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으로 향하려던 발길이 경방으로 주춤해진다
궁리타가 문득 도솔봉이 궁금하다
도솔봉 헬기장이나 묘적봉에는 집 지어 보았는데, 정상석 그 공터는 아직 미련으로 남아 있다
잘 되었다
도솔봉 정상석 상태나 확인하러 가자
죽령에서 도솔봉 초입은 아주 단단히 막혀 있다
플랜카드로 막은거야 그렇다 하고, CCTV에 감지식 카메라까지 설치되어 있다
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항상 열두갈래가 넘는다
멋드러진 그 전망터에서 닭발에 바나나를 쓸어 넣어 볶아서, 소주 반주삼아 점심 요량으로 한잔 마시고 간다
산 곳곳은 얼음이 덮였으나 고맙게도 이날 바람은 불지 않는다
열번이상 오르락 내리락한 산길인데, 난 그때마다 그 돌덩이를 지고 이 험한 길을 어찌 올랐누 싶은 생각이 든다
우선 한바퀴 뺑돌아 상태를 점검해 본다
보수해야할 곳도 보인다
황토 시멘트는 용도가 맞지 않다
오리지날 시멘트 공구리 지고 올라와 공사 좀 해야겠다
그리고 작은 붓도 가지고 와 글자도 다시 칠해야 겠다
상판 54.8kg, 하판 22.6kg
이 자리에 꼭 한번 집 짓고 싶은 마음이었다
요령껏 이래저래 맞추니 한채 자리는 나온다
정상석 곁에 두고 보내는 하룻밤도 의미 있다
바깥에서 견딜만큼 보내다가 안으로 들어 쪼그리고 앉아 남은 술 다 마셨더라
하이고~
그 날밤 바람이야
해가 진다
텐트가 밝아질때까지 안에서 미적거리다가 나서니 이미 해는 중천에 있다
이날 조망을 무척 기대 했는데 옅은 박무라 다만 아쉽다
허나 이 자리에서는 몇번이나 시린 정경을 원없이 본 바다
죽령과 제2연화봉
박짐으로 올라 오는데는 5,6시간, 내려 가는데는 3시간이면 족하다
내년 봄 쯤 군사를 구성하여 보수산행을 계획한다
그땐 헬기장을 아지트로 삼아야 하리다
전망터에서 도솔봉을 되돌아 보다
쉼없이 걷는데 오를때는 못본 표지기다
참소리님 최근에 다녀 가신 모양인데, 하도 오랫만이라 표지기만으로 반갑더라
참고로,
소백산 막걸리는 참으로 맛나다
개인적으로 전국 세손가락 안에 꼽는다
가을날의 흔적들 모아다가 목장으로 옮겨 소밑에 깔아준다
봄날 아지랭이 오를 즈음 걷어다가 밭에 아무렇게나 흩뿌려야 겠다
젖소들이 그렇게 빠르고 높이 뛰는지 오늘 처음 알았다
아예 신이나서 군데군데 모아둔 왕겨를 순식간에 바닦에 깔아 버린다
산은 이제 겨울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