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國旅行, 山行

2016 중앙 알프스(中央アルプス) 산행기 2

객꾼 2016. 8. 1. 18:33

724(일)

- 03:50  기상 및 장비패킹

- 05:00  일출감상 후 산행시작

- 05:30  무명봉 티타임

- 06:50  曽殿山莊(기소도노 산장) 도착, 아침밥

- 08:00  曽殿山莊(기소도노 산장) 출발

- 08:33  東川岳(히가시카와다케)

- 10:34  熊沢岳(쿠마자와다케)

- 12:20  檜尾岳(히노키오다케)

- 12:50   檜尾岳  小屋(히노키오 무인산장) 



우츠기 산정에 아침 일출객들이 많을 터이니 우리도 미리 일어나 배낭을 정리한 후 정상으로 가지고 가자 되었다

일사분란하게 배낭을 정리하여 산정으로 오르니 과시 장관이다

북알프스와 노리쿠라다케, 온다케, 하쿠산이 구름위로 떠 있고, 오늘 진행할 중앙 알프스 준봉들이 또한 멋지다 





일출은 남알프스 방면으로 떠오른다

구름 바다위에 남알프스 준봉들이 오똑하다

하늘과 운해가 그야말로 장관이다





어디에 집중적으로 눈을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구름위에 떠 있는 산들은 왼쪽부터 차례로, 2년전 화산이 분출했던 온다케, 노리쿠라다케, 하쿠산이다  

북알프스 준봉들은 중앙 알프스에 가려 주봉들은 보이지 않는다







중간쯤에 남 알프스 어느 산과 겹쳐 후지산이 봉우리만 뾰족하다






바위에 올라 똥폼을 잡아 보다






일심이는 산에서 해 뜨오르는 광경을 처음 보았다 한다

이 장면 만으로도 이들은 이번 여행 경비의 본전을 다 뽑았다

이제부터는 덤이다





산정이 햇살을 받다

전날, 아래 산장지기한테 우츠기다케란 산 이름에 무슨 뜻이 있냐니 일언지하에 없다고 하더라

처음 이름짓기로 무슨 나무와 관련되거나 그걸 닮았다거나 하는 연유는 있는지 모르겠다

사전으로 찾아보니 빈도리 나무란다

빈도리는 층층나무목 수국과의 나무로써, 일본 원산이며 일본말발도리라고 부른단다

어떻게 생긴 나무인지 대충 알겠다

아마도 산기슭이 습하니 그 나무 자생지가 많을수도 있겠다




이 남쪽으로도 중앙 알프스 등산로는 쭈욱 이어진다

보아하니 3박 4일은 진행에 와야 이쯤이지 싶다

건데 우츠기다케에서 두시간쯤 진행하면 있는 미나미고마가다케(2841m) 이후로는 대체로 산죽밭이더라

어떤 사람들은 그 산죽밭으로 3일을 헤메 능선 산행을 해 오던데, 그 길로 오면서 싸움이나 안했는가 모르겠다

우리 같으면 꽤나 신경이 날카로워져 올 길이었다





개인적으로 중앙 알프스 산행은 이곳 우츠기다케를 기점으로 하거나 종점으로 하여 하산 하는게 맞지 싶다

나이 들어서 있는 똥폼들은 다 잡아 보는구나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나 뭐라나





산정에서 40여분을 즐기다가 이날의 산행을 시작한다

이날쯤 우리 작은딸이 '아부지 그곳도 덥소? 여긴 더워 죽겠소~' 하는 문자가 왔던디, 좀 미안터만

나중에 좀 더 나이 들어서 여름 한철은 이런곳에 집 지어놓고 살까 






우츠기 산정





중알 알프스 주능,

왼쪽이 온다케인데 솔아우 화산연기를 귀신같이 찾아 내데

우리 고정관념으로는 당연히 연기가 그쳤을 것이라 생각하고 봤으니 그 연기가 보일리가 있나






하늘이 온통 난리구만





동지들이 자꾸 모닝커피 한잔하고 가잔다

그려 오늘 서너시간만 진행하면 되니 바쁠 일 있나

시간이 없나 커피가 없나 






눈여겨 보며 진행 하다가 마침맞은 장소가 나타 나기로 일동 배낭 벗어두고 기어 올랐다

커피만 마셨을까~






그 아침의 산이 너무 멎져부러

파노라마로 한방 돌리다





솔아우 찍은 사진중에 그나마 채택할만하다

무슨 생각하며 사진 찍는지 대부분의 사진이 촛점이 안맞아요

산에서는 폰을 부산히 넘겨가며 사진 자랑한다고 바쁘시더니~






우츠기다케 구간은 처음 내리막길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양호하다

힘만 있으면 된다




일인 산객들은 저렇게 자일로 서로 엮어온다

내가 그 효과에 대하여 의문을 표시하며 같이 뭉쳐 떨어지면 시체 찾기는 용이할 것이다 하니,

학봉이 몇일을 숙고하고서 마지막 날 이런다

'내가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게 말이요. 다분히 심리전 적인, 그러니까 내가 너를 확보하고 있으니 겁 먹지 말고 진행하라. 뭐 이런 의미 아닐까요?' 카길레~

'글쎄. 별로~' 그리 답하니 표정에 김이 팍 빠지는 듯 하더만





안부에 기소도노 산장이 보인다

저 산장에서 숙식 할 예정이라면 반드시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산장지기가 좀 순박하게 생겼다만, 여지가 없다

사전 예약도 없이 인정에 호소해 보리라 하는 생각은 애초 가지지 말아야 한다






우츠기다케를 내려오니 그나마 낫다

이 산을 쳐 오르면 기소도노 산장에서 2시간쯤 쉼없이 올려쳐야 된다 




참고로 우리는 중간에 티타임도 있었지만 내려오는 데도 거진 두시간쯤 소요됐다

그 만큼 널널하게 진행하고 있다는게 아니라 못 간다

30분에 한번씩은 칼같이 15분 이상 쉬어줘야 된다

안그러면 일심이 배낭 던져 버리는 수도 있다




히가시카와다케 오름길을 보면서 내려 오자니 일동 한숨을 절로 내쉰다

건데 생각보다 힘든 오르막도 아니다

산장에서 아침밥을 먹고 가기로 한다




여기서도 가위바위보 한다고 바빴다

아침부터 캔을 몇통씩 자빠라 트렸더라?

더군다나 그날 저녁엔 무인 대피소라 매점이 없으니 여기서 준비해 가야한다


아침밥은 전날 저녁밥 할 때 미리 여유있게 밥을 해서 좀 남겨 가다가 물을 부어서 죽처럼 쑤어 먹는다

양이 모자라면 라면 두세개 끓이기도 한다 

그리하니 시간도 절약되고 요기도 되고 좋더만





모닝 타임은 70분 가졌다

축축한 텐트도 대충 말리고 목도 축이고 하다가 여유롭게 출발이다

그래도 출발이 오전 8시이니, 생각해 보니 새벽 일찍 출발 하는게 맞기도 하고 좋단다





미야마코우조리나,

국화과의 꽃들은 날씨가 좋지 않으면 꽃잎을 다물어 버리는 경향이 있어 이 꽃이 이처럼 활짝핀 경우는 좀처럼 구경이 어렵다

북알프스보다 의외로 이 꽃은 중앙알프스에 많다







우츠기다케에서 아카나기다케 능선






나아갈 중알알프스 능선 






히가시카와다케,

동쪽에 큰 강이 있는가 내려다 보아도 못 찾겠데






칭구루마






솔아우 나 따라 한다고 짧은 바지 입었다가 잔펀치에 종아리 회 다친다

나중에는 못 참겠는지 슬그머니 긴 바지로 갈아 입어뿌데 






이 산 이름에 곰이라는 말이 있으니 곰이 산다는 말인가

하긴 일본에 야생곰이 3만 마리가 넘는다 했으니 중앙알프스 기슭에도 살긴 살거여




쿠마자와다케 2778m

히가시카와다케에서 여기까지 지도상으로는 2:30 소요된다 되어 있던데 2시간 만에 왔으니 빠른 경우도 있구마

건우는 일어설 힘도 없는 모양이네

배낭 뒤에 앉아서 뭐하노




사진으로 보니 진짜로 아무것도 아니그마는 왜그리 고도감이 심했을꼬

딱 고마 오금이 저려 움직이지도 못하겠데

학봉이가 객꾼 다 됐다 소리 할만하네

더군다나 이들처럼 왼쪽으로 돌아 내려와야 되낀데, 홀로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오다 도저히 길이 없어 생각도 없이 배낭을 아래로 던졌었네

엊그제 개비한 핸드폰 달려 있는것도 모르고, 까딱 했으마 백만원 날아 갈뻔 했구마

호박씨 바위에 달라 붙어 오도가도 못하고 있음






에조시오가마






다카네군나이후우로

책대로 하면 이 꽃은 북알프스 이외 지역에서는 잘 안 보인다는데 중앙알프스에서도 심심찮게 눈에 뜨이더만






칭구루마






하쿠산치도리






하쿠산이찌게






칭구루마의 꽃이 지고 난 후,

이 모습이 장난감 풍차와 닮았다고 그런 이름이 붙었음






고바이케이소우,

이 꽃은 온통 무리지어 피는 것으로 유명한데 확실히 중앙알프스가 꽃이 빈약하네






오오이와카가미







아오노스가자쿠라






중앙알프스에서 단연 그 식생분포가 가장 넓었던 다카네쓰메쿠사






이와오우기 군락

황기랑 닮았다는 데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나





이번 선수들은 솔아우랑 나 빼고는 다 헤메데

하긴 3년 만에 박짐 져 봤다는 학봉이나, 아들 입원 간병 본다꼬 산도 못가는 호박씨나, 돈 번다꼬 산이라곤 갈 시간이 없는 건우나, 언제라도 배낭 던질 준비가 되어 있는 알프스 초행의 일심이나, 참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선수들이여

이런 선수들 데꼬 중앙알프스로 출동하는 객꾼도 대책없기는 마찬가지다  




예전에 히노키오 정상부에서 점심을 먹은 기억이 있기로 이 산이 맞는거라

그래서 기쁜 소식을 전해 놓고 보니 정상목 팻말이 그때하고 틀려

분명히 한문으로 檜尾岳(히노키오다케) 라고 적혀 있었거던

눈을 씻고 찾아봐도 그 말이 없어

주변으로 안개가 자욱하니 더 자신이 없어요

이 다음 산인갑다, 이 산이 아닌갑다 하고 있는데 안개가 잠시 걷히고 저 아래 히노키오 무인산장이 모습을 드러내는거라

다시 정상목을 보니 4년전에 그 정상목이 이걸로 바뀐 모양이라

우예뜬 한숨 돌렸지 뭐




이 산에서 일심이가 눈을 치뜨고 따지듯이 묻는거라

'아니 힐링 산행이라며요~, 오늘 네시간만 걸으면 된다며요~'

내가 시큰둥하게 그랬지

'너거가 이래 못 걸을 줄 난 정말 몰랐다~' 하니 죽는다고 웃는다

그래 한마디 더 붙였지

'봐라~, 차 마신다고 놀제~, 아침밥은 70분이나 쳐묵제~, 30분 걷고 어쩔땐 25분까지 쉬제~, 너거가 오늘 진짜로 걸은 시간은 4시간도 안된다~' 그카니 배낭도 못 던지고 손 들더만 


히노키오 피난대피소는 능선에서 10분간 빠졌다가, 다시 붙는데도 10분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참 신기한 점이~




이런 정상부에 물이 있다는 것이다

수량도 뭐 그리 아쉽지만은 않다

통에 물 받아서 샤워도 가능하기에 우린 팬티 차림으로 다 했다

여군들은 수건에 물 적셔 대충 해결한다

산장에서 200m 쯤 내려가서 왼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있다





히노키오 피난대피소는 고마가네시에서 지어서 관리하는 모양이다

10인 수용에 쌀 등 어지간한 비상장비는 다 있더라

여차하면 비치용 매트에 침낭 따위를 이용해도 되겠다

정기적으로 자원봉사자가 올라오는 모양인지 화장실도 깨끗한 편이다





히노키오에 12시 20분쯤 당도하여 이곳에는 12시 50분쯤 당도한 셈이니 마침 점심 시간이다

대충 씻고 물 길러오니 14시가 가깝다

술과 식량은 아쉽지 않게 남아 있으니 에헤야 디야다





더군다나 이 날은 솔아우가 이것저것 남은 반찬으로 비빔밥 인지 볶음밥 인지를 해 주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히더만

훌륭한 안주가 되기에도 손색이 없어요

오늘도 고마가네가 아주 잘 보이누만

술이 다 떨어지면 뛰어 내려갔다 와도 되겠다^^




이때쯤 히노키오 산정에 사람의 그림자 하나가 어른거린다

딱 보니 당일 배낭은 아니고 영판 박할 모양세야

우리끼리 속닥하게 산장을 독점하고 싶었는데 술 마시랴 그 놈(?)의 동정을 살피랴 잠시 소요한 오후의 한 때 였다

그런데 어라? 그 친구가 예상대로 산장쪽으로 내려 온다


영판 일인 외모더만

더군다나 오자마자 500ml 자리 물통 하나만 들고 물 뜨러 가는 모양새도 일인들이 하는 짓이다

서로 입맛을 다시며 탐탁해 마지않다


건데 그 친구가 물을 뜨 오더만 산장으로 들어가요

한 5분이나 있으니 유창한 한국말로 '어~ 한국분들 입니까?' 하고 물을 때 까지도 난 참으로 우리말 잘하는 일인일세 여겼다

헌데 보니 안산에 사는 서른 초반의 젊은이로 40일 예정으로 일본의 이곳 저곳을 여행하다가 산에도 오르고 그런단다

장차 부모님과 같이 일하기로 되었는데, 그 전에 여행이나 하자며 허락받아 나선 길이라 한다




현재 보름 만인데, 오랫만에 한국 음식과 술을 보니 젊은이가 좀 정신을 못 차린다

너무 좋단다

옆에서 너무 빨리 달리지 말라고 말렸는데도 한숨에 홀짝을 연발한다

결과적으로 그 친구 똥물까지 다 겨워 내더라

아예 밤새도록 잠 못들고 들락날락, 그 지경에도 지퍼빽은 따로 준비해서 아침 우리 출발할 때도 겨워내고 있더만

술의 양은 우리보다 1/3이나 마셨는데 우예 그리 헤메노

자기가 보기에 다 늙은(?) 사람들이 새벽 4시에 칼같이 출발함에 놀랄 정신도 없었을 거여

우리끼리 말하기로 저 친구는 앞으로 경상도 아짐 아저씨들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것이다 이래 결론 내렸다  

아마도 그는 그날 하루 더 산장에 뻗어 있어야 했을 거다

쌀과 반찬 따위를 덜어 주었음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