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이가 아기를 낳았다는데 한번 보러 갔다
빵모자 하나 신발 한켤레 사들고
현관으로 들어서니 아기는 자고 있고 혜원이는 밥 먹으러 나간단다
저놈이 우리가 아니갔어도 아기 홀로두고 나갔을까 싶다
저놈 한번 깨워봐라
같이 놀게
이러면서 아기 구경 안주삼아 소주 한잔 기울이고 있으니 시끄러워 그런겐지 뒤척거리더니 눈을 뜨고 정신차리기 준비 중이다
조금 더 기다리기 안달나 냉큼 안아다 무릎위에 앉혔다
이쪽저쪽 무릎위로 옮겨다니기 귀찮았던냥 종내 칭얼거린다
아기가 우는데는 두가지 이유다
배가 고프거나 기저귀가 젖었거나 두가지 중 하나라는 결론을 내리고 먼저 기저귀부터 간다
네가 옳니 내가 옳니 두 할배 땀을 뻘뻘 흘리며 기저귀를 갈아 주었다
그래도 운다
그럼 우유를 먹이자는 결론에 이르러 또 한바탕의 소동이 시작되었다
아무리 찾아도 우유가 아니보이기로 할수없이 혜원에게 전화로 물어보니 아주 쉬운곳에 있다
우유를 딱 30초만 뎁히란다
둘이서 무장공비 지키듯이 뚫어지게 시각을 재어 성공적으로 뎁히다
그리하여 아기는 뽀송뽀송 해지고
배 불렀다
지리산 두지터 들어 가는길에 한줄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