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이가 책을 한권도 읽지않은 사람인데,
그보다 더 무서운 이가 오직 하나 있으니 책을 한권만 읽은 사람이라 했다
한단고기(사실을 환단고기로 읽어야 한단다. 한단고기주의자들이 환을 한으로 읽어야 한다니 일단 차치하고) 이 책이야 말로 그에 적합한 서물이리라
한단고기는 1911년 계연수가(실존 인물인지 조차 불분명하다) 집필하여 그의 제자 이유립에게 전하며 1980년에 공개 하라고 한 책으로, 삼성기,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 네권을 취합해 편찬한 책이다(계연수는 1916년에 묘향암 석굴에서 최치원이 석벽에 새긴 천부경을 얻었다 했는데, 그 천부경이 5년전에 출간된 책에 인용되어 있다)
이후 이유립은 그 책을 분실하여 기억에 의하여 재집필하여, 무엇이 어찌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1979년 영문으로 출간되었고, 1982년 일문으로 번역 되었고, 이유립은 한문번역이 안되니 일어판을 다시 우리나라말로 번역 출간했단다
(그러니깐 진짜로 그 양반이 기억에 의하여 다시 쓴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벗 식이가 소위 한단고기파다
이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면 도저히 한마디도 못 받겠더라
한민족은 한국, 신시조선을 이어 단군 왕검의 고조선으로 이어진 일만년 역사로서, 우리의 주 무대는 현재의 북경 주변에서 시베리아 까지이다
쉽게 말해 고려의 주무대가 그곳이고 현재의 우리나라가 아니며, 논리가 전개되다 보면 이순신 장군의 주 전투무대도 현재의 남해바다가 아니라 황해쯤 된다
그러니까 왜놈들이 개전초기 동래부사 송상헌에게 명을 치기 위한 길을 비켜라 했을때 그 멋있는 말도, 현재의 부산 동래가 아니라 텐진 바닷가 어디쯤이라는 이야긴데, 그렇다면 이미 중국 본토인데 명나라하고 붙을 놈들이 아무리 시시했을 조선군사라도 돌아가모 되지 일부러 힘을 뺄 필요가 있었겠나
각설하고,
대화가 되려면 내가 읽어 나도 한단고기파가 되든지 최소한 요해는 해야할거 아니겠나
처음 식이네 집에서 가져온게 십년쯤 된다
건데 내 이 십년동안 몇번이고 머리를 싸매고 독파해 보려 도전했는데 책이 너무 어렵다
마침 집중도 잘되고 하니 이번 기회에 우짜든지 끝까지 읽어보리라 하였다
방법을 바꾸어 본문부터 들어가지 않고 부록 해설집부터 읽었다
솔깃한 말도 많고 의외로 집중이 된다
그러다가 불현듯 이 책을 누가 언제 썼는지가 궁금하다
요즘 세상이 스마트폰 시대 아닌가
검색하니 한단고기에 대한 분석만 몇시간을 읽어야 될 정도로 방대하다
물론 소위 환까(한단고기파를 까는, 비평하는 부류)들의 저질 표현을 빌린 것들도 있었지만 정식으로 진지하게 분석한 내용도 많다
백과사전에 올려져 있다
내 어제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차분히 읽어 보았다
인용은 하지 않을란다
검색하면 다 나오니깐 관심 있는 이들은 읽어보모 된다
내 판단에 의하면 이건 위서다(인용된 대부분의 책도 위서인 듯 하다. 다만 규원사화는 역사학계의 주장과 달리 책의 존재는 17세기 중반 북애자가 집필한 서물이 맞는 듯 하다)
반대론자들의 논리와 증거는 일목요연하다
반면 한단고기파의 반론은 음....
무엇보다
이유립은 태백교라 하는 종교의 교주다
그 스스로도 자기 발목을 잡은 내용들이 많다
다만, 한국의 역사학계에서 신중히 심도있게 접근하여 고찰했을 만큼 모든 내용들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다
솔깃할만한 이야기들이 많다
그래서 내가 서두에 언급했듯이 이 한권만 읽었다간 큰일날 일이다
버젓히 인용한 태호복희와 여와의 그림,
그거 중국 역사서에도 하나라나 은나라 이야기에 나온다
신강 위구르 자치구에서 출토된 것이다
후세에 중국인이 그린 그 복희와 여와를 한단고기와 같이 다룬다면(우리 조상으로 친다면) 그 시초는 중국과 우리 역사가 같다는 거다
물론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럴 경우 그들이 내세우는 민족주의와 출발부터 배치된다
차후,
한단고기파들의 고고학적 증거를 통한 논리적이고 상식적인 반론이 없는한 개인적으로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