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10. 3. 26~ 3. 28(2박 3일)
- 1일차 : 22:30 상판저수지 천지연휴게소 1박
- 2일차 : 06:35 큰재 산행시작, 11:00 윗왕실재 뚜버기 접선 점심, 15:50 개머리재 종료
- 3일차 : 08:03 개머리재 산행시작, 11:37 신의터재 산행종료
연인산에서 뚜버기가 다리 골절상을 입는 바람에 2월 대간은 이어가지 못했다
막상 사고가 났을 당시에는 올해 안으로 다시 이어가기 힘들겠구나 싶었는데, 나이 든 놈 치고 뼈가 잘 붙는 모양이다
운전은 가능하다기로 일단 아가들을 태우고 오기로 한다
큰재~신의터재 구간은 완만한 코스이므로 나 혼자라도 아가들을 인솔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조심해서 손해 보겠나
아이언맨 호연이 성님께 에스코트를 부탁하니 쾌히 승낙하신다
희라가 평소 그리 안하더만 가기 싫다고 찔찔 짜는 걸 집에서 겨우 꼬드겨 출발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혜지도 안갈려는 걸 겨우 꼬드겨 데리고 왔단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다달이 쉬지 않고 이어가야는데 한달을 쉰 휴유증이 제법 심각했다
당초 계획으로는 첫날 백학산 임도에서 끊고 야영할 여산이었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춥다
안전하게 상판저수지 그 휴게소를 베이스 삼아 이틀간 진행하자 약조하고, 가는길에 대구에 들러 호연성을 태우고 모동면에 도착하니 22시가 넘었다
23시쯤 당도한 뚜버기네와 간단히 막걸리 두병 마시고 잠드니 아침 5시도 멀었는데 저절로 잠이 깨더라
아침으로 떡가래를 구워먹고 가뿐하게 밖으로 나서긴 했는데 3월말 기온이 어찌 그리도 차겁겠나
두달만에 큰재에 서니 시각은 6시 35분이다
자~
힘좋고 마음씨 좋은 호연이 아저씨 따라 힘차게 출발~
폐교된 인성초교 교정은 교정대로, 숙사가 있던곳은 그곳대로 나름 백두대간 생태교육 관련공사가 한창이다
아마도 팬션으로 활용할 모양인데 큰재 주변에 다른 볼거리나 있나
10분쯤 진행하니 해뜬다
이번 산행은 대체적으로 황사가 심하고, 또한 별다른 조망이 없는 구간이라 볼만한 사진도 별로 없다
딸내미들 재롱이라도 있으니 뭘 더 바라나
처음엔 이곳이 회룡재인 줄 알았다
이리 빨리 도착하니 오늘 산행은 일도 아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회룡재는 이곳에서 1시간이나 더 걸어야 당도할 곳이었더라
인자 뚜버기는 큰일났다
아가들이 호연이 아저씨가 뚜버기보다 좋단다
나도 사실 훨씬 덤직하더라
여름철에 지나면 소똥 냄세가 심하다는 회룡목장 옆길이다
내려다 보며 대충 한우 마릿수를 헤아려 보아도 거진 일천두에 가까운 듯 하다
출발한지 1시간 40여분 만에 회룡재를 지난다
날씨가 추워서 인지 아가들 걸음이 그리 더딘 날은 아니었다
2시간 10분만에 개터재도 지난다
별스레 장애물도 없고 조망꺼리도 없고 산길은 밋밋하게 이어져 간다
아가들이야 그런길이 훨 좋겠지
꽃도 없고~
곳곳에 저런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참으로 세상 삐딱하거나 냉소적으로 사는 사람이 종종 있는 모양이라
일없이 왜 저걸 부수고 다니나
여하튼 인터넷에 악성 댓글 다는 놈이나 저런거 부수고 다니는 놈이나 걱정이다
열에 아홉개는 부서져 있더라
11시쯤 윗왕실재에 당도했다
밥재이가 돼지 두루치기도 구워 놓고 밥도 잘 해 놓았다
이런 역활 있으니 산행이 참 편하데
아가들이 얼마나 허겁지겁 맛나게들 먹는지....
다만,
제 흥에 겨워 막걸리를 적잖이 마시고 남의 차 끌고 다니며 두번이나 쳐박고 말이지
음주 걸리면 팔자 망한다
다음부터는 그런일 없도록 하라
이번 산행의 가장 난구간 백학산 오름길이다
하지만 이놈들도 어느덧 열두번째 출정 아닌가
아주 가뿐하게 오른다
산정을 향하여~
이제 두어시간만 가면 끝이다
산정에 올랐으니 기념사진 한장~
호연행님이 아가들 참 잘 데리고 놀데
당초 계획으로는 이곳에서 멈추고 야영할 여산이었다
날씨가 추워 계획을 변경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리되기 천만다행이었다
만약 계획대로 야영을 추진하였다면 내 차가 여기 올라 오다가 아마도 작살이 났을게다
뚜벅~
임도는 샛길보다 큰길로 다니도록 하시게
언뜻보니 우회로가 있는 듯 해 아가들 대기 시키고 혼자 나아가 보았다
남의 묘터로 가는 길이데
내쳐 가다간 억수로 고생 하겠더만
자아~
우회로는 없데요
그냥 길 따라 아저씨 따라 오세요
이제 2,30분만 나아가면 날머리인데,
'아이고 아부지~ 더 못가겠소~ 그만 갑시다' 그러면서 쉬데
호연성님의 리더쉽이 돋보이는 순간
자아~
아저씨가 끌어주마
모두 손을 잡아라~
엇?
비행접시 놀이 이벤트
마지막 표지판~
드뎌 개머리재에 닿았다
경운기 있는쪽이 개머리재가 아니라 되돌아 뛰어가고 있다
농부 아저씨가 무얼 좀 먹고 가라니 자기들 먹을 거 주는 줄 알고 신나게 달려간다만,
가보니 막걸리 밖에 없거던
제각기들 토라져 뚜버기 아저씨 기다리고 있다
저렇게 생판 처음보는 사람들과 마주앉아 마시는 막걸리가 그렇게 달데
내 그날 사과하고 포도 전정하는 법은 확실히 배웠다
명자꽃
뚜버기 접선하여 다시 상판저수지로 이동이다
그 모텔은 무슨 인연이 있어서 3박이나 하게되나
큰딸내미들은 짐칸에 태워서~
씻기고 밥 먹이고,
우리는 막걸리 한잔 하는 시간에 자기들은 노래방에 보내 달란다
대간산행 하면서 주보야송이다
느긋이 일어나 밥 먹고 다시 개머리재에 서니 8시다
오늘 산행은 오전중에 끝나겠구나
하지만 그건 아가들은 모르는 것이고....
밥재이도 사진 한판 낑가주라 해서~
지기재를 향하여~
집에서는 산에 안갈거라고 울고 그러드만 산에 데려다 놓으니 언제 그랬냐게 잘 걷는다
헐~
나중에 그 연유를 알아보니 지난 1월 산행 후 둘이서 문자 주고받다 싸웠더란다
그게 서먹해 애초 산에 안간다 하였다나
뚜버기와 그 이야기 하면서 은근히 웃었다
사과밭과 포도밭이 지천인 지기재다
과실이 익는 계절에 때맞춰 오면 입은 호강하는데 말여
지기재에서는 길이 왼쪽 마을로 안내되어 사면을 치고 마루금에 붙게 되어 있다
예전에도 그랬나?
하긴 태풍 매미가 치고 있는 날 지나갔으니 무슨 정신이 있었겠나
길이 수월하니 진행은 쉽더라
이정표 기둥에 흔적 남기고~
한참이나 아니 오기에 양지바른 곳에서 한참이나 기다렸다
잣나무 숲길 사이로 나타나더라
임진 왜놈의 난 때 의병을 일으킨 분과 관련이 있는 고개로,
일제강점기에 바뀌었다가 최근 그 뜻을 기리어 다시 쓰는 고개 이름이라 한다 운운...
다음 구간만 지나면 이제 본격적인 대간길이 시작되는 구나
단디 준비하자
차량을 회수하여 모동면으로 가 된장찌게 한그릇씩 하고 헤어졌다
주인 있수~?
바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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