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athlons

2008년 태안그레이트맨

객꾼 2012. 2. 20. 15:04

 

충분히 훈련으로 대체되리라 여겨 산만 다녔다

7월이 되니 슬슬 불안해진다

 

마침 기름값이 엄청나게 오른다

녹슬은 자전거 닦아 출퇴근 하기로 하니 일석이조다

문 열자마자 들어가 수영 마치고 출근하면 8시쯤, 저쪽 마을로 한바퀴 뛰고 들어오면 금상첨화다

이렇게 조건이 좋은데 그동안 왜 차타고 다녔는가 싶다

 

북알프스 다녀오고는 산도 당분간 스톱이다

토,일요일 장거리 훈련에 전념했다

매일 올림픽 코스(수영 1.5km, 싸이클 40km, 런 10km)를 5일간 하기도 했다    

 

경기 일주일 전,

일체의 훈련을 중지하고 땡하면 집에 들어와 뒹굴기만 하니 마누라가 그러는게 맞냐고 묻기까지 한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니 뭐가 맞는지 알수있나

다만 몸이 편하면 컨디션이 상승하지 않겠나 싶었을 뿐이다

 

대한민국 아이언맨 대회는 작년 5회 대회를 끝으로 중국으로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한다

한국철인3종협회에서 대안으로 같은 킹코스 대회를 제주와 태안에서 주최하는 모양이다

육지에서 개최하니 시간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확실히 득이다

 

금년 기름유출로 많은 피해를 본 태안지역이나,

수영경기가 열리는 학암포해수욕장 만큼은 인근 한전에서 삼중사중으로 띠를 쳤기로 유일하게 피해가 없었던 지역이라 한다

 

경기 하루전,

때마다 밥을 두그릇 이상 먹고도 옆에 먹을게 보이기만 하면 입으로 가져간다

오후 5시도 안되어 저녁밥을 먹고서리 마침 응원을 온 산꾼들에게 가니 소주를 마시고 있다

에라~

큰컵으로 두어컵 마시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하다

 

경기 당일,

04:30 기상이다

입맛이 없드라도 밥은 꾸역꾸역 밀어 넣어야 한다

 

죽과 무설탕 옥수수캔 스패셜 푸드를 챙기고 토마토는 따로 철인클럽 자봉팀들에게 맡겨 둔다 

승일 철인의 조언대로 파워젤 7개를 물통에 짜넣어 물을 부어 싸이클에 꽂을 준비를 해 둔다

수영 마치고 먹을 꿀물과 콜라 한캔을 바이크 보급봉지에 담아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

 

수영경기장은 벌써부터 소요하다

때를 마침 조금날로 잡은바라 수면은 잔잔하기 그지없다 



 

 

 

철인대회는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다

경기 당일에야 컨디션만 잘 조절했다가 하루를 즐기면 된다

당연히 훈련을 게을리했다면 그 보다 고역일 하루가 어디 있겠냐 마는~

남들이 진주철인들 아니면 웃을일도 없다할 정도로 익살꾼들이 많은 클럽이다 

 



 

 

<수영 3.8km>

 

긴장되는 순간이다

어떻게든 호흡이 빨리 터져주어야 될 터이다

수영이 약한 편이라 항상 사람들 다 보내고 꼴찌쯤에서 출발했다

허나 이번에는 일부러 대열의 앞에 섰다



 

 

 

 

프로들이 먼저 뛰어들고 연이어 동호인들이 뛰어든다

이때는 정말 정신이 없다

무의식적으로 남들 페이스에 맞춰 손발을 허우적거리다간 낭패를 본다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자며 내도록 되내인다

덕분에 페이스는 유지하지만 뒤에서 엄청나게 밀어 붙인다

머리를 치고 가는 놈, 누르고 가는 놈, 그나마 옆으로 밀고 가는 이는 고맙다

하지만 일부러 그러는 사람 없는 줄 아므로 기분나쁠 일은 없다 

 

1km쯤 가니 그때서야 침이 넘어가며 호흡이 터인다

목구녕에 침 넘어가는 소리가 그때보다 반가울일 있겠나

 

 

 

 

 

 

 

한바퀴를 돌고 시계를 보니 49분 걸렸다

수영을 1시간 30분 예상 했는데 10분쯤 늦겠다

호흡도 트였겠다

고수들은 모두 앞서 갔겠다

두바퀴 째는 속도를 조금 높여 돌고 나오니 1시간 36분 걸렸다 

 

슈트 상의를 벗어 걸치고는 여유롭게 걸어 나왔다

뛰어본들 몇분이나 빠르겠는가

하지만 경기예의는 지켜야 하므로 물밖에 이르러서는 남들따라 뛰어야 했다  



 

 

 

싸이클 보따리를 받아 레이스 벨트부터 찬다

깜빡하고 발씻을 물을 챙기지 않았는데 근방에 물은 많아서 다행이다

콜라와 꿀물을 마시고 장비갖춰 출발이다

바꿈터에서 소요된 시간이 7분 남짓이다 




 

 

 


<바이크 180.2km>

싸이클은 코스를 6회전 한다

제주대회는 1회전 코스인데 어느것이 나은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제주코스에 비해 오르막이 심하지 않고 대부분이 평지라서 평속은 조금 더 나올듯하다

 

이번 대회는 작정한게 하나 있다

작년의 경우 남들 말만 듣고 너무 비상식을 많이 먹었다

산을 다닐때도 별스레 무엇을 먹고 걷는 타임이 아닌바라 이번에는 가급적 비상식을 적게 먹어 속을 편안하게 하고자 했다

 

그런데 아뿔사~

꿀물과 콜라가 궁합이 아니 맞는지 싸이클에 올라타자 마자 뱃속이 요동친다

참을때까지 참고 가자고 작정했다

4회전때 스페샬 푸드를 먹으러 들어 갔으니 무려 110km를 참으며 간 셈이다

 

그리고 토마토,

한바퀴 돌때마다 자봉에게서 토마토를 하나씩 등주머니에 받아 넣어 평지를 만나면 느긋이 먹었다

이게 효과가 너무 좋았다

본시 토마토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 에너지가 그대로 팍팍 느껴졌었다

 

싸이클은 6시간 10분 남짓 소요된 모양이다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너무 편안했디

절친한 친구와 피크닉하는 기분을 끝까지 유지하며 너무나 느긋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

수영에서 앞세워 보낸 사람들 2,3백명쯤 추월했을 터인데도 피니쉬에 이르니 많은 사람들이 이미 런을 하고 있다

 




 

 


 

 

<런 42.195km>

 

런은 4회전이다

개인적으로는 1회전이면 좋겠는데 남들은 모두 4회전이 좋단다

런 연습은 충분했는지 자신할 수 없으므로 이날 런 컨디션을 예측할 수 없다

 

일단 죽을 정도는 아니므로 기분 우중충할 일은 없다

새로 양말도 갈아 신고 바짝 마른 신발도 신으니 스타트는 좋다 



 

 

 

 

출발이 오후 3시쯤이다

8시쯤이면 마칠 수 있기를 간절히 고대했다

하지만 예년의 기록을 볼때 대략 5시간 30분쯤 소요되리라 판단된다

 

매번 느끼지만 런은 두바뀌째가 힘들다

첫바퀴를 그리 고생스럽게 돌았는데 아직 세바퀴가 남아있다는데 의식이 쏠리면 정말 막막하다

군대 때, 훈련소를 그리 고생하며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은 첫날 침상에 누웠는데,,

숨도 제대로 못 쉬겠는 상황에서 남은 군생활을 꼽아보니 딱 900일이데

내 그때 얼마나 막막하던지...

런 두바퀴째 돌다보면 항상 그때 생각이 난다

 

그런데 이번엔 희한한 경험 하나 했다

근전환이 되지 않아 허벅지와 종아리가 무거운 상태로 7km쯤에 있는 내리막길을 내려오고 있는데,

마치 근육에다 싸이다를 붓는 느낌이랄까

갑자기 다리가 억수로 편해지면서 호흡이 싹 정렬되데 

 

덕분에 37km 지점까지 논스톱으로 달렸다

더 좋은점은 사람들이 보급소에서 찬물을 안 뒤집어 쓰니 내 갈때마다 항상 아주 차거운 얼음물들이 풍부하다

갈때마다 알탕을 하였으니 열번도 더 뒤집어 쓴 셈이다

 

힘은 많이 남아 있다는걸 알겠는데 이런이런~

갑자기 다리에 쥐가 온다

땡기는 쥐가 아니라 전기충격기처럼 튀기는 쥐다

쥐가 올때면 나도 모르게 몸이 공중으로 솟구쳤다 내려앉는다

그런데 그 쥐가 희한하다

걸으면 금방 괜찮아 진다 



 

 

 

 

 

런이 예상보다 빨랐다

4시간 30분쯤 걸렸으니 말이다

총 소요시간 12시간 34분 16초, 의미없는 비교지만 작년보다 3시간이나 단축됐다 

 

 

 

 

 

 

오늘 아침에 마누라로부터 10분이나 잔소리를 들었다

내 일년에 듣는 잔소리 합이 30분쯤 되니 그 1/3을 오늘 들은 셈이다

요지는 술을 조정하라는 것이었다

 

자전거로 출퇴근도 계속해야 겠다

나른한 이 피로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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