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10. 11. 13 ~ 11. 14(1박 2일)
- 1일차 : 18:00 안생달 황장산 민박 도착 1박
- 2일차 : 03:30 기상, 05:17 하늘재 산행시작, 12:45 1032봉 안부 점심, 18:30 차갓재, 18:55 안생달 하산
이번 구간은 중간에 끊을 곳이 애매해 당일치기로 걷기로 하다
토요일 구월이 담아 싣고 안생달 마을로 갔다
차갓재 아래 황장산 민박집은 말 그대로 민박집이다
그냥 노부부 사시는 곳에 숟가락 몇개 더 보태 하룻밤 지내는 식이다
음식맛이 좋았고 집도 깨끗한 편이었다(054-552-1779)
오후 6시쯤 당도하여 급히 닭한마리 잡아 주십사 부탁하여 대충 먹을만 하니 뚜버기네 도착이다
서울에서 온 대간꾼이 한분 계셨는데 저녁밥 먹고는 두문불출이다
대간으로 다니다 보면 의외로 딸내미들 아는 산꾼들을 많이 만난다
공기 좋고 따뜻한 방에서 자니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잠이 깬다
03:20분쯤 기상하여, 준비해간 떡국을 끊여 놓고는 아가들 깨워 산행채비를 갖추게 한다
바깥 소란에 주인 내외분도 일어나셨다
뚜버기차로 하늘재에 이르니 마침 5시다
딸내미들 등산화 조여매랴 스틱 챙겨주랴 출발에 즈음하니 05:17이다
날이 그다지 춥지 않아 새삼 다행이었는데,
낮으로 가까울수록 기온이 뚝뚝 떨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산행의 잘한 점은 뚜버기랑 술을 아주 적당히 마신 것이고, 실패작은 저 개를 데리고 간 것이다
혹시나 아가들 무서워 할까 봐 목욕까지 시켜 데리고 갔던 것인데,
태어나고 처음 산이라는 곳에 데려다 놓으니 무서워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은 그렇다 하고,
아주 약간의 암릉이라도 만나면 안아 올려야 했는데,
나 안아 올려줍소 하고 앞에 터억 대기하면 될 것인데 저 저짜로 도망가 아무리 불러도 다가 오나
어쩔땐 개놈 안아 올린다고 일이십분 소비하는 게 예사라
뚜버기 아니었으면 그대로 두고 올 뻔도 했다
박무가 심한 아침,
오늘도 조망은 틀렸구나 싶으니 아주 쪼매 힘이 빠진다
1시간 50분 걸려 포암산에 올랐다
오늘 날 어둡기 전에 차갓재에 이르러야 할 터인데,
날이 맑았다면 마침 맞게 일출을 감상할 수 있었을 것을.....
널리 국태민안하고 막걸리 한사발 하다
이랬던 하늘이 한낮으로 갈수록 그나마 맑아진다
관음재로 나아가다
하도 굴참나무 이야기를 많이 해서인지,
"이 나무 이름이 뭐랬노?" 하니 네놈 다 이구동성으로 "굴참~" 한다
혜인이는 굴피집이 시험에도 나왔더라 한다
그려~
그 훼손이 걱정되어 백두대간길을 통제하는 곳이 있다면 이렇게 하면 되겠네
국립공단은 국립공원 안에만 갇혀 있지 말고 다른산도 걸으면서,
산림청이나 지방자치 단체에서 꾸며 놓은 산길도 좀 보고 그래가 안목을 넓혀야 될 일이다
그래가 일을 되는 쪽으로 생각하는 버릇을 길러야 할 게다
아빠를 보세요~
만수봉 갈림길 오는데 4시간 걸렸으니...
저 1032봉이 대미산이라면 얼마나 좋을꼬~
낙엽 정겨운 길
9:46
10:27
주행중 동영상 1
주행중 동영상 2
주흘산이 멋지다
12시가 가까운데 아직 1032봉에도 못 올랐구나
쩝~
영판 분위기는 대미산 같단 말이여
딸내미들이 하도 요령을 부리며 천천히 걷길레 뚜버기와 앞서 걸으며,
"어이~ 어데 숨을 데 없나?"
뚜버기 조금 가더니 앞에서 은근하게 부른다
마침 산길이 오른쪽으로 휘감아 치고 그 능선 너머가 잠시 몸을 숨기기에 좋다
구월이 목줄을 잡고 능선 너머에 납짝 엎드렸다
아가들 눈치 못 채고 지나간다
어찌 하나 싶어 뒤에서 거리를 두고 졸졸 따라갔다
아빠들을 찾지도 않아요
갈림길도 하나 있었는데 요령있게 대간길을 택해 나아 간다
한번쯤은 '우리 혹시 알바하고 있는 거 아냐?' 그러면서도 쉴새없이 쫑알 거린다
30분이 가까워 오니 드디어 합창으로 "아~빠~"하고 불러 본다
그래도 별 걱정 없는 냥 조잘거림은 멈추지 않는다
어느 능선 너머에서 드디어 멈춘 모양이다
그 사이 구월이가 아가들쪽으로 뛰어간 게라
"어라? 개가 왜 우리 뒤에 있지?" 하며 우루루 뒤쪽으로 달려 오더니만...
엎드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더니 "아빠~ 진짜로 무서웠단 말이야~" 하며 울음을 터트린다
별로 무서워 하는 거 같지도 않더만~
개 때문에 이곳에서 한참이나 쑈 했네
하긴 언뜻 보기에 그리 난코스가 아닌데 아가들을 업어 내려야 했으니,
개놈이 위로 되돌아 가더만 가까이 올 생각을 하나
배낭을 벗어 놓고 잡으려 달려가면 또 위쪽으로 도망가고..
마침 위에서 내려오는 대간꾼들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그대로 두고 올 수 밖에 없었을 거라
겨우 1032봉에 이르러 점심 먹다
점심 먹고 10분간 오침
하루 내도록 발 뒤꿈치에 붙어 졸졸 따라 다니더니만 오후부터 약간 적응했다
참나무 정다운 길
아가들이 밥 먹고서는 자꾸만 졸린다며 합창을 한다
작은 딸들과 뚜버기를 뒤에 남기고 큰것들과 앞서 갔는데 부리기재로 생각한 곳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오나
이 추위에 아가들을 진짜로 재우고 오나 여기며 기다리고 있으려니 20분만에 온다
어이구 뚜버가~
그래 아가들을 요리 못해 가지고...
조금 더 같이 오게 했다면 아마 요령없어 울었을 거라
좀 나무랬더니 희라,혜지 입 튀어 나왔군
15:25
겨우 대미산이다
희인 허리 아프다길레 맛사지 해 주고,
희라 다리 아프다기로 주물러 주고 욕 본다
백두산과 지리산을 가리키는 특이한 이정표다
이곳에서 백두산까지는 도상거리로 약 1,060km쯤 될게다
숲속에 앉아 동영상 - 소는 누가 키우나~
낙엽송 사이로 지나다
날 밝을 동안 날머리에 이르긴 틀렸고나
17:27
백두대간 시작한지 20개월 만에 남쪽 백두대간 중간지점에 도착했다
이날 걸은 지 12시간 10분만이다
이후 마팍에 불 달고 밤길을 재촉하다
밤에 안 걸을라꼬 그리 서둘렀건만....
차갓재 송전탑에서 내려치는 비탈이 제법 가파르다
다음번에는 아예 작은 차갓재에서 이어가리
마지막 1시간을 분위기 조성 실패 해 사진은 언감생심, 큰딸들은 방으로 숨어 버렸다
그 새벽에 나간 어린 아가들이 한밤중에 돌아오니 주인 내외분이 걱정을 많이 하신다
이후,
하늘재로 가 뚜버기차 회수하여 문경온천에 들러 목간하고
모퉁이 식당에서 늦은 저녁밥 먹고 진주에 이르니 새로 두시가 가깝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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