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발 맞추었는데,
이 사진을 보니 문득 아래의 글귀가 자꾸 생각나는 건 무슨연유인지 모르겠다
이심전심으로 읽어나 보시길......
청나라 오경재의 '범진이 과거에 합격하다'는 단편소설에 나오는 이야기 한토막을 소개한다
주인공 범진은 20여 년에 걸쳐 과거에 응시하느라 늙어버린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처지를 동정한 동병상련의 고시관을 만나 천신만고 끝에 합격한다
합격하기 전 범진의 집안 형편은 너무나 가난했다
장인 호도호는 누구보다도 심하게 그를 무시하고 구박했다
범진이 생각 끝에 향시에 응시하고자 성안으로 가려 했지만 당장 여비가 없어 호도호의 가게로 돈을 빌리러 갔다
그때 그의 장인은 다음과 같이 욕을 퍼부었다
네 나이를 생각해라! 네가 상공으로 선발되려고 한다면 그야말로 '두꺼비가 백조 고기를 먹으려는 객이다'(*객꾼주 : 이 말이 다른 문장에서도 가끔 인용 되는 걸로 보면 중국에서는 분수 모르는 이에게 하는 큰 욕인듯 하다). 듣기에 상공을 선발하더라도 네 문장이 아니고 또 나이를 볼텐데, 아무 생각없이 합격 시키겠냐? 멍청한 놈이 나리로 뽑히려고? 나리로 뽑히는 일은 '문곡성(문재의 정기를 품은 별자리)' 의 정기를 타고 나야 하는 것이야. 너 보지도 못했냐? 성안 장씨 집안의 그 나리들을. 엄청난 재산에다 도처에 아는 사람들이 깔려 있다. 너같이 못 생기고 욕심스런 놈은 오줌이나 싸고 주제나 파악해라. 하찮은 게 백조 엉덩이를 생각하다니. 하루라도 빨리 냉수 먹고 속 차려라. 내년쯤 해서 이쪽에 가게 자리 알아보고 매년 몇 푼씩 도와줄 테니, 늙어 죽지도 않는 네 어머니하고 마누라 부양할 생각이나 하는 것이 제일이다.
그러나 범진이 향시에 합격하여 벼슬아치가 되자 하는 말 들어보소
.......내가 늘 말했듯이 우리 똑똑한 사위야말로 재주와 학문이 뛰어나고 인품도 훌륭해서, 성안에 그 장씨네와 주씨네 나리들이야 그 체모에 따라올 수 없다니까. 너희들 모르냐? 너희들이 함부로 말한 거 혼이 나야 되겠지만, 우리 작은 나리의 눈을 보면 모두 용서하리란 걸. 예전에 내 딸년을 서른 살이 넘도록 데리고 있으면서 돈 많은 집안에서 나하고 사돈 맺으려고 무던히 애썼지만, 내 보기에 딸년이 복을 타고난 것 같더라고! 그래 나리에게 시집을 보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로 잘한 일이야!
성님 재미난 시간이었소
빠른 시일안에 발한번 더 맞춥시다
그리고 중국어 공부는 조금 더 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