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팀이 봉산골로 간다기로 당연히 중봉에서 야영하겠거니 싶어 진주팀 꼬드겨 코스 변경 시켜 따라 갔더니만,
뽀때는 당일짐 달랑 메고 호박덩이만한 카메라 목에 걸고 나타난다
뽀때성님 사진 찍는 거 오랫만에 봄
산으로님캉은 박짐을 지고 당일팀 따라올라 간다고 숨을 헉헉거리며 겨우 심마니샘에 이르렀다
그 뒤편으로 또 그렇게 넓은 공터가 있는 줄 몰랐네
예전에 참 많이도 집을 지은 중봉인데 참으로 오랫만이다
그리하여 일몰이 더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옥국장이 일주일전 이곳에 와서 소주 4홉 두병을 묻어 두었단다
길치에 기계치 객꾼이 두번세번 듣다가 자신이 없기로 괜히 술도 잘 안드시는 산으로님 채근하여 단디 들어두시라 했다
그예 이르러 텐트도 치기전에 재촉하니 한방에 찾아 내시더만
나는 홀로 밤 늦도록 그 두병을 홀짝이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잠들었는데, 그날 밤 산으로님은 아주 곤욕을 치루었다 한다
사진의 이때쯤 어떤 젊은이가 정장을 하고 그 무덤앞에서 절을하고 있기로, 나는 그 연안김씨묘가 그이의 집안 무덤인 줄 알았다
다음날 아침 들은바 키우던 고양이가 죽어 그곳까지 (화장을 한 상태인지는 모름) 메고와 무덤앞에 묻어 절한 참이라 한다
요는, 나 술취해 잠들고, 그 젊은 남녀는 어디서 술 취해 오더니 밤새 울더란다
더군다나 객꾼은 코까지 곯아가며 새벽까지 잘도 자기로 더 힘들었다는 후문~
새벽 물을 빼고 한잠 더 자려는데 아따 뭣이 바깥에 중요한 회의가 있나
할수없이 기어 나와보니, 나는 마흔다섯살이니 나이로 쳐서 누님이 한분 계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사진도 찍고 그러다보니 이 누님이 인디언이라는 닉넴을 사용하시는 분이네
참으로 중요한 사안,
작야에 마시다 남은 소주를 다 비우고 한잔 더 하고 싶었던 차제 절실했는데, 나는 사진 찍는 순간까지 저 맥주캔의 존재를 몰랐었다
아따~
어쩌다보니 어젯밤 (나는 4홉이 두병이나 있으니) 행님 마시라고 건넨 맥주를 그대로 두신 모양이라
난 산돼지 8마리 꿈을 꾸고도 복권조차 되어 본적이 없는 사람이지만, 정말 복권 당첨 순간의 기분은 알겠더라
그리하여 쟁기소에서의 알탕이 더 기분 좋았다는~
진주아제님 칠순기념으로 상봉에 올라 집이나 짓고 내려오자는 약조가 한달이 다 되었다
헌디 백신의 휴유증으로 주인공이 빠지신다
우리끼리라도 갔다 오자 하다가 기상이 매우 심각하다는 뉴스를 접한 산으로님이 포기를 권하신다
객꾼이 밀릴수가 있나
급히 장소를 변경 권유하니 바로 낚이신다
그날 우리 상봉이나 중봉으로 가서 집 지었다면 정말 큰 낭패를 보았을게다
내 평생 제일 큰 우박을 보았고 제일 큰 천둥소리를 들은 밤이었다
작은 딸이 가족톡에서 아빠 사진이 제법 잘나온게 있더란다
자기학교 단체톡에다 올렸더니 어느 후배가,
'언니 할아버지 참 잘 생겼다' 카더라나~
저 위 인디언님이 산행기에 올린 사진이 꼭 만주 개장사 같아서 한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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