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國旅行, 山行

2006 북알프스 3

객꾼 2012. 2. 20. 15:30


 


 

 

- 산행코스 : 살생~야리자케(롯치)~도쿠사와(롯치)~묘우진바시~카미코지 방문센타

- 산행거리 : 22km쯤

- 소요시간 : 8시간

 

 

 

 

오한을 떨치고 일어나 텐트는 그대로 두고 흇대 휴게실로 뛰었다

전날 저녁을 먹고 취사도구를 그대로 정리해 두었기에 물 2리터(1리터 200엔)를 사서 아침을 해 먹었다

이틀간 내리 비바람을 맞았음에도 아침밥은 달고 분위기는 희희락락이다

 

텐트 걷으러 왔다가 바람때매 도저히 정리할 수 없어 그대로 모아쥐고 이동하는데 날라갈 뻔 했다

다음에는 장비를 더 단단히 챙겨 같은 비바람속에서도 훨 유유자적하며 하루밤을 보내리라 다짐한다


 


 

 

 

일본의 유명한 어느 스님이 도 닦던 곳

총 4번쯤 들어 앉았는데, 마지막에는 53일간 머무르며 도 닦다 운운..

홍도와 내눈에는 잔돈만 보이드라~   


 


 

 

 

 

2,600고지쯤 내려오니 비로소 하늘이 조금 열린다

며칠만에 뿌연 풍경이나마 멀리까지 보이니 희희낙락이었는데 두사람 표정이 왜 저러누~ 


 


 

 

 

 

대체적으로 3천고지에서도 고르게 자라고 있는 나무인데 눈잣나무라 한다

온통 검은바위 투성이일줄 알고 온 산에 나무가 있어 신기하여 이전에도 몇번이고 비벼 보았다 


 


 

 

 

 

 

우측사면이 야리사와롯치인 모양이다

원래 형상은 계곡인데 아직까지 최소 10미터 높이의 잔설로 덮여있다

저게 이 여름에 녹기나 하는걸까

스키를 약간이라도 탈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대로 하강해도 전혀 무리가 없겠다 한다 


 


 

 

 

 

저 위 5백여미터가 북알프스의 백미 야리게다케산이다 


 


 

 

 

 

 

바위 위에 다키미, 즉 폭포를 보는 곳이라 적혀 있다

맞은편으로 눈이 녹아 떨어지는 물줄기들이 여기저기 폭포를 이루고 있기는 하다 


 


 

 

 

 

스키타는 사람들~ 


 


 

 

 

 

 

정말 파 들어가 1박하고 싶은 마음마져 인다 



 

 

 

 

 

영판 스키장일세~ 


 


 

 

 

 

여기는 일본지도에 '야리를 조망하는 하천변'의 뜻으로 표기되어 있는 걸 보면 날이 맑은 날은 야리게다케(3180m)산이 멋드러지게 조망되는 곳인 모양이다  


 


 

 

 

 

 

분위기가 우리식으로 따지자면 목적지에 다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차소리 들리고 5시간'이라는 모 산사람의 하소연을 상기해야 한다 


 


 


 

 

 

토굴속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물도 고프고 배도 고픈데 먹을 건 다 떨어졌다 


 

 

 

 

 

 

 


이건 백두산에서도 자란다는 분홍노루발풀이라 한다

그 악천후속에서 카메라를 적시지 않고 사흘이나 버티며 사진을 찍고 있다는 사실에만 주목하시기 바란다 


 


 

 

 

 

 

여긴 꼭 지리산의 한장면 같다

그때는 몰랐는데 산행기를 쓰고 있는 지금 갑자기 지리산이 그립다

가고 접다 


 

 

 

 

 

 

우리나라말로 나도수정초라 한다

그 분위기가 꽤 음산하다

예를들어 혼자걷고 있는 산길에 이게 100m에 걸쳐 피어 있다면 아마 소름이 돋기 시작 할 게다


 

 

 

 

 

 

 

 

한국에는 없는 난초과라 한다


 

 

 

 

 

 

아마 요꼬오산장쯤...

비가 억수로 쏟아져 내리니 일본 산꾼들도 여기저기 처마밑에 숨어들어 컵라면이나 간편식을 먹고 있다

운좋게 너무 좋은 자리를 잡았다

캬..소주 한잔만 같이 한다면~~


 

 

 

 

 

 

이런길을 4시간 넘게 걸어 보아야 그 심정을 안다

일본에는 그 나무만 팔아도 나라 국민이 30년을 먹고 살 수 있는 숲이 있다고 들었는데 여기가 아닐까 싶었다 


 


 

 

 

앞서 가다가 갑자기 돌아서며 객꾼 왈

"행님~삼겹살에 소주 한잔 마시고 싶지 않소~"

 

동만성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받는다

"나가~시방..그 생각하며 걷고 있는디~~" 

 

오죽했으면 부산항에 도착하자마자 차로 옮겨 삼겹살 10인분에 소주 아홉병을 개눈 감추듯 하였을까


 


 

 

 

 

아마도 도쿠사와...정말 멋드러진 캠프장도 있다

하늘은 거짓말처럼 맑아지고 오랫만에 즐기는 일광욕이 정말 좋았다

 

이 산장앞에 겨울 북한강처럼 맑은물이 흐르는 냇가가 있다

물이 차겁기가 한이 없는데 객꾼이 누군가

백두산 천지에서도 알탕한 몸이지 않나

알탕하고 싶은 마음 참느라 얼마나 허벅지를 쑤셨는지...

 

머리도 감고 발도 씻고 푹푹 절은 등산화는 벗어 베낭에 걸고,

이제 저 멋드러진 캠프장에서 야영을 하며 옷가지들을 말릴것인가 내려 갈 것인가가 문제로다

 

내려가기로 결정한 그 선택만큼 탁월했던게 없었다

만약 그기서 잤다면 그날밤 그 폭우(최소 100mm?)를 우찌 감당했으리오

참으로 지리산신령님께 치성을 많이드린 복이로다   


 


 

 

 

 

이 용도가 무얼까

그에 대하여 동만성과 홍도는 이번 산행 중 최대의 논쟁을 펼쳤다

'행님~제가 일본놈 친구한테 물어 보겠습니다' 이래 간단히 끝은 났지만...  


 


 

 

 

 

꿩의다리가 몇시간째 같이 가고 있다 


 

 

 

 

 

 

카미코지에서 푸른하늘을 한번 구경이나 하다 


 


 

휴~

산행기도 적어내기 힘듭니다

저는 적거나 녹음은 없이 오로지 제 기억으로 대충 말합니다

 

일본국 북알프스는 꼭 권해보는 산입니다

산과 일본을 굳이 연결시킨다면야 할 수 없지만요

혹여 누구시라도 가시겠다는 분이 있어 그 참고하고자 하는바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생각날 적 마다 산행기를 보완 해 두겠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견이 불여일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번이라도 가 본 이가 소상할 터이니 더 자세한 정보 원하시는 분은 연락 주십시오

 

홍도~

동만행님~

참으로 즐거웠소

장차 시간내어 150km 그 구간을 한방에 다 이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