 아침겸 해장 한잔 기울이다
이후 김포공항행 첫 지하철을 타고 공항에 도착, 수하물부터 보내보니 각자의 짐들이 5~8kg 오바다
요령껏 손에 들고서 비행기에 오르다
김포공항에서는 갈 때도 돌아올 때도 비님이 배웅하고 마중한다
이날은 대기가 안정되어 있는지 구름위로 비행기 기분좋게 날아간다
얼마가지 않았는데 밑으로 섬이 내려다보인다
솔아우 울릉도인가 한다
대충 내려다 보니 일본의 어느 섬이다
생각보다 도착시간이 빠르다
무난히 짐 챙겨 공항전철 탑승구에 이르니 아직 11시도 아니 되었다
공항에서 나고야역까지는 논스톱 직행이 있고, 우리식대로 역마다 정차하는 지하철도 있는 모양이다
갈때는 직행으로 요금이 1,100엔 이었는데, 올 때는 870엔 완행이더라
나고야역에서 제이알 매표소 찾아 이리저리 헤메이다
오후 한시발 마츠모토행 특급을 매표해 놓고 밥이나 먹자며 식당가 찾아 돌아 댕기다
그냥 도시락이나 하나 사 먹었으면 별 고생도 안했을텐데 아무래도 술욕심이 나니 정식 식당을 찾아 이리저리 많이도 헤멨다
시간은 다가오고 할 수 없이 역전 도시락과 캔맥주 한통씩 사서 이층 계단으로 오르니, 정작 식당들은 그곳에 다 모여있다
구석진 곳에 자리잡아 대충 요기하다
특급엔 지정석과 자유석이 있다
차이가 얼만지는 모르겠고 자유석이 약간 싸다
우리처럼 배낭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자유석이 오히려 좋다
새로 맥주 한캔씩을 사 기차에 오르니 차라리 이곳에 와서 도시락을 먹는게 좋을 뻔 했다
일본의 열차칸 안에서의 식사는 아무런 제지가 없고, 그들도 다반사로 그리 한다
마츠모토에서 오랜 지인이 된 택시기사를 만나 카미코지로 달린다
무슨 이야기를 많이도 했는데 하도 오래전이라(?) 기억에 남는 게 없다
무슨 국민연금 이야기와 일본의 빈집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 장황히 나눈 기억만 남는다
이날은 카미코지에서 대충 야영할 계획이라 시간이 느긋하다
조금 걸어 올라가면 고나시다이라 텐트장이 있긴한데, 귀찮을 뿐더러 돈도 2천엔은 들어야 하니 그것으로 술이나 사먹지 하는 심정이다
오기전에 국내 면세점에서 발렌타인을 얹어주는 맛에 세병을 샀다던가?
술병도 짐이다
500ml짜리 패트병에 따르고, 남는 것은 그냥 마셔 버리고 가자 한다
솔아우가 저쪽으로 가더니 무슨 안주꺼리를 사 오는 듯 했다
아마도 제법 얼큰했지 싶다
갓빠다리 저쪽으로 건너 강따라 내려가다가 야케다케 등산로를 만난다
일단 다리를 건너 텐트자리를 찾아보자 하였다
이름이 기억 안나는 큰 산장옆 아즈사강 공터에 일단 집을 짓기로 한다
텐트를 쳐 놓고 아주 조금 옆으로 가 보니 아주 그럴싸한 장소가 있다
이날의 주막터는 그곳으로 하자 되었다
니시호다카 능선과 오쿠호다카 마에호다카, 묘진다케 능선들이 구름속으로 사라졌다 나타났다 한다
솔아우가 도야지 수육꺼리를 미리 챙겨 왔다
쓰레기 문제로 초간편으로 챙겨온 바라 그냥 소금 넣고 삶았다
강가 흐르는 물살소리 들으며 하늘 보았다 산 보았다, 마주보며 잔 부딪혔다 하다보니 그 맛도 과시 일품이다
저 산길이 문제로다
당초엔 그냥 통과하려 했다
건데 명색이 대종주인디 그냥 지나치기엔 무언가 흘려놓고 가는 기분이 내내 들더라
예전 저 중간쯤부터는 지나본 길이다만, 야케다케에서 니시호다카 넘어 텡구의 안부까지는 미답이기도 하다
다녀 오고서야 잘한것도 같지만 지나면서 여러번도 십팔번을 뇌아리며 후회도 많이 했다
산을 제일 잘 탄다는 것은 무사히 집에 돌아와 또 다른 산을 그리워 하는 것이리라
◎ 7월 26일(日)
▷ 上高地 - 1km - 田代橋 - 5km - 燒岳 산장(燒岳 왕복 3km) - 5km - 西穗高岳 산장
- 03:50 기상
- 04:20 田代橋 향하여 산행시작
- 07:30 燒岳(야케다케) 산장
- 09:20 燒岳(야케다케)
- 10:20 燒岳(야케다케) 산장
- 15:10 西穗高岳(니시호다카다케) 산장
3시 반인가 4시엔가 깨어 짐을 걷어 산행을 시작하매 아직 4시반이 멀었다
아즈사강 물안개 따라 강물 흐르는 곳으로 따라 내리다
지나다 보니 길도 참 좋고, 곳곳에 야영하기에 적합한 곳도 많다
아마도 그런 장소는 사유지가 아닐 터 어떤 간섭도 없으리하다
이런 곳은 제법 떨어져 있으니 어데 단체로 들어 앉았다 가도 되겠다
텐트가 열동이면 돈이 8천 내지 만엔인데, 그 돈이면 캔맥주가 몇통인고
식수 깨끗하고 풍부하니 미리 알고가면 어먼돈 내버릴 일은 없겠고나
웰터 윈스톤은 영국인 신부로 1888년부터 95년까지 일본에 머물렀다
그가 1896년에 쓴 '일본알프스의 등산과 탐험'을 지난 겨울에 읽어도 보았지만, 여름 휴가철만 되면 북알프스 곳곳을 등산하곤 했더만
그 책을 읽고 내가 놀란게 1895년 당시에 일본은 이미 의약분업이 이뤄져 있었고, 당시의 철도 총연장이 놀랍게도 4,000km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리곤 항구마다 신식 군함이며 상선들이 즐비했다니......
구한말 우리 조상들이 찬물 마시고 이빨 쑤시며 거드럼 피우고 다닐제 이미 그들은 준비가 다 되어 있었던 셈이다
그 다음 대륙 침략수순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었겠다
남의 나라를 유린하는 것은 아주 나쁜 일이지만, 그렇다고 역사에 한번도 남의 나라를 침범한 일이 없다는 것도 자랑꺼리가 아니다
각설하고,
그가 쓴 책은 일본알프스를 유럽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일본내에서 사회인 등반의 시발을 일으켜 1907년 일본산악회 결성의 촉매제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에 일본산악회가 이 자리에다 그의 공을 기리었다는 뭐 그런 내용이다
이곳이 해발 1700쯤인디 이 풀은 고산식물에 안들어 가는지 없네
카미코지 근교산들
이 화산이 대정 4년에 터졌다니 몇년인고?
시방도 유황냄세 많이 나고, 정작 이 산 정상으로의 산행 허가가 난것도 그리 오래전의 일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몇군데에 지진 감지기 역활을 하는 것들이 설치되어 있는 것 같더만
야케다케 산장,
간단한 음료와 맥주 따위는 팔고, 식사류는 예약자에 한해서 파는 것으로 보이더만
20명 가량 잔다는데 아주 열악하다
그냥 방도 아닌 공간에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자는 모양이라
오히려 그래서 자는 사람이 별로 없을 터이니 넓게 잘까?
산장에 짐을 두고 야케다케는 왕복한다
대충 두어시간 넘게 걸리는 듯 했다
오르는 길에 작년에 우리가 하산했던 카사가다케가 웅장하게 조망된다
야케다케는 별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막상 올라보니 만족감이 크더만
그냥 초롱꽃으로 해 두자
<야마오타로부쿠로> 라는데 대충 그런 의미인 거 같다
솜다리하고는 계통이 틀리는 모양이다
유황내음세 짙은 곳
저쪽산은 노리쿠라다
호다카연봉에서 보면 제일 뒷쪽에 항상 솟아올라 있는 그 봉우리다
저 산은 아마도 하쿠산이리라
하쿠산이찌게라는 꽃이 저 산에서 발견되어 이름이 붙어 졌단다
카사가다케
호다카연봉과 카미코지
니시호다카 산장이 보일 듯 말 듯 하다
야리가다케와 스고로쿠다케로 이어지는 서쪽 능선
분화구도 있네
웬만하면 저런곳으로도 길이 있던데 아마도 유황 냄세 때문에 꺼려지거나,
출입금지 구간이거나 그럴거야
야케다케에서 야리호다카 연봉을 배경으로~
높이는 2455m다
노리쿠라다케를 배경으로~
높이는 3,025.6m다
산장으로 돌아오니 제법 산객들이 붐빈다
사람이 없어 배낭을 벤취에 올려두고 갔더니만 조금 미안하데
야케다케 등산로는 저 바위 뒤쪽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올라온 쪽에 있는 줄 알았더만, 남들도 제법 헤멘 흔적들이 있더라
이런게 있었구나
카미코지,
저 맞은편 산은 카미코지에서 오르는 등산로도 있고 능선에 산장도 있다
중간쯤에서 치고 오르는데 능선으로도 왕복 산행로가 뚜렷하단다
니시호다카 산장이 보인다
뒤로 니시호다카, 오쿠호다카, 마에호다카, 묘진다케 5봉이다
우리가 가는길은 저쪽이 아니라 해도 뚜버기랑 솔아우는 자기들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분명히 저리로 간다고 몇번이나 말하더만
그리 가고 싶어하니 나중에 오쿠호다카에서 다녀오라 했더만 안가고 개기데
<미야마킹보우게>
북알프스 등산로에 여기저기 흔한 꽃이던데, 군락을 이루어 흐드러지게 핀 곳에서는 제법 볼만하다
우리 미나리아재비하고 닮았다
<구로마유리>
형상이 차바퀴처럼 생겨서 그리 부른다던가
의외로 군락을 이룬 곳은 찾기 힘들다
<카라마쓰소우>
이 꽃하고 닮은게 여러가지다
언뜻 우리 꿩의다리하고도 닮았지만 꽃이 좀 틀린다
<닛코우키스게>
고원에 피는 꽃으로 잘 알려진 꽃으로 군락을 이룬다
우리 원츄리하고 식생이나 생긴거는 닮았는데 이 꽃이 원츄리에 비해 두어배쯤 크다
<키타다케토리카부토>
이것도 종류가 여러가지다
우리 투구꽃하고 닮았는데 아마도 그 부류이지 싶다
잎과 꽃모양을 조금씩 달리하면서 피어나는 종류도 많다
<마루바타게부키>
약간 습기진 곳에 자라고 키는 1m쯤 된단다
우째보면 곰취 이파리하고 닮은 듯도 하다
취나물 종류
<시시우도>
이름으로 볼 때 아주 맹독성일 듯 하다
아따 꽃 다 끝났네
괜히 찍어 와가지고 이름 찾는다고 쎄빠지겠다
저기 A자형 텐트,
내가 뭐 하다가 텐트장으로 내려가니 솔아우가 은근히 저쪽 아가씨 텐트 좀 쳐 주레
자기가 쳐주면 될긴데 암만해도 말이 안통하니 주저되는 모양이라
옆에서 지켜보니 많이 헤메더만
내가가니 솔아우도 따라오네
둘이서 빵빵하게 쳐 주는데 암만해도 이 아가씨가 어딘가 이상해
보니 귀와 말에 장애가 있더만
그참~
나이가 31살 이라는데 젊은 아가씨가 귀도 안들려 말도 못해
그래도 아주 긍적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요
그 험한 북알프스 잔다륨 구간을 혼자 덤벼드는 거 보면 말이야
나는 그리 귀여운쪽은 아니더만 뚜버기는 귀엽다고 난리데
자기 작은딸 닮았다나 뭐라나
이 아가씨는 다음날 우리보다 빨리 출발했더만
우리는 네시나 되서 출발했는데 이미 텐트 걷어 출발 했데
지금 생각해도 그 정신이 가상하네
나는 당연히 북알프스 산장마다 텐트장 이용객에게도 밥을 파는 줄 알았다
택시 형님도 그렇게 말했었고~
첫날 이 니시호다카 산장에서는 아무말 않고 밥을 팔았기로 그 생각은 더욱 굳었었다
밥을 제법 맛있게 해서 제공하데
대충 눈치를 보니 일본 산객들도 부담없이 자기들이 가져온 술 따위로 반주를 하더라
19시 무렵 해 넘어 간다
낮술을 많이 마신참이라 제법 얼큰해져 초저녁에 잠들었다
일본산에 있으니 그들의 스타일대로 따라 되더만
가급적 빨리 도착해서 놀다가 저녁밥 먹자마자 잠자기 시작하여 이른 새벽에 기상하여 산행을 시작하는~
그렇게 산정에서의 첫날밤은 깊어져 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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