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12. 2. 24 ~ 2. 26(2박 3일)
- 1일차 : 13:00 진주출발, 18:00 강릉 에쿠스 모텔
- 2일차 : 05:00 기상, 06:00 닭목령 뚜버기차 파킹, 8:30 대관령 산행시작, 09:40 능경봉, 13:30 제1쉼터 중식, 16:05 닭목령 산행종료, 17:40 대관령 차량회수
- 3일차 : 11:20 영동지역 대설주의보 속을 뚫고 집으로
사람들이 따라다니는 딸내미들이 신기하단다
일단 출발하고 나면 아무 문제 없는데 그 시점까지가 꽤나 애를 먹인다
참 나~
큰가시나가 컸다고 그러는지 꼬박꼬박 말대꾸를 하며 달려 드는데.....이제 사춘긴가?
진주 출발한지 5시간 만에 강릉에 닿으니 생각보다 가깝다
미리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강릉고속터미널 주변에 새로 지은 모텔들이 많았다
이런 방의 용도는 뭘까
왜 더블침대가 한방에 두개나 있나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뚜버기네 도착한다
가볍게 막걸리 다섯병만 마셨더니 다음날 일어나기가 훨 수월했다
아침에 일어나 뚜버기 차를 미리 닭목령에 가져다 두었다
모텔로 돌아와 딸내미들 깨워 따신밥 해 먹이고 대관령에 이르니 8시가 훌쩍 지난다
이리저리 채비 시키고 출발에 즈음하니 8시 30분 쯤이다
3달 만인가
계획대로 였다면 이 구간을 지난 12월에 지났어야 했는데, 그날 이 지역에 눈이 50cm도 넘게 내렸었기로 기다리다 보니 겨울이 훌쩍 지난다
이번에도 강원도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령될 예정이라기로, 제발 차만 올라가게 해 주시면 등산로에는 허리까지 눈이 쌓여도 나아가겠습니다 하였더니 꼭 그대로 되었더라
이 놈들 표정이 참 밝구먼
집에 와서도 다리 아프다는 소리를 한번도 안 한다면서 저거매가 항상 신기해 한다
아직 눈 내리지 않고,
예보와는 다르게 날이 포근했던 순간이라 출발은 좋아요
능경봉까지 1시간 20분 걸린단다
흠...
출발한지 10분도 안되어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하는지라 일단 아가들에게 바람막이를 꺼내 입으라 하다
바람막이를 입게하고 조금 더 가니 아예 함박눈이 내리려나 보다
바람도 꽤나 차거워 졌다
똑똑한 희라가 '아빠~ 바람막이로는 안되겠어, 우의를 입어야 겠어~' 하길레 일동 멈춰서 급히 우의로 갈아입다
일단 장비는 단단히 챙겨 갔기로 걱정은 없다
배낭에 오리털 파카도 남았지
두터운 장갑에 바라클라버도 남았지
손난로도 남았지
여차하면 불 피울 준비도 되어 있지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서 기온이 급속도로 내려 간다
나 조차도 얼굴이 따가울 지경이라 바라클라브 착용하다
실제로는 상황이 안 좋았던 순간이다
쉬엄쉬엄 오르니 예상시간을 약간 초과하고서 능경봉에 도착했다
상식대로라면 이 쯤에서 잠쉬 쉬며 국태민안하고 막걸리라도 한잔 기울여야 되는 타임인데,
흩날리는 눈발 때문에 그마져 여의치 않아 계속 진행한다
무슨 '희망의 돌탑'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표지가 세워져 있더라
희라보고 절하며 소원을 빌라하니 그 상황에서도 한참이나 머무르며 합장반배한다
눈보라가 심하게 희몰아 치던 순간~
3시간 넘게 휴식도 없이 진행하니 아가들이 먼저 앉아 버린다
'그려 뚜버가~ 우리도 막걸리나 한잔하고 가자'
눈도 제대로 못 뜰 상황에서 희희덕거리며 과자 부스러기 맛나게 꺼내 먹는 딸들이나 막걸리잔 기울이는 아빠들이나~
우리 딸들 정말로 천하태평이데
하긴 산길 짠밥이 얼마여~
눈발 엄청나게 퍼붓더만
그 속을 걸으면서도 쉴세없이 조잘거리고 장난치고~
순간 포착~
보아하니 산행 중 적설량은 10cm나 되었난데 그 새로운 눈이 러셀된 등로를 덮어버려 문제라
잘못 접어들면 발이 푹푹 빠져서 진행이 안되요
나조차도 몇번이나 눈 속으로 몸이 빠져 버려 꽤나 애를 먹었네
고루포기산에 이르니 산객 몇분이 우리를 추월한다
나중에 보니 그 팀들이 거진 관광버스 두세대는 전세 내었음직한 대군사들이시데
이때 시각이 이미 정오를 넘었난데 지나온 거리가 5,5km 남짓이고, 남은 거리가 6.5km라 대략 난감해지는 순간이더만
고루포기산 급경사 내리막을 먼저 치고 내려와 점심준비를 하고 있으려니 어느 산객 한분과 딸내미들 당도한다
블로그에서 자주 보고 있다며 반가워 하기로 기념사진이나 한장 박으시라 하다
어디서 오신 누구신지도 못 물었네 그려
좋은 산 건강히 오래오래 다니시구랴
쩝~
저노머 막걸리는...
참말로 내가 봐도 우리딸들 대단타
어지간한 어른들이래도 저런 상황에서 태연하게 라면 못 먹고 있을거야
밥 먹고 나니 표정이 한결 밝아졌구마
경기 하나산악회 회원님들이시라는데,
우리 내려온다고 이야기가 되었는지 일부러 사진 찍으려 기다리고 계신다
제가 나중에 딸내미들이 했던 말 들려 드릴까
'아빠~ 그 아줌마들 완전 신났더라~. 눈속에 뒹굴고 엎어지고 사진 찍고......' 인연이 되면 담에 또 뵙시다
오후가 될수록 적설량이 깊어진다
서울 아가들은 모르겠고, 우리딸들은 이번에 눈구경 원껏 했고나
뒤에 따라가면서 보니 내도록 장난질이다
재밌어서 동영상 하나 남겨야 겠다
강원도 지역에 흔치않게 금강송이 곳곳에 자라 있다
자고로 눈은 침엽수에 쌓여야 제격이다
목장길 따라~
ㅋㅋ..
자식들이 피곤하지도 않은 모양이다
목장길 끝길 쯔음에 임도가 나타나기로 끝까지 이어지나 싶었는데 아주 조금 가다가 다시 산길로 들어간다
개인적으로 이번 산행 참 힘들더라
신경을 많이 쓰서 그런겐가
큰딸들은 뒤쳐져 나타나지도 않는다
일분이라도 빨리 내려가 도로가 결빙되기 전에 차를 빼내야 되는데....
차량통행 금지라도 되면 강릉까지 도로를 따라 20km를 걸어야 하리
일단 여기까지는 무사히 도착했다만 시각은 이미 오후 네시를 훌쩍 넘기고 있다
닭목령 도로를 체인을 감았다 풀었다 하며 엉금엉금 겨우 기어 내려갔다
문제는 대관령에 둔 내 차다
대관령으로 오르니 또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마음 급하기 이를데 없는데 시간을 끈 주범들은 뒷자리에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다
겨우 주차장에 이르니 차가 눈을 흠뻑 뒤집어 쓰고 있다
주차장에서 도로까지의 약간의 경사도 못 오른다
스프레이 그거 아무 소용도 없더라
그거 믿었다가는 큰코 다치겠더만
체인을 감고 겨우 차를 도로에는 올렸는데 내려 가는 게 문제라
이미 도로는 결빙상태로 치닫고 있는 듯 하다
내리막에서는 체인을 무조건 앞바퀴에 장착해야 한다
내 차는 후진이라 겨우 떼어 냈는데 다시 장착할 엄두가 안난다
그대로 1단으로 내려 왔는데...
내는 대관령 고개가 그리 길고 회전구간이 많은 줄 몰랐다
그야말로 차와 더불어 스탭 제대로 밟았다
어깨에 힘을 얼마나 줬는지 쥐가 날 지경이더만
겨우 묵호항 방 잡아 놓은곳으로 오니 이미 밤 여덟시가 가깝더라
딸들이 아직 철이 없기는 하다
아빠들 고생은 나 몰라라며 회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기로 마침 싸게 썰어주는 회센타가 있어 좋았긴 하다
그날 아빠들 긴장했는 갑다
둘이서 소주 세병 마시고 앉은 자리에서 쓰러져 자다 일어나 보니 자정도 반이 넘었고, 딸들은 천연스레 텔레비젼이나 보고 앉았다
아침밥 타임~
이날은 산행계획이 없던 참이라 느긋히 출발하자 했다
그런데 뚜버기 샤워하는 동안 방송을 듣고 있으려니, 현재 잠시 소강상태인 눈은 낮부터 다시 대설주의보를 발효하리라 한다
급히 아가들 깨워 아침밥 먹이랴
짐 챙기랴
청소하랴 설겆이 하랴
어따~
딱 10분만 늦었어도 묵호에 갖힐 뻔 했다
고속도로에는 눈이 쌓여가고 뒷바퀴는 헛바퀴를 돌기 시작하는 듯 하고....
마침 3km 진행하니 휴게소가 있어 그리로 들어가 깊이 생각해 본 연후에 도로에서 밤을 지샐 요량을 하고 다시 출발한 건 참 잘했다
다행히 강릉으로 갈수록 눈이 적게 내린다
영동고속도로 곳곳에 막힘을 감수하다, 중앙고속도로 오르니 비로소 차가 날아 다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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