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문턱에 세워두고 싶은 사람

객꾼 2015. 11. 26. 15:12

오전에는 제법 진눈깨비도 내리는 날이더만 오후되니 청명한 하늘이다

이 계절쯤에는 따신 것보다 역시 이렇게 차거분게 낫다

해는 망운산으로 넘어 가는데 멋있기는 금오산이다

인간 세상에도 이러한 경우가 있으리 하다만 건 그렇고~





아침 출근 즈음에 이리저리 옷 챙긴다 분주한데 저거매 묻는다 

"그라모 오늘 가모 언제 오노?"

"음....일요일쯤 오끼다 아마"

옆에 섰던 희라 뜬금없이 묻는다

"아빠~, 엄마는 아빠가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 아나?"

"뭔 말이여?" 

"아빠를 문턱에 세워두고 싶은 사람이래~"

"아빠를 왜 문턱에 세워?"

그러자 저쪽에서 역시나 출근 준비로 분주하던 마눌 한마디 한다

"문턱 안으로 들어오면 귀찮고, 나가면 보고싶어 그런다 왜~"

내도록 그 시적이거나 문학적인 표현이 너무 좋아 기분 좋은 날이다





내일 구간은 그렇다 치고, 모래 대야산이 문제다

전국에서 동영상이나 카스토리리로 눈 소식을 전해온다

어쩔가 하다가 에라 일단 가보자 한다

동계 아이거 북벽 타는 사람도 있는데 대야산 암벽 못 타겠나

다만 동계장비는 단단히 챙겨야 하리

땅이 얼었을 경우도 있으니 시료 채취하자면 약초용 호미 필요 하겠고, 자일 챙기고, 스패츠 등속은 기본이고, 피켈마져 챙겨갈까 고민 중이고~

다 챙겼는데 장갑이 없다

하나로 마트에 갔다

그런건 그런곳이 기능도 비슷하면서 싸더라

들어서자 마자 도우미 아짐이 눈에 보인다

"장갑은 없는교?"

"무슨 장갑 말이죠?"

"손에 끼는거 말이요"

"아~ 그건 저쪽으로 돌아 가시면 있습니다"

저쪽으로 돌면서 생각 하기로 우리의 대화가 참 우습구나 싶다

그 아짐은 작업용이냐 등산 따위 용도이냐 그런 의도로 물었을 터이니 첫 물음은 이상하지 않다만,

어쨌거나 손에 안끼는 장갑이 없을 터인네 손에 끼는 장갑이라 답하고서야 일러주니 말이다

조심히 다녀올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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