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잘 사용하지도 않는 다기들을 모아 보았다
어제 저녁에 챙기지 않고 아침부터 사람 정신없게 한다고 마누라 구박을 있는대로 받았다
그 문디는 내 산에 들어가서는 보름만에 나와도 아무말 안함서로 아침에 찬장 문 몇번 열고 닫았다고 그 눈치를 하나
역시나 쓰지도 않는 큰타월 두개 장롱에서 찾아 그걸로 보자기 삼아 다기를 싸매 농장으로 왔다
펴 놓으니 그럴싸 하다
내가 총각때부터 이제껏 다기를 3종 구입했던 모양이다
아직 기억에 남아있는 정든 다기 몇은 보이지 않는다
내가 깨어 먹었거나 식구들이 깨 먹은 모양이다
왼쪽 맨앞에 다기는 우리나라에 몇개 안남은 30여년 전에 작고하신 유명 도예가의 유품이다
그때 2만원 주었으니, 나 혼자 북을 치자면 시방은 50만원쯤 하리라 추정한다
어제 마시다 남은 벌나무랑 상황 끓인 물이 아직 남아 있기로 그것을 데워 몇잔인가 한다
술을 조절해야지
그거는 때대로 쳐마시면서 또 간은 겁나는 모양이제
벌나무는 매일 끓여 마시는 거 보면~
내 책꽃이 위에는 골동품이 하나 놓여 있었다
이 녹차가 내가 처음으로 만들어 본 것인데, 정확히는 모르겠고 5년에서 10년 사이쯤 될 게다
중국에 그 무슨 차냐
그거는 오래 될수록 비싸다던데 녹차도 그렇나
오후에 한번 우려 보아야 겄다
올 겨울에는 사무실에 좀 앉아 있기로 한다
시방 읽고 있는 것들만 모아 봤는데도 많기도 하다
수필이나 나무나 야생화 이야기는 한번씩 본다지만, 무슨 소설을 이책 읽었다 저책 읽었다 그리할꼬
그만큼 내가 요즘 정신없이 산다는 말일 수도 있을게다
난 시방 험난한 두해의 봄을 앞에 두고 있다
이 겨울에 정신을 추스려 내공을 길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