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간 입원했다 퇴근하니 근우가 기념으로 막걸리 사 준단다
참나~
부르는 놈이나 가는 놈이나 가자는 마누라나~
진주는 걸어갔다 걸어올 수 있는 거리라 참 좋다
웅석봉에 가서 하룻밤 유하고 오자 하여 모여 갔더니만 바람이 너무 쎄다
텐트치면 날아가기 쉽상이라는 핑계를 대며 맨몸으로만 다녀오기로 하다
오르는 중에 그것도 귀찮아 일행들 보내고 나는 밤머리재에 앉아 막걸리 마시고 앉았다
밤머리재 데크에 텐트치기도 귀찮아져 진주로 돌아와 자고나니 다들 그냥 헤어지기 아쉬운 표정이다
누군가가 편백숲을 권하니 일사분란하게 이동이더라
이곳에서는 불을 피울 수 있어 좋다
혹자에 따라서는 입에 게거품을 무는 경우도 있더라만
텐트를 몇십동이고 장애없이 칠 수 있는 점도 좋다
이 무렵에는 몇번이고 갔었는데 정작 궁금한 여름철에는 한번도 가 보지 못했다
해먹이라도 챙겨가 두어밤 유하고 오는 것도 좋으리하다
역시 그들만 정상으로 다녀왔다
서울팀들 먼저 출발하고 우리는 죽이라도 한사발 끓여먹고 내려가다
집에 도착해서 보니 고글을 챙겨오지않았다
처음에 이 가지에 걸때, 이거 그냥두고 가는겨 아녀 하는 마음이 약간 있었긴 하다
항상 무얼 잊어버릴 때는 그 예감이 약간 있다
부처님의 여러 말씀에서는 그 순간의 느낌에 집중하면, 그 순간의 공간이 커져 마침내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마음을 잃어 버리는 경우를 훨씬 줄일 수 있다 한다
이것이 말은 쉽지만 오랜 수행이 있어야 한단다
우리가 마음이 주는 그 느낌의 순간을 지나쳐 얼마나 많은 실수를 말과 행동으로 하는가
고글이 아까운 바도 있고 딱히 어디로 가야할 곳이 정해져 있지도 않아 밥 사준다고 꼬드겨 다음날 다시 올랐다
부처와 공자와 예수가 한 말중에 공통된 가르침이 있다
내가 하기 싫은 바를 남에게 시키지 말고, 내가 대접받고 싶은바 대로 남을 대접하고, 내가 듣기 싫은 소리는 남에게도 하지마라
참으로 마음에 되새겨 실천하고 살아간다면 성인이라 들을만 하다
앎과 실천은 이리도 어려운가
마음이 주는 그 느낌의 순간에 집중하는 수행에 전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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