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알프스 최고봉인 기소고마가다케(木曾駒ヶ岳, 2956m)에서의 일출이다
간밤에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의 향연이란
일찌감치 일어나 어슬렁 거리며 기소고마가다케로 올랐다
일부는 나카다케(中岳, 2925m)로 오른다
따라 가고 싶은 마음이 약간 있었는데 그랬으면 많이 아쉬웠을 뻔 했다
남알프스의 준봉들이 우뚝하다
방향감각을 잃어 처음엔 저 준봉들이 북알프스 인 줄 알았다
지도도 지참하지 않고 원정산행을 오다니...
잘 보면 남알프스 주능 뒤쪽으로 우뚝 솟은 후지산도 잘 보인다
中岳과 호켄다케 뒤로 산노사와다케가 구름을 두르고 있다
어제 우리가 야영했던 나카다케와 기소고마가다케 분지에 위치한 텐트장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기소고마가다케(木曾駒ヶ岳, 2956m) 정상에서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
일출의 순간
뒤쪽 능선이 어제 지나온 이나마에다케(伊那前岳, 2883m)
이나마에 바로 뒤편 남알프스 능선 뒤로 보이는 역삼각형 산이 후지산이다
해가 떠는 반대쪽으로 북알프스가 구름속에 있다
자세히 보니 비로소 어디가 어딘지 알겠더라
멀리 구름 위로 왼쪽은 운다케, 오른쪽은 북알프스 노리쿠라다케다
운다케는 한자로 白岳이라 한다했나
홀로 솟아 3000m가 넘는 준봉이란다
바로 보이는 산은 기소마에다케(木曾前岳, 2826m)다
기소마에 능선에 위치한 또 다른 산장
그러고보니 기소고마가다케 주변으로 산장이 4개구나
야영 가능한 곳은 정상산장 밖에 없단다
정상 기념샷
해뜨는 방면 남알프스
이나마에다케와 산노사와다케 방면
일행들은 텐트장으로 내려가고 나는 어제 우회한 나카다케(中岳)로 일부러 올라 보았다
산정은 별 특징없이 밋밋하다만 좌우 조망이 또 다른 맛이다
나카다케에서 기소고마가다케와 텐트장을 내려다 보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번 웃길뻔 했다
우리 모두는 당연히 저쪽 기소고마가다케 왼쪽 사면으로 뻗은 등산로를 따라 하산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어제 지나온 호켄다케 방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이곳에 오기전에 읽은 산행기가 생각 나더라
그 양반은 저 산 호켄다케에 올랐다던디.....홀로 그리 생각하다가 번뜻 정신을 차린다
우리가 오늘 가야할 길은 구름 휘감긴 저 능선이로구나 싶다
그리 여기고 다시 자세히 보니 산행기에서 보아 두었던 산들과 모양이 흡사하다
중앙알프스 주능선은 호켄다케에서 잠시 기소고마가다케쪽으로 들어 왔다가 다시 빽하여 이어가는 형국이다
자칫 남의 동네에 가서 코끼리다리 만지고 있을뻔 했다
어제 지나온 이나마에다케
아침을 먹고 8시경 출발이다
이영호 총각도 우리랑 적당히 같이 가다가 중간 어디쯤에서 헤어지기로 하였다
언제 이곳에 다시 올 인연이 있겠는가 싶어 사진이나 한장 남기다
다시 호켄다케 방면으로 되돌아 간다
나카다케에 올라보지 않은 경란은 정상을 넘고 우리는 우회로를 따랐다
中岳 우회로
우회로 길이 더 험하다
호켄다케에서 산노사와다케로 이어지는 능선
호켄다케(寶劍岳, 2931m),
기슭에 호켄산장(寶劍山莊)과 덴쿠산장(天狗莊)이 있다
덴쿠산장은 영업을 하지 않는 분위기 였다
날씨가 환상이다
이번 중알알프스와 후지산행은 날씨가 도와줬다
호켄다케 오름길은 약간 스릴 있다
정상부도 무슨 비석 세워 놓은것처럼 한사람이 올라 앉으면 딱 맞을 공간이더라
우측 산노사와다케 능선과 우리가 진행해야 할 좌측 우츠기다케(空木岳, 2864m)로 이어지는 능선들
어제 지나온 이나마에다케
멀리로 남알프스 준봉들,
중간쯤에 희미하게 솟아있는 산이 후지산이다
시라비다이라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저곳 센죠지키에 내려준단다
통영이 고향인 이영호 총각과 함께
알프스라고는 중앙알프스가 초행길인데 너무 운이 좋다며 연신 기뻐한다
자기가 별로 착한 일을 하지도 않은 거 같은데 이런 운이 있을까 하니 장군봉님 넌지시
'자네 부모가 항상 자네를 위하여 좋은 일을 많이하고 열심히 기도해 주어 그렇지 않은가' 하신다
좌측이 3000m급 고봉 운다케(白岳)이다
저곳에서 하쿠산이찌게(白山一花)라는 꽃이 처음 발견되었다고 어제 지리산에서 이삼규가 그러더만
그러고 보니 한자가 같군
하쿠산이찌게는 북알프스와 남알프스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우리의 바람꽃과 약간 닮은 꽃이다
처음 가 보고 일본 산친구 카츠노한테 이야기하기로 앞으로 10번은 간다했던 알프스행이 일곱번째다
내년에는 안나푸르나 트레킹이나 가 보려 했더만 장군봉님이 여엉 권하지 않는 느낌이더라
그리고 내 스타일에도 맞지 않는다고 올해 다녀온 이삼규의 조언도 있고하여 시간도 많이 들고 돈도 많이 드는 안나푸르나는 포기해야 겠다
내년에는 북알프스 시로우마다케(白馬岳)서 스이쇼우다케(水晶岳)까지,
후내년에는 독립적인 산 스루기다케(儉岳),
그리고 10번째는 짐을 가볍게 하여 북알프스를 한방에 종주해 보고 싶다
11번째 간다면 저곳 운다케로 간다
나는 나이가 들소록 고소공포증이 심해진다
경란이 서 있는 저곳은 나 같으면 오금이 저려서 서 있는건 고사하고 그쪽으로 쳐다 보지도 못할 곳이다
천지 모르니 간도 커데
여긴 임금님도 수그릴 수 밖에 없는 곳
중앙 알프스 아주 만만하게 보고 갔다가 조금 놀랐다
북알프스, 남알프스, 후지산까지 가 본 입장에서 한곳을 권하라면 단연 중앙 알프스로 가라고 하고 싶다
북알과 남알의 특징이 혼재된 아주 괜찮은 곳이다
되돌아 본 호켄다케
산노사와(2846m)다케
나아갈 히노키오다케(2708m), 구마자와다케(2778m), 그리고 하산예정인 맨 뒤 우츠기다케(空木岳, 2864m)
極樂平이라 불리우는 곳
남알프스 준봉들이 구름에 쌓이기 시작한다
경험에 의하면 알프스 날씨들은 정오를 기준으로 차츰씩 악천후로 변해가는 특징이 있더라
그래서인지 대다수의 일본 산객들은 이른 새벽에 산행을 시작하여 정오 무렵엔 마치는 식이다
島田孃(2858m)라 불리우는 산을 지난다
이영호 총각한테 시마다무스메라고 읽는 게 맞냐니 자기도 잘 모르겠단다
우리나라엔 아주 희귀종인 암매(돌매화나무, 일본명 이와루매)
갈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알프스엔 지천으로 널려 있다
기네스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키가 작은 나무란다
그리고 솜다리의 일종도 보이는데 우리나라엔 왜솜다리와 산솜다리 두 종류가 있단다
이건 무슨 종류의 솜다리 인지는 모르겠다
이걸두고 에델바이스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기는 한데 그건 그냥 닮았다는 의미이고 에델바이스와 솜다리는 전혀 다른 별개의 종이란다
島田孃(2858m) 내림길에서
정겨운 장면이다
이런 맛이 그리워, 이 냄세가 그리워 한번씩 가야만 하는 모양이라
우리나라에도 2300m 이상의 고산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구름속 우츠기다케
중앙 알프스가 남알프스보다 밋밋한 산인 줄 알았는데 딱 북알과 남알의 중간쯤이다
어찌나 오르내림이 심한지
히노키오다케,
저 곳에서 점심을 먹고 이영호 총각은 하산길을 따라 내려갔다
그런데 그 길 참 궁금하다
그가 가진 지도로 보면 험로표시가 몇군데 되어 있던데 시간에 맞춰 내려 갔는가 궁금하다
일본인들도 산이름 한자는 잘 모르는 모양이라
몇명한테나 어떻게 읽는지 물어 보아도 잘 모르겠단다
혹시 히노키오라고 읽는 거 아니냐니 그럴수도 있단다
일본 한자는 하도 읽는 방식이 많으니, 자기들도 명함을 받으면 먼저 '이거 우찌 읽스무니까?' 하고 물어 본다네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이영호 총각 내려 보내고 우리는 구마자와다케로 향한다
그런데 나중에 후지산으로 하산해서 장군봉님이 이런 의견을 보이신다
히노키오다케 바로 아래 하산 길에 무인산장이 하나 있다
그러니깐 산행 일정을 그곳에서 하루 끊고 진행하면 더 좋지 않겠다 하는 것이다
들어보니 멋진 생각인데 그라모 그때 산정에서 말씀해 주시지 않고....
이 열매와,
이 열매가 지천이더라
고께모모는 먹는 것인 줄 알아 눈에 보이면 애용 하는데 이건 잘 모르겠더라
찾아 보기도 귀찮고, 어쨌던 두번인가 맛을 봤는데 맛에 특징이 없이 민민하다고 해야하나
느낌에 식용일 듯 했다
확실히 알고 간다면 비타민 걱정은 안해도 될만치 지천으로 널렸다
구마자와다케를 넘어
14시 40분경
히가시카와다케(東天岳, 2671m)에 닿다
애초 계획하기로 오늘중에 우츠기다케에서 하산하여 이케야마(池山) 지나서 있는 동물관측동에서 비박하리라 하였다
결과를 알고보니 소가 웃을 이야기다
산정에서 우리가 그제밤 역사에서 비박한 고마가네시를 내려다 본다
東天岳 내림길 안부에 우츠기(空木) 산장이 있다
급하게 내리쳐 우츠기다케로 급하게 올라친다
우츠기 산장은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다
산장에 도착하니 16시다
텐트장을 운영하지 않는 곳이지만 그럴듯한 공터가 있길레 혹시나 해서 물어 보았다
여기 텐트 좀 치면 안되겠느냐 하니 자기들은 텐트장 허가는 없단다
그 인간들은 여지라는 게 없다
한마디로 정나미가 없다는 것이다
맞는 처사지만 우리 정서에는 좀 거시한 점이 있다는 걸 항시 느낀다
두어시간 가면 무인 대피소가 있단다
그런데 오늘은 일요일이라 사람이 나와 있단다
뜨끔해서 그럼 돈을 받냐니 1인당 3천엔씩 받는단다
그 아래 30분쯤 가면 무인대피소가 하나 더 있는데 그곳도 위쪽에서 관리하는 곳이라 돈은 내야 한단다
나중에 보니 아래쪽은 돈을 안내도 되는 곳이더라
오늘 동물관찰동은 고사하고 무인대피소 까지만 가도 성공이다 싶다
위쪽 무인대피소에서 물을 판다니 그곳까지 가면서 마실 물만 병당 200엔씩 주고 한병씩 꽃고 나아가다
그런데 산장에서 쉬면서 캔맥주를 두어통씩 마셨다
더군다나 기온도 내려가고 하여 갈증이 없어 우츠기다케 정상까지 고스란히 가지고간 이때 지참한 500ml의 물통들이 그날밤 우리를 살렸다
우츠기다케 오름이 정말 빡세더만
게다가 막판엔 위험 구간도 있어요
이때까지는 날씨가 양호하네
경란과 장군봉님은 힘이 드시는지 한참이나 뒤쳐졌다
하늘은 이렇지만 이때 공기가 심상 찮아졌어요
8부 능선쯤에서 정상방면을 보다
미나미고마가다케(2841m)와 고스모다케(2613m)
당초 계획이 또 웃기는게 우츠기다케에 배낭을 두고 저 두 산을 왕복하려 했다
지도상으로는 그냥 일직선 능선으로 보이더만 저리 상하 굴곡이 심한 산인 줄 알았나
이번에 홍도가 갑자기 빠지게 되어 팀을 맞추려 이리저리 알아 보아도 마땅한 사람이 없기에 마누라를 데려 올라고 했다
마누라가 코빵귀 뀌며 못 들은체 한게 너무나 고마웠다
짐이야 내가 메어 준다손, 고소증 심한 사람이 그야말로 발발 기었지 않겠나
아냐~
아마도 그 자리에 퍼져 엉엉 울고 앉았을 거라
이 지점에서 한참이나 기다렸다
기다리고 있으려니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한다
정말 큰일났다 싶었다
날은 점점 추워 오고 갈길은 멀고, 일단 배낭에 카바를 쒸우고 가급적 우의를 꺼내 입자 하였다
산정에 당도하니 마악 18시에 이르렀다
다행히 비는 오락가락만 한다
우츠기 산정에 이르러 미나미고마가다케 방면으로 산을 내려다 보니 얼쑤~
정말 죽여주는 박지가 몇개나 있다
일본 산꾼들이 가끔씩 이용하는 듯한 흔적이 있다
뒤이어 오는 일행들에게 아주 좋은 일이 있다며 그곳을 보게하다
일순 분위기가 180도 업 되었다
남은 물의 양을 점검해 보니 장군봉님이 남겨오신 1리터와 각자 500ml씩 한병,
국 없이 밥만 하기로 하고 각자 내일 아침까지 마실 물 약 300ml씩 남기고 중앙식당으로 공출 받았다
텐트를 설치하고 있으려니 빗줄기가 점점 굷어진다
바람도 쎄지기 시작한다
각자 요령껏 텐트를 설치하고는 일단 짐부터 텐트안으로 밀어 넣었다
텐트 안에서 옷을 대충 갈아입고,
바깥 사항을 대충 보아도 도저히 취사가 불가능하다
내 텐트를 중앙식당 삼아 밥부터 했다
소주는 호연성님이 4홉짜리 두병 배낭안에 감추고 있는 거 안다
호연성님 텐트에 식당 하나 만들어 장군봉님 들어 가시게 하고,
경란이는 내 텐트로 불러 잠깐 밥집아지매 시키고는 안으로 불러 들였다
소주도 각 식당 텐트에 한병씩 공수되어 온다
이후 경란이는 가급적 술을 못 마시게 하고 내는 실컷 마셨다
조금 있으려니 저쪽 텐트에서 술 못 마시겠다고 거진 그대로 남은 소주병이 건너 온다
경란은 또 많이 못 마시게 하고 내 혼자 실컷 마셨다
그날밤 밤새도록 비바람이 몰아쳐 대부분 잠을 잘 못잤다 한다
내는 한번인가 깨고 세상 모르고 잘 잤다
어느 한밤중 뇨의를 느껴 바깥으로 나서보니 온 하늘에 별이 가득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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