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8(월) - 5일차
▷ 모테산장 인근 야영지 ~ 세뉴 고개 ~ 엘리자베타 솔디니 산장 ~ 발베니 계곡 ~ 베제르슈페아산 야영
- 05:10 출발
- 08:10 세뉴 고개
- 09:20 엘리자베타 솔디니 산장
- 10:25 산장 출발
- 11:20 발베니 계곡 중식
- 13:10 발베니 계곡 출발
- 14:40 베제르슈페아(2,303m)
이날은 세뉴 고개를 넘어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간다
세뉴 고개 오름길에 대충 자리잡아 빵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한다
9시 지나 엘리자베타 솔디니 산장으로 올라 와인 한잔 맛보고 가다
발베니 계곡에서 점심 먹고 메종 산장을 향해 진행하다
난 외국가면 3일째나 4일째 꼭 몸살이 온다
점심무렵부터 힘을 못 쓰겠고 오한이 있다
흘러내리는 계곡수에 머리도 감기도 하며 베제르슈페아로 추정되는 산만디를 오르다가, 마침 텐트치기에 적당한 곳이 나타나기로 14시쯤인데도 오늘은 여기다 집을 짓자하니 일동 스톱한다
건우가 눈이 녹아 흐르는 곳으로 가 소주병을 적당히 잘라 식수원을 공급해 놓는다
이후 등산로에서 20m쯤 위쪽으로 올라보니 그럴싸한 곳이 있다
남의 눈치 볼 것도 없이 이른 시각에 집을 지었다
등산로에서 약간 비켜선 곳에 모태 산장이 있다
산장까지는 일반차량은 모르겠지만 차량운행이 되는 모양이다
산에 있는 산장치고는 제법 규모가 있다
그러면 라폴레옹이 로마로 쳐들어 갈 때 넘었다는 고개가 세뉴 고개인가
다른 고개에 비해 그리 험한 고개도 아니니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겠다
저쪽 계곡 좌측의 길도 어디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차량 통행도 가능 하겠더라
세뉴고개로~
이 꽃 이름이 뭘까?
금매화의 일종인 듯도 하고~
설앵초 닮았다
고개숙인 흰놈은 노루귀 닮았고~
참꽃마리랑 연산홍 닮았네
연산홍은 애초 유럽쪽에서 들여온 식물 아닐까
야생에 참 흔하게 피어 있던데
나름 꽃을 밑에 깔아 봤다
30kg 배낭 메고 때마다 수그려 사진 찍는것도 예삿 정성이 아니그마는~
물기 머금으니 더 앙증맞다
산양 저놈들 빠르더만
어느땐가 우리가 어떤 위협도 안했는데 가족 4마리 순식간에 저쪽산으로 옮겨 버리더만
3초쯤 걸렸을거야
오름길에 둘러앉아 빵으로 아침을 떼우다
야구방망이처럼 기다란 빵 그거 하나씩 배낭에 꽂고 다니다가 같이 준비한 치즈나 쨈에 발라 먹으니 완전 아칩밥이 되더만
더군다나 빵이 주식이라 그런지 값이 비싸지도 않아요
그 딱딱한 빵이 내 입맛에는 딱이더만
마차도 지날 수 있을만치 밋밋하네
더군다나 본대 가기전에 공병대부터 보내 길부터 닦는게 옛날 전쟁 방식이라네
세뉴 고개만디
저 돌탑이 달랑 국경 표시인 모양이다
어느땐가 국경을 지나 내려 오면서 우리가 호박씨 보고, '니 국경 지날 때 여권에 도장 찍었나?' 하고 물으니 갑자기 그 친구 당황하데
그래 우리는 지날때 마다 찍었다 하니, 그 놀란 표정보고 오래토록은 못 놀려 먹겠더만
저건 또 다른 영역표시다
이탈리아로 넘어간다
TMB에서는 이탈리아 구간의 산 조망이 가장 산 답다더만
그러나 사람들이 가장 볼게 없다는 스위스 북부엔 정작 융프라우나 아이거의 웅장한 산릉들이 있으니 의미없는 말이다
꽃 참 이쁘다
한참이나 들여다 보고 앉았다
이 계곡이 발베니라 하는데 참 멋나더라
호박아 내려가라
자꾸 뒤돌아 보지말고~
그리 미련이 남으면 집에 넣어가라
엘리자베타 솔디니 산장
등산로에서 한 50m 쯤 위에 있다
처음엔 다들 안 갈듯이 하더라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나
그곳에 산이 있어 산에 갔고, 그곳에 술이 있으니 아니갈 수 있나
산장으로 오르는 그 짧은 거리에 야생화 지천이다
자연스레 되돌아 봐짐
한시간 넘게 놀았지 아마
술 마시고 천천히 가나, 빨리가서 술 마시나 거가 거다~
엉덩이 썰매 한번 타 보자
사진 찍는 건우폼이 더 멋나구먼
한국 트레커들이 야영을 자주하는 곳이라고 여러 산행기들에 등장한다
지나면서 보니 하룻밤 유하기는 그럴싸 하더만
우리가 저곳에서 야영한다면 폭포알탕은 정해논 코스일 거여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까워 일부러 머무르며 풍경을 즐긴다고 해두자
이 양반들은 이대로 세뉴 고개를 넘는다는 말인가
조금 끌바를 한다면야 전혀 불가능 하지도 않겠더라
물어나 볼걸~
이토록 차겁고 맑은 물에는 고기가 없겠지?
내 일부러 물끄러미 찾아 봤는네 안 보이더만
없어서 안 보이는지, 있는데 못 찾았는지는 몰라
특이한 난초들이다
보니 여기서 두시간을 죽쳤더만
텐트장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으니, 그냥 가다가 좋은 곳 있으면 집 지으면 되니 서두를 일이 없어요
더군다나 이날 이상하게 몸살기운이 오더라고
난 외국산 트레킹 가면 꼭 며칠째 똑 같은 증상이 오데
몇년간 릿지화만 신고 다니다,
이번에도 AS를 보냈는데 기일안에 안와 몇년동안 쳐박아둔 등산화를 신고 왔더만 이게 경화 현상이 일어난 모양이야
발가락이 까져 밴드 붙이고 다니다 끝내 운동화 신었지
눈밭에 운동화 신고 다니면 개구리 울어요
더구나 런닝화는 발바닦에 구멍이 송송 나 있거덩
저런곳에 별장 지어놓고 한여름 보내고 가고 그리살면 좋겠다
이 일대에 몇몇 저런 집들이 있던데 사유지인가?
물매화 닮았다
할미꽃 종류인 모양이다
알프스 전 지역에 식생이 고루 퍼져 있더라
지도에서 보니, 우리 집 지은곳이 베제르슈페아산 같다
오르는 중에 계곡물에 머리도 감고 그랬는데, 뚜버기 나보고 오늘 왜 그리 헤메냐 묻는다
몸에 힘이 없고 으슬으슬 추운데 어쩔거라
마침 눈이 녹아 물이 쫄쫄쫄 흐르는 곳이 있고 제법 집 두동 지을만한 공간이 나타나기로 오늘은 여기서 좀 멈추자 했지
아무말 않고 다들 멈춰준다
우리가 멈춘 곳은 등산로 바로 옆이다
간간히 산객들이 지나 가고 있는 시각이라 시간이 지나길 기다렸다
그러다 위쪽을 올려다 보니 자리가 있을 것도 같다
그냥 한번 올라가 봤다
소똥의 문제가 좀 있어 그렇지 그럴싸한 터가 두개는 나온다
일동 이동하여 이제는 남 시선 상관없이 바로 집 지어 버렸다
뚜버기가 지나가는 사람들 눈빛을 보니 두 종류더란다
한 종류는 마냥 부러워 하는 눈빛이고, 한 종류는 나는 왜 저런걸 몰랐지 하는 눈빛이더란다
점심은 먹고 올랐으니 시간이 널널하다
건우는 소주 패트병을 잘라 가더니만 졸졸졸 흐르는 곳에 요령껏 받쳐 샘을 만들어 놓고 온다
호박은 힘들다며 일찌감치 자기 텐트로 스며들어 누운지 오래다
바깥으로 술상을 펴서 제법 오래토록 마시다가,
나는 햇살 아래인데도 오한이 온다
그들은 두어시간이나 술을 마시는 듯 하고, 나는 제법 오래토록 푹 잤다
10시에 밤이 온다
하도 오래토록 마시고 앉았다
푹 자고 나니 컨디션이 회복된다
더 자라는 만류를 뿌리치고 그들 곁에 앉아 또 오래토록 술과 산을 즐겼다
야영지에서 둘러보다
몽블랑을 앞에 두고도 몽블랑인지 모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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