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날짜 : 2012. 10. 13~14(1박 2일)
0 동행 : 진주아재님, 고운동님(비박지 조우)
0 산길 : 도장골~와룡폭포~일출봉(1박)~장터목~유암폭포
수요일엔 친구 김동팔이 진주 왔다며 술한잔 하자길레 시내에서 잔을 기울이다 농장에 와서 잤다
금요일엔 경란이가 다음날 지리 99팀 양띠 산행 한다며 친구랑 진주로 와 농장에 좀 재워 주란다
'고마 모텔에 자라~'
'오빠가 진주에 있는데 모텔에서는 못 자지~'
막걸리 두병씩 여섯병만 먹고 자자는게 결국 몇년전에 담아둔 살구주 한 되 까지 비우고 말았다
이른 아침에 자유시장 인근서 키서방에게 두 여인을 인계하고서는 집으로 갔다
아재님과의 약속시간은 두어시간 남았다
마누라에게 좀 깨워주라 하고 한참 잠속을 헤메는데 어여 가라고 깨운다
아재님은 약속시간보다 20분 일찍 이미 대문밖에 차를 세우고 기다리신단다
배낭을 메고 차로 뛰는데 아차차~ 등산화 없다
다시 챙겨 뛰는데 아차차~ 지팡이 두고 왔다
마누라 보고 좀 던져주라니 이 지팡이가 우리집 주차장 콘크리트의 반동으로 담 넘어 이웃집 고사택으로 날아가 버린다
아재님 멀찍이서 내가 졌다 하는 표정으로 물끄러미 보고 계신다
미리 부탁해 둔 장어 찾으랴
담 넘어간 지팡이 주워 오랴
여하튼 8시 이전에 출발은 했다
차가 탄력을 받을 때 쯤,
'행님~ 오늘 구절초 못 온답니다~'
'뭣이? 내 어렵게 휴가 받아 왔는데 아니 고#이!!!!~~'
마악 그 차제에 고운동님 전화다
옆에서 들어보니 고운동도 나중에 못 오겠다는 말 같다
아재님 대뜸, '야,,,안된다. 구절초가 안 온다니 국이 없다. 네가 꼭 와야 된다'
두사람 대화 방식 특이하데
1초도 안되어 다시 고운동이 온다고 하는 모양이라
이를 두고 고운동은 아재님을 아주 잘 파악하고 있는 바이고 구절초는 천지도 모르는 경우라 하겠다
길상암에 차를 두고 아재님 스님께 인사하러 오르신다
밑에서 이야기를 가만 들어보니 스님이 아재님을 아이 대하듯 한다
나중에 물었다
'행님보다 스님이 한창 나이가 많은 모양이지예~'
'음...아마도 몇 살 많을기다'
몇 살 많은 거 갖고 이해될 상황이 아니던디.....
아재님이 계곡으로 오르잔다
좋더라
둘이서 여태껏 적잖게 산길 걸은 듯 한데 제일 좋았던 경우였다
제발 담배 좀 끊으시쇼
내 술 마시는 거 보모 참 안타깝지요
거 뭐 몸에 좋은 거라고 달고 사십니까
그거 끊으모 내 장담 하건데 약 안묵고...... 험험!!
한가롭다
20여 미터쯤 가다가 한참이나 서서 사진 찍고,
또 멈춰서 사진 찍고,
단풍과 하늘과 고사목의 드러난 뿌리와,
돌아보게 한 사람이 조화로운 장면 이었다
나는 물 위에 낙엽 떠 있는 이런 장면이 좋더라
아재님 묻기로,
'물이 뺑뺑 돌게하는 그런 사진은 우째 찍노?'
아주 잠깐 생각하기로, 사진기를 싹 돌리며 찍으모 그리될까? 하다
그렇게 도장골 계곡은 가을 한가운데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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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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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할말이 없어서 숫자 찍다 보니 와룡폭포 장면이다
참 잘 맞춰 온 경우에 속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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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40분쯤 점심
P팩에 넣어 온 맥주는 다 마셨다
한병에 손이 더 가더라
이렇게 넣어 다니니 공간 활용도 되고 흔들리지도 않고 좋데
이 경우는 한번쯤 유념해야 한다
예전에 북한산에서 막걸리병에 왕벌 들어간 것도 모르고 마셨다가, 막걸리와 같이 들어간 왕벌에게 식도를 쏘여 호흡곤란으로 사망한 경우가 있지 않나
내가 가만히 보고 있으니 두마리나 캔속으로 들어가 술에 떨어 지더라
고거 별 생각없이 마시면 그런 경우 없으란 법 있나
자식들이 건져 놓으니 술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린다
한마리는 기력을 회복하고 날아갔으나, 한마리는 끝내 술독에 빠져 죽었다
와룔폭포 인근 기도처에 피어 있던 참취꽃(맞나?)
한 370m 쯤 올랐다
'행님~ 물 안 떠도 됩니꺼?'
'아참~ 올라 가면서 마실 물을 안 떴네~ 니가 갔다 와라~'
그래 내가 뽈뽈 거리며 없는 길도 만들어 가며 370m를 내려갔다 아닌가
다시 발발기며 올라오니 아주 위에서 무슨 큰 일 하나 이루어 놓은 모양이라
이거 받쳐서 길 만들어 놓았다고 어띠키나 유세가 심한지~
길이 없어져...
그냥 대충 쳐 올랐다
배낭을 좀 높은 곳에 풀어 지팡이로 받쳐두고 촛대봉과 연화봉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뭐가 우당탕탕 한다
고개 돌려 내려다 보니....
내 배낭이 경사진 곳으로 대국대굴 굴려 내려가고 아재는 잡지도 못하면서 어어? 만 연발하며 따라 내려 가시는 형국이고....
내 그 장면이 어찌나 웃기는지 한참이나 정신없이 웃었네 그려
처음엔 어데 멧돼지가 뛰어 내려 오는 줄 알았단다
다행히 배낭은 나무 둥치에 걸려 멈추었다
아재는 자기가 잡았다고 하시더라만
사진보다 좋았던 장면
능선으로 오르니 천왕봉 위엄하다
아재님 막판에 좀 힘드신 모양이다
그래도 연세가 환갑이신데 그 짐들을 메고 지리산 누비시니 대단하다
전망 트인 곳을 찾아 맥주 한캔씩 따서 요기 삼으니 힘이 좀 나신단다
황금능선이며 일출봉 능선이며 그 기상이 장쾌하다
애초 제석봉에 집을 짓자 하였난데 일출이 더 좋더라
고운동님께 전화 넣으니 의외로 이미 제석봉 전망대에 와 계시다
우리도 나아가 마주쳐 지나 장터목에서 물 길러오다
장터목 수도샘 콸콸~
집을 짓는데 일몰이 참 좋더라
장차 햇님이 구름밖으로 나오리라 한다
집 짓는 손길을 멈추고 또 장면을 잡는다
그렇게 하늘은 점차로 어두워져 가더라
고운동님은 참 오랫만에 만났다
내 제일 절친한 벗 민가는 대학을 꾸려 나보다 한살이 많다
하여 나는 나보다 한살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인정해 주모 다 친구로 삼는다
인정 안하모 안 만나면 되고~
고운동은 내 보다 서너살 많은 줄 알았는데 한살 차이더라
그래서 친구 된 밤이다
이 박지가 아주 마음에 든다
겨울날 스며들어도 개안을듯 하다
위엄스런 산
우째 전화가 트였난데 벽소령에서 자리라 하던 경란은 연화천에서 잤단다
하여 나보고 이르기를,
'오빠~ 우리 오늘 천왕봉 그 비릉 아래서 하루 더 자자~ 기다리라~' 한다
문디가 술도 없는데 무슨 청승으로 산정에서 하루를 더 보내자는 말인고
미역 줄나무 지나다
그리고 넘다
장터목에서 똑 바로 하산하다
한 열흘전에 명선님이 농장에 오셨더라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우천 허만수님이 진주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입산전에 등산점을 하셨다 한다
별 생각없이 아~ 그랬나 하고 말았다
그 이야기를 고운동에게 하니 택도 없단다
그래서 내기를 했다
하산하여 물회를 사기로~
그래놓고 고운동이 우천의 나이와 죽은 무렵 등등을 조목조목 집어가며 따져 준다
등산점 한 사람은 성낙건씨 란다
들어보니 명선행님께 전화해 볼것도 없이 내가 졌다
그때부터 아재님 발 빠르데
내는 행님이 그렇게 빠른 줄 처음 알았네
정다운 길
새로 다리 놓았더라
처음 봤음
아재님이 하도 빨리 내빼 따라 온다고 제법 땀 뺐다
전용 알탕소로 가니 저번 태풍에 휩쓸려 사라졌다
대신 근처에 더 그럴싸한 알탕소 하나 생겨 있기로 이제부터 전용탕으로 삼기로 했다
어따~
써언하데~
(원본보기 재미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