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제석단과 향적사지

객꾼 2014. 3. 3. 17:11

0 일짜 : 2014. 3. 1. (일),  당일

0 간길 : 백무동 - 장터목 - 제석단 - 향적사지 - 백무동

0 동행 : 진주이마운틴

 

 

2월에 하도 이산 저산으로 돌았기로 이번주는 마라톤 연습이나 하며 좀 쉬자 하였다

비 소식이 있어 그런지 주변을 둘러 보아도 마땅이 땡기는 곳을 찾는 지인들도 없다

마침 저번주 다녀온 곳을 이마운틴 팀들이 간단다

내사 갈 마음이 별로 없다

헌데 달수니가 간단다 비도 온다는데,

어따 좀 위험할 것인디 하다가 그냥 나도 다녀 오기로 한다     

 

정대장 외 열일곱이 따라 나섰으면 비를 예보한 날의 산행치고 많은 사람들이다

몇군데 정차하여 사람을 태워 백무동에 이르니 거진 아홉시였나

이날따라 자꾸만 뒤로 쳐지는 달수니와 보조를 맞춰 나아가다 보니 대략 후미대장과 같이 진행하게 된 셈이다

 

<하동바위 휴식>

 

 

 

 

출발 무렵엔 좀 느긋이 걸으며 사람들 호흡이나 조정하게 해 주모 되겠더마 어찌나 내빼는지~

후미대장 이르기로 정대장을 아무리 타일러도(?) 말을 안 듣는데요

내 일부러 지적하네

초반에 그리 쌔리 빼 삐모 자칫 사람들 퍼질 수 있어요  

자~ 준비 되었습니까 카고, 사람들 눈으로 일일히 확인해서 천천히 출발~ 이래야 되네

 

 

 

 

망바위,

어따~, 바람 써언한 여름날에 막걸리 한사발 기울이면 쥑이는 곳이제

대저 망바위는 도적질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던 곳인데,

이 망바위는 무슨 용도의 망바위 였나

빨치산?

 

 

 

 

 

'그쪽에 좀 서보라~'

(쭈뼜쭈뼜 폼을 잡고 서길레) '폼 안잡아도 된다~ 실루엣이다~'

건데 완전한 실루엣은 아니기로 걍 강제로 맹글아 버렸네

 

 

 

 

달수니는 오늘 도저히 안되겠단다

자칫 민폐 끼치겠단다

나야 속으로 윽수로 좋지

며칠전에 제대로 느낀 길인데다 눈도 별로 없고 조망도 없고, 더구나 막바지 얼마나 지루한 길인데....

그렇게 일행들은 상봉을 거쳐 칠선골로 향하고 우리는 남았다

 

 

 

장터목 취사장에서 점심을 해 먹으며 시간계산을 해보니 너무 남는다

그러모 밥 묵고 제석단에나 다녀오자 하다  

나도옥잠화가 자생하는 길을 따라 나아가니 선답자들의 흔적이 많다

 

제석단은 터가 쎈 곳이란다

나는 별로 모르겠더마 잠자는 이들이 밤새 악몽에 시달리기도 한단다

예전 지리산신에게 제를 지내던 곳이라 그러한 것이기 보다 이 자리에서는 너무나 많은 사람이 죽었다

소설 남부군에서 주인공이 보리 한되를 얻어 한솥 보리밥을 소금으로 반찬삼아 다 먹어치운 곳이 이곳이지 싶다

물이 철철 넘쳐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드는 박지이다

 

 

 

 

제석단을 둘러 보고도 시간이 너무 남는다

'달수나~ 요 아래 향적사터가 있는데 제대로 찾을 확룰이 50%다~ 가 볼래?'

뭘 믿고 그러는지 가 보잔다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많아 가만히 이곳에 서 있었는데 그 이유나 알았을란가

한 칠팔년전에 이곳을 들머리 삼아 들어가 본적이 있고, 요 아래 샘터에서 한번 치고 올라 찾아 간 적이 있다

사람들이 뜸한 틈을 노려 잽싸게 난간을 넘다

 

 

 

 

 

요즘은 향적사지는 잘 안가나

아니면 주로 밑에서 치고 오르나

흔적이 거진 없다

 

 

 

 

대충 감각으로 나아갔다

다행히(?) 이 길을 처음 찾아들었을제 알바 제대로 했었다

이 주변을 아래위로 다 헤메이어 본 경험이 있으니 길 아닌곳은 알겠더라

저 위쪽으로 가면 아주 그럴싸한 호랑이굴도 하나 있다 

 

 

 

 

 

눈이 쌓였고 더구나 시계마져 불량하니 감을 제대로 못 잡겠다

그래도 운이 좋은겐지 대충 느낌이 이는 곳에 한방에 다다랗다

이 아래 같은데.....

 

 

 

 

 

대충 치고 내려가 보았다

이곳에서 1박 야영을 하기도 했었는데 하도 오랫만이라 확신을 못하겠더만 다행히 제데로 찾아 들었더라

기분 좋았어

 

 

 

 

 

샘은 두개나 있고 생각보다 정갈하다

기억에 주변이 진흙탕이었는데 누가 돌로 샘을 다시 만들어 놓았나

요 아래에 또 다른 샘이 있나?

 

 

 

 

유두류록에 이륙이나 김종직 선생같은 조선조 유림들의 산행기에 자주 등장하는 향적사가 있던 터다

다만 이 절터가 100% 향적사지라고 이르기 어려운 것은 이곳에서 너무나도 쉽게 제석봉으로 오른 내용들이 의아해서다

내가 길을 잃어보아 아는데 이곳에서 제석봉으로 바로 쳐 오르다 보면 제법 험한 절벽을 두번이나 만난다

그 이름으로 유추해 보더라도 이 주변에서는 야생초화가 잘 없다

오히려 북사면 제석단 주변에 야생초화 군락지가 있어 능히 향적사라 이름할만 하다

 

 

 

 

 

 

눈쌓인 곳에 텐트를 치면,

다음날 일출을 텐트안에서 바로 볼 수가 있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천왕봉이 바로 코앞이다

 

 

 

 

 

저곳을 금강대라 이름 한단다

지리 10대의 하나인 금강대가 아니라 그냥 그런 이름인 모양이다

'달수나~ 내 여기 서 있을테니 너는 저곳으로 가 바위 위에 가서 폼을 잡아 보아라~'

미니깐 가기는 가더만 무서워 꼭대기엔 못 오르고 어딘가에 보이기는 보인다

 

 

 

 

 

 

찾아온 길을 다시 치고 오르기도 부담스럽고 아는 길 중 쉬운길을 따라 내려오다

대저 아래쪽에서 이 길로 찾아들면 훨씬 찾기가 쉽다

 

 

 

 

 

 

유암폭포에서 장터목으로 오르는 일반등로를 만나 길따라 오른다

시간을 헤아려 보니 향적사지 찾았다 나온 것만도 70분이다

 

 

 

'달수나~ 내가 지금 한가지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는데 그게 뭐 겠냐?'

'음....막걸리 한잔?'

똑똑해요

내려가 막걸리 한잔하면 딱 맞을 시간 여산이다

한병을 비우고 두병째 마시고 있으려니 정대장의 호출이다

아뿔사~

두잔이 남았기로 한잔은 급히 마셨는데 마지막 한잔은 남기고 왔구나 

 

 

 

 

 

 

고것이 오늘까지도 한이 맺혀 이월이와 중참으로 막걸리 한사발 나누다

이미 봄날은 징하게 와 버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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