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10. 12. 10 ~ 12. 12(2박 3일)
- 1일차 : 22:30 문경종합온천 도착 1박
- 2일차 : 04:40 기상, 8:08 안생달, 8:47 작은 차갓재, 11:08 황장산, 16:02 벌재, 17:30 저수령, 20:00 문경종합온천
- 3일차 : 06:40 기상, 07:20 문경 출발
33번 국도를 달려 고속도로로 이어가니 문경이 지척이다
장인 제사를 지내고 온다는 뚜버기네라 홀로 막걸리 두어병 마시고 먼저 누웠다
잠결에 도착한 기척이 있는데 내쳐 잤다
다음날 보니 자기도 혼자서 막걸리 한병 비웠구나
모퉁이 식당서 이른 아침을 먹고 저수령으로 차를 몰았다
여우목 고개 넘어 안생달 마을 지나 벌재를 넘어 오목재에서 우틀하여 저수령으로 나아가리
고개라고 이름 붙은 곳에는 모두 빙판길이다
나도 쫄았지만 체인을 집에 두고 온 뚜버기는 뒤따라 오며 더 쫄았단다
윗점마을 지나 소백산 목장으로 향하는 새로난 고갯길은 온통 얼었다
겨우겨우 오르니 이번엔 또 온통 눈밭이다
에라 모르겠다
거북이 운행으로 기어 내려가니 폐업한 소백산 목장이 황량하다
겨우 저수령에 이르러 내 차를 그곳에 세워 두고 뚜버기차로 다시 안생달로 이동이다
지나온 그 눈밭을 오를 수 있을까 싶어 반대편 예천군 방면으로 돌았다
결과적으론 실책이었지만 그땐 방법이 없었다
겨우 안생달 마을에 이르러 한백주 양조장 옆에 차를 세우고 출발에 즈음하니 모퉁이 식당 나선지 두시간이 지났다
애초부터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시켰어야 했다
8시가 8분이나 지났구나
날씨가 장난 아니게 춥다
저번에 하룻밤 묵었던 황정산 산장 할배가 아가들을 알아보고 들어와 차 한잔 하고 가시란다
지나치면서 인사는 다들 우렁차게 한다
눈나린지 며칠 지난양 콘크리트 길이 꽤나 미끄럽다
지난번 내려온 차갓재는 아예 포기하고 작은 차갓재로 이어간다
차갓재로 올랐으면 초반부터 고생 오지기 했을 뻔 하다
40여분 치고 오르니 작은 차갓재 대간길을 만난다
아직까지는 눈이 좋을께다만, 언제까지 좋다고 장난 하는 지 보자
일본잎갈나무 였나?
아직 잎이 남아 있을 턱이 없는데,,,,,
무명봉 오름길 동영상
지난번 야간산행으로 지나온 대미산 내림길이 아련히 조망된다
이날은 황사가 심한 후 기온이 뚝 떨어지리라 하였는데, 황사는 모르겠고 기온은 확실히 떨어지더라
두 축개이가 아가들한테 아이젠도 착용 시키지 않고 나아 간다
예전에 지리산에서 게으럼 피우다 마누라 한테 아이젠 안 해 주는 바람에 엉덩방아 제대로 찧어서 엠알아이까지 촬영하고,
요즘도 가끔씩 엉덩이 아프다고 구박 받는데 말여~
나중에 집에 와서 희인이 저거매한테 이르기로,
"어따 엄마~ 손가락도 떨어져 나가는 거 같고 발가락도 떨어져 나가는 거 같더니 나중에는 모가지며 얼굴도 떨어져 나가는 거 같더라" 한다
내가 옆에서 희라 보고 "진짜로 그렇더나?" 하니 희라 가벼이 고게 저으며 "아니던데......,"
하긴 어지간해서 내가 바라클라브를 아니 하는데 그 날은 해야 했으니...
눈밭을 1시간 반이나 지나서야 바람 잦은 곳을 찾아 아가들한테 스패츠며 아이젠을 쟁겨 주었다
아가들은 아가들이라
그래 추워도 처음 보는 물건을 발목이며 신발에 둘러 주니 신기해 한다
어..따~ 내도 무서웠네 그랴
예전에 혼자 지날때는 콧노래 불며 지난 거 같은데 황장산이 이랬었나
일단 먼저 올라 배낭을 안전한 곳에 두고 슬링을 올려 받는다
남들 무섭다는 대야산, 속리산, 희양산 조령산 암릉 다 지나 오면서도 긴장 한번 안되더만,
이번엔 겁이 제대로 나데
아마 날씨가 추워 더 그랬을 거야
뚜버기 아래에서 아가들 정신무장 단단히 시키더만 희인이 보고 먼저 시범을 보이라 한다
슬링을 몸에다 튼튼하게 감고 로프를 단디 잡게 하여 나는 일방 위에서 당겨 올리고 뚜버기는 뒤따라 오르며 엉덩이를 밀어 주는데도,
정말 힘들게들 올렸네 그려
마지막 희라 차례~
먼저 올라와 대기하는 아가들도 그 차거운 칼바람에 정신을 못 차린다
밑에 신경 쓰랴 뒤에 신경 쓰랴
아가들 다 올리고 서서 바라뵈는 산들이 곱다는 생각이 든다
단양 도락산 방면 이련가
무슨 절벽이 그리 많나
큰것들은 대충 지나는 곳도 있고,
희라 블로그에 보니 '떨어지면 최소 사망이다' 이렇게 적어 놓았데
혹시 줄 놓칠까 보아~
이 날 배낭을 몇번이나 벗었다 멧다 했는지 몰라
휴~겨우 황장산이다
작은 차갓재에서 1시간이면 올 길을 눈과 추위로 인하여 근 3시간이나 걸렸다
그래도 무사히 왔으니 다행이지
황장산 지나고도 이래요
이번 산행은 눈 때미네 제대로 쫄았구마
좌우로도 절벽이데
내 아가들 혹시 발 잘못 디딜까 보아 을매나 뒤따라 가며 용을 썼는지~
어느 산행팀들을 만났는데 암릉 하나를 두고 정체현상이 일어 우리는 좀 불안하면서도 되돌아와 우회로를 택한다
뚜버기 혼자 중얼거린다
"말이야~ 아가들한테 먼저 양보 좀 하면 될 걸로..."
우회로가 더 애러워~
능선길을 먼저 간 희인, 혜인 만났다
온 산이 쩌렁하도록 날고함 몇번 친 연후에.....
아빠 먼저 내려가고...
딸내미 내려 오고....
지나온 길이 암릉이 맞네
멀리로 대미산
황장산 지나 한시간을 더 가서,
우리는 이곳이 치마바위 지나 폐맥이재쯤이라 생각하고 희희락락 했는데 나중 알고보니 폐맥이재는 이곳에서 두어시간 더 진행해야 있데
우쨌던 음악 털어놓고 라면 끊여 밥 말아 묵고, 춤까지 한판씩 추고 분위기는 좋았구마
밥 먹기전 동영상
밥 먹는 중
밥 다 묵었으니 몸 한번 풀고 가자~
산중 디스코 타임
디스코 2
눈꽃놀이 이벤트~
우리도~
눈 쌓인 암릉길로~
로프 구간
14시가 가까울 무렵에야 치마바위에 도착했다
지도를 들여다 보니 갈 길이 까마득하다
요것들 말 많거마는...
무에 그리 할 말들이 많은지~
치마바위 지나 10여분쯤 가다 대간길은 우측으로 비탈을 치며 내려가야 하는데...
능선에 눈이 쌓여 있으니 우회전 지점을 못 찾고 지나갔다
한참이나 내려 가다가 뚜버기 아무래도 길이 잘못된 듯 하다 한다
지도를 보니 독도주의 지점도 마침 있다
되돌아 오며 신경을 쓰고 찾아도 잘 못 찾겠다
뚜버기가 마침 부러진 가지에 달린 표지기 몇개를 발견한 모양이다
보니 그쪽으로 눈속으로 어렴풋한 길이 있다
그러니깐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일부러 표지기를 제거한 것이다
황정산 구간에서는 표지기를 거의 만날 수 없다
성낙건씨는 지리산에서 표지기 떼는 것은 살인미수라 했다
공단직원들의 한계가 그것밖에 안 되는데 무어라 하겠냐만, 정말 화 많이 나더라
아가들과 같이 조난이라도 당했다면, 그래 가지 말라는 곳 왜 갔냐고 할 문제인가
내려 오다가 우측으로 직각으로 회전해야 하는 저 길을 표지기 없이 찾기는 진짜 힘든 일이다
폐맥이재 지나니 비로소 길이 수월해진다
지도에 좌측길로 안내된 우회로를 따랐다
벌재다
예전에는 산불감시소 자리 저곳에 조그마한 웅덩이가 있었고, 그 웅덩이엔 겨울 북한강 보다 맑은 물이 가득차 있었다
시방도 어디에서 끌어 오는지 물호스가 있고 물이 나오고 있다
벌재에 당도하니 16시다
일단 저곳 쉼터에 앉아 배를 채운다
아가들은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
저수령까지 어른 걸음으로 두시간 넘게 걸렸으니 아가들은 4시간은 잡아야 하리
꼼수 쓸 거 없나~
대그빡을 굴러 보아도 별 뾰족한 수가 없다
희라와 혜지가 그냥 길따라 걸어가면 안되냐 한다
그때부터 분위기는 길 따라 걸어가는 쪽으로 기우는데, 뚜버기 무슨 대간길 명분이라고 산길고수를 쉬이 포기하지 않는다
남아 있는 비상식량을 점검하니 대부분 다 먹었다
좋다~
그럼 길따라~
뚜버기의 최종포기다
아가들 대로로 뛰어나와 만세 삼창이다
자~
저수령까지는 도로을 따라 돌아 갑니다
일단 뭉친 다리근육을 풀고 보자~ 뒷걸음 보행,,,,,,
도면상으로 보아서는 도로를 따라 걸어도 저수령까지는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아가들한테 최소 3시간 이상 걸릴 것이라 정신무장을 단단히 시킨다
날 참 춥데
자~
분위기 고양을 위하여 디스코 타임입니다
한 20분 내려오니 황장산 휴게소라는 식당이 있다
그 집 마당에 택시가 한대 서 있기로 들어가 혹시 갈 수 있냐 묻는데,
주인 이르기로 택시 기사는 마침 없지만 자기차 겔로퍼로 저수령까지 갈 수도 있다 한다
여차저차하여 1만원에 저수령까지 태워 주시기로 하다
아가들의 함성소리가 벌재 아래 가득차다
눈도 꽁꽁 얼었고, 응달로는 많이 쌓여도 있다
저수령에 이르니 그 추위가 살을 에는 듯 하다
차로 오기 천만번 잘했다며, 걸어 왔으면 아가들 다 얼려 죽일뻔 하였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소백산 목장쪽으로 차를 몰아 오니 내 차는 무거워 그런지 다행히 미끄럼 없이 눈길을 잘 오른다
안생달로 가 뚜버기 차 회수하여 문경온천으로 향하다
모퉁이 식당 미수네 집에서 맛난 저녁에 소주 한잔 얼큰히 걸치고 온천 찜질방으로 가 필름이 끊긴체 잘 잤다
다음날,
산에 가면 우리가 설치는데 산에 안가니 아가들이 새벽부터 설쳐 7시도 못되어 진주로 서울로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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