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10. 01. 22~ 01. 24(2박 3일)
- 1일차 : 22:00 상판저수지 도착, 23:00 천지연휴게소 1박
- 2일차 : 07:20 작점고개로 이동, 08:16 산행시작, 15:00 큰재 도착, 추풍령면소재지 모텔 1박
- 3일차 : 10:16 산행시작, 15:55 작점고개 도착
금요일밤,
진주에서 두시간 반쯤 달리니 상주시 모동면 상판저수지에 이른다
뚜버기네는 한시간쯤 후에 도착하겠다 싶어 내일 마치기로 한 회령재 날머리나 찾아볼까 하여 찾아 들었다
인공위성 사진도 이미 숙지하고 온 참이라 쉽게 그 날머리를 찾을 줄 알았다
한시간 가량 불도 없고 길도 없는 곳에서 헤메다 나왔다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었다
다음날 아침 그랬다면 시간만 허비했을 터이다
더군다나 다음날이 상당히 춥다고 예보하였으므로 그냥 처음의 계획대로 큰재에서 마치기로 한건 잘한 일이었다
막걸리 한되 나눠 마시고 잠드니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잠이 깬다
느긋이 챙겨 내차를 큰재에 두고 추풍령 면소재지를 경유해 작점고개에 이르렀다
이번 산행은 구간을 바꾸어 진행하기로 한다
작점고개에서 큰재까지가 예상하기로 일곱시간쯤 소요되니 오늘 미리 걷고,
일요일에 비교적 가까운 추풍령에서 작점고개를 걷기로 하였다
8시가 조금 넘어 산행을 시작했다
웬만하면 추위를 잘 아니 느끼는데 내가 춥다고 생각되는걸 보면 이날 날씨가 상당히 추웠던 모양이다
바라클바브에 오리털파카에 동계용 장갑으로 칭칭 감아주고 산행을 시작한다
쩝~
그래도 손난로는 배낭에 그대로 둬요~
473봉 오르는데 한시간이나 걸린다
바람이 너무 차거워 오목한 곳을 골라 한참이나 쉬다가 간다
자~
다음번 쉴 때는 핫-쵸코 끊여줄께~
아마도 우측 소로는 갈현마을로 이어지는 산길인 모양이다
요즘은 교통이 발달로 도로가 많이 개설되어 사용하지 않겠다 마는 대간길에는 이런 고개가 참 많다
인지상정이라
이런곳에는 유달시리 표지기를 많이 달고 간다
날이 추우니 아래쪽 기도원에서 기도도 아니 하는가 보다
처음 대간 하던때 그 절규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오늘도 그리하리라 보고 추위도 쫓을겸 우리도 따라하자고 단단히 약조를 하고 온긴데 말이다
고즈녘한 산길을 둘씩 짝을 지어 걸어간다
오손도손 무슨 이야기가 그리도 많을꼬~
자아~
도토리는 참나무에 열린단다
그런데 정작 참나무라는 나무는 없어요
갈참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를 모두 모아서 참나무라고 하는 것이지
주위에 그런 나무들이 꽉차 있는데 그 구분이 쉽지 않거든
그러니깐 그냥 도토리는 참나무에서 떨어진다고 알고 있으면 되지요
용문산정에 올라~
이제는 자기들이 먼저 국태민안 할거라며 빙 둘러선다
추운날에 드리는 정성을 특별히 헤아려 주옵소서
산행 시작한지 4시간이 넘었다
어른 걸음이라면 벌써 큰재에 다다랐을 시간인데 이제 반이나 넘었나
날은 풀릴 줄 모르고 국수봉은 이제나 저제나~
지장산, 백화산 방면
국수봉 막바지~
대간길을 걸어보니 근간에 이르러 김천시에서 특별히 산길정비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곳곳에 백두대간 안내판하며, 산정엔 대부분 그 유래를 밝혀놓은 안내판이 서 있다
따듯한 음료를 끊여 먹이며 추워서 가자고 할때까지 느긋이 쉰다
나아갈 대간길이 백학산까지 확실히 조망된다
우측은 상주시인 모양이다
이십여년전,
서울대 모 지리학과 교수가 전국을 돌아 다녀본 후 이야기 하기로 전국에 사람살기 좋기로는
市로치면 상주요 郡으로 치면 남해라 하였난데, 남해는 이십년을 자랐어도 잘 모르겠고 상주는 일응 수긍이 가더라만
사실 나도 이곳저곳 적잖이 돌아댕겨 보았기로 말하자면,
사람살기에 진주 만 한 곳이 있나~흠...
이제 국수봉에서 날머리까지는 3km다
길이 좋으니 잠시 멈춘사이에 저만치 내달아 있다
683봉에서 만세한다
이쁜짓도 하면서~
오후 세시쯤 큰재에 이르렀다
맞은편 할머니집은 뜯겨 나간지 오래인 듯 하고,
인성초교 폐교는 백두대간 안내소로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처음 걸을제 할머니집을 사서 산장으로 활용해도 좋으리하다는 생각이 맞을뻔 했다
추풍령 면소재지로 옮겨가 여관방 하나 잡았다
아가들이 배고프다 합창하니 주인 아줌마가 곶감을 가져다 주며 우선 이걸로 허기를 채우라 한다
집에서 준비해간 장어와 주물럭을 구워주니 잘도 집어 먹는다
그러다 그 주에 농대 회식때 그 사장이 써비스로 준 증류소주, 사람들이 너무 독하다 아니 마셔 남았기로 산에 가서 마시면 딱 좋겠기에 챙겨 갔었다
그거 두병 나눠 마시고 잠들었는데 퍼뜩 정신차려 일어나 보니 자정이다
그때까지 자지않고 티브이보던 아가들 강제로 재우고 다시 막걸리 한되씩....
휴~
그러다 댓가를 치르지~
2일차는 대략 서너시간만 걸으면 되겠기로 느긋이 일어나 밥지어 먹고 출발하니 이미 열시가 넘었다
그래도 오후 한시쯤엔 끝나겠지 싶었다
금산 들머리~
그래도 이쯤에서 멈추었으니 산의 흔적이나마 남았다
내려다보니 아찔하기 그지없더라
왼쪽으로는 추풍령 저수지가 멋드러지게 조망되는 고요한 산길이다
길도 비교적 완만하니 아가들의 발걸음도 가볍다
드뎌 처음부터 작정한 임도를 만났다
사실 1차로 빠졌어야 할 길을 지나쳐 오르고 있는 중인데 뚜버기와 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지도만 한번 꺼내어 보았어도 되었을 터인데..
그래도 아직까지는 대간길이니~
대략 한삼십분쯤 남은듯 하다
'가져간 막걸리 밑바닦을 여기서 봐야 술이 깨지' 그런 죽은 잘 맞는다
갈 생각 없는냥 한시간 가까이 죽치고 앉았으려니 아가들이 오늘 산 그만가냐 묻는다
새총쏘기 체험~
출발은 했는데 또 뭘 잡았누~
묘함산 오르는 임도를 만났으면 그곳에서 왼쪽을 택해야지
왜 오른쪽 산으로 당연한 듯이 오르나
아가들은 당연히 그런 걱정이사 애초 없다지만 우린 뭐하나
이미 대간길 벗어난지 오래인데 먼곳으로 돌며 세월 가는 줄도 모른다
참나~
시방 생각하면 왜 그랬지 싶은데 그때는 일말의 의심도 없이 계속 오르고 있다
이 표정들이 잠시 뒤 어찌 변하는지 보자
나폴레옹도 그때 그랬을까~
"야!!~ 여기가 아닌가벼~"
"어?~ 아까 거기가 맞는가벼~"
하늘이 꺼질마한 한숨 한번씩 쉬드만 어깨가 축 쳐져서리 발길을 돌린다
이 지점에서도 어야피 임도 탈 생각이었다면 그냥 길따라 내려가지 왜 또 올랐을까
여하튼 그놈이나 나나~
자알 하고 있다
결국 그 임도로 별 생각없이 다시 내려오고 있다
한참이나 투덜거리더만 이 장난꺼리 발견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달려든다
겨우 분위기 반전시키고~
그려~
애초 이 임도를 타고 오려 했는데 뭐하러 저 산 꼭대기까지 올랐다 왔을꼬
날이 조금 풀렸으니 망정이지
대간길하며 묘함산까지 갔다 온 사람은 우리 뿐일거여
늦어도 오후 두시엔 작점고개에 이르리라 생각했는데 네시가 다 되었다
희인이 불쑥 내볕는다
"나 이명박이 싫어~"
혜인 별 관심도 없다는 듯이 "왜?"
"박명수 닮았자나~"
박명수 세상 좋아진 줄 알아라
옛시절 같으면 너는 잠적해야 했다
희인 또 한마디 한다
"저번에 노무현 전대통령 죽었다고 했잖아... 나는 그때 노무현 전에 대통령은 이름도 없나~ 그냥 그사람 죽었다고 하면 되지 왜 노무현의 전에 대통령이 죽었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됐어,,,,나중에 보니 노무현이 죽었데~,,그럼 말이 틀리지...전대통령 노무현이 죽었다..이래야 되는거 아냐~"
"??~~"
대화는 북한문제로 이어간다
"그 있잖아~ 북한대통령.., 그 사람은 왜 맨날 구질구질하게 작업복만 입고 나오는지 몰라..양복도 좀 입고 나오고 그러면 좋을텐데...."
그러자 혜지가 즉시 끼어든다
"나 북한에 태어 났으면 큰일날 뻔 했어~,,어휴~끔찍해~"
듣고있던 혜인이 저도 한마디 해야되지 싶은갑다
"그 누구야~~~박정희?"
희인이 맞장구 친다
"어~ 그래~있어"
"나 그 사람 여잔줄 알았자나~~"
-대간길에서 시국토론하다-
<작점고개>
자아~
하나둘셋 하면 뛰어 오르는 거다~ 하다가 혜인이 빼고 박자 다 놓쳤다
전날 갖다 둔 뚜버기 차를 이틀만에 몰고 간다
그렇게 하니 저녁에 일부러 오지 않아도 되고 아침에 가져다 놓을 필요가 없으니 좋데
추풍령엔 목욕탕이 없다
공놀이 하는 중학생에게 물으니 이집을 소개해 준다
밥때도 아닌데 무슨 사람이 그렇게 많아
량도 적고 맛도 별다른게 없더마는 희한한 일이란 말여
오는길에 졸려서 혼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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