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25. 토요일 07:00
내일 또 3.8km나 할낀데 연습은 뭐할라꼬 하는지 모르겠다
파도 제법 센것이야 갯가태생이니 그렇다 치고, 고개를 쳐박고 저어나가는데 딱 죽겠다
전날밤 술퍼 마신걸 억수로 후회했다
아,,,,한바퀴에 1시간 4분...
이건 거의 떠내려온 수준이다
8. 26. 일요일
새벽부터 막막하다
이 하루를 어찌 보낼것인가
작년에는 설레임이나 있드마는 올해는 걱정만 남아 있다
밥한그릇을 억지로 밀어넣고, 파워바 하나 억지로 쑤셔 넣고, 젤하나 억지로 짜 넣고,,
07:00
수영 시작이다
뒤에 따라가서 될 일이 아니다
그냥 무리에 석혀서 허우적거리다 보니 다행히 파도 뒤집히는 지점을 내도 모르게 통과했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어제는 그리도 힘들드마는 별로 힘이 안든다
첫바퀴가 끝나고 비틀거리며 일어나 보니 파도에 밀려 저만치 좌측에 서 있다
푹신한 모래바닦 뛰어 돌아오니라 제법 욕봤다
턴 지점에 슈트 상의를 벗어두고 물 석잔 마시고 뱃속에 낑가둔 파워젤을 묵었다
속도는 안 돼도 할 거는 다해 본다
머리 쓴다꼬 더 왼쪽으로 뛰어가서 2바퀴째 스타트를 했다
아마도 내 여산에는 출발한지 이십미터쯤 가가 그 한군자리서 파도머신을 탄 모양이다
아무리 디다봐도 내나 그 자리다
퍼뜩 두뇌플레이(일명 잔꾀)가 생각났다
두뇌를 들고 좌우로 살피니 저 저쪽 오른쪽에 라인밧줄이 보인다
그리로 죽어라 수영을 했다
손끝에 잡히는 밧줄이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 같다
할수없이 파도 뒤집어지는 지점을 밧줄잡고 통과했다
나머지는 그럭저럭 돌았다
마치고 아주 차분히 되돌아보니 바다에 한 스무명이나 남았나~
샤워 순서 기다릴 필요 없으니 좋다
느긋이 끝내고 천천히 걸어 올랐다
아는 사람이 앞에서 뛰길레 걸어 가자고 말렸다
09:07
파워젤 두어개 먹고, 바나나 두어조각 밀어 넣고 자장구를 시작했다
딱 죽겠다
포기는 차마 못하겠고 제발 자장구 빵구나 나버려라 싶다
그 핑계로 주저앉아 버리게.....
이 상태로 180km를 어찌갈꼬 싶다
40km까지 그 상태가 지속된다
꼬리를 잡고가니 앞서간 사람들이 물을 모두 마셔버려 보급소마다 물이 없다
게토레이만 마시고 나아가는데 콜라가 마시고 싶어 안달날 지경이다
그냥 뛰어들어 한병 후딱 마시고 내몰라라 와버릴까 싶은 마음이 상점을 볼때마다 생긴다
40km쯤 왔을때부터 시작되는 제주 바다가 환상이다
나도 모르게 타이타닉 흉내도 내어감서 달리다 보니 피로가 서서히 풀린다
와중에도 그 떠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빵구난 자장구 떼우고 있는 사람들 보니 안됐다
90km 스페샬푸드 지점,
자장구 속도계가 정확히 맞는다
스페샬푸드가 넘어갈까 싶었지만 일단 자장구를 세우고 나무그늘에 퍼져 앉는다
신발도 벗고 보급소에서 콜라도 원껏 얻어 마시고 찬물도 한없이 끼얹었다
야채죽은 먹을만하다
무설탕 옥수수캔 이거는 거진 환상이다 너무 잘 넘어간다
그리고 나머지는 다 버렸다
토마토가 하나 있었드라면,,,
다시 출발이다
돈네코 언덕은 걸었다
자장구 끌고 오르다보니 수도호스도 있어 때아닌 알탕도 원컷했다
120km지점
보급소에 기대도 안했는데 파워젤이 가득하다
배 고팠던 참이라 정신없이 두개를 짜넣고 두개는 따로 챙겼다
앞사람들이 이렇게 하니 뒤따라 오며 못얻어 묵었는 갑다
작년에 140km에서 퍼진 경험이 있기에 힘의 안배를 중요시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120km부터 힘이 난다
피니쉬까지 한 백명은 추월했지 싶다
자장구 골인점이 가까워지니 많은 사람이 이미 런을 하고 있다
참으로 그보다 부러울게 뭐 있겠는가
자장구를 맡기고 런 물건을 찾으러 가니 아직 찾아가지 않은 물건이 억수로 많다
내가 자장구에서 이리도 많은 사람을 추월했나 의아스럽다
16:42
뽀송뽀송한 양말로 갈아신고 사타구니에 구리스 떡칠을 하고 뛰 나가니 몸이 제법 상쾌하다
8월의 늦은 때악볕이 내리쬐는 아스팔트의 따스함이여
뛰 나간지 20초도 안되어 얼음물통 뒤집어쓰기 바쁘다
뛰자
물이다
뛰자
물이다
뛰자
물이다
런 시간이 아마도 5시간 50분쯤 걸렸지 싶다
내도록 그 생각만 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보급소 사이에 있는 조그마한 마트집 아줌마
그집 수돗물은 아마도 지하수인상 싶다
너무너무 시원했다
오고가고 여섯 번을 그집 죽담에 퍼져앉아 알탕을 했다
그 아줌마는 복 받아야 돼
15시간 34분 30몇초
디엔에프한 사람들은 그 나름으로, 끝가지 간 사람들은 또 그 나름으로 욕본 날이다
그런데 정작 일주일이 지난 오늘 이 시점까지도 그 진정한 의미가 무언지 잘 모르겠다
내년에는 우짜꼬???
8. 27. 월요일 01:40
남제주군 대정읍 신포2리 부둣가에 앉았다
당초 계획은 경기 마치고 진주클럽 모두가 참여하기로 했는데 이래저래 떨어지고 6명이다
제주 농사꾼 부동만성이 낚아온 한치를 즉석에서 회 뜨고 덮밥하여 먹었다
달빛 고요하고 사위로 바닷바람 살랑 불고 파도소리 철썩이니 좋았다
오,,,그런데
그거 먹기가 그날 낮에 철인한 만큼이나 힘들다
둘은 먹자말자 토하고 둘은 먹기를 포기하고 꺼적거리다 말고
둘은 성의가 미안하여 꾸역꾸역 묵고,,눈치없는 홍도의 면박은 늘어만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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