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지리산 샛길들은 자동으로 폐쇄 되겠다
국립공원관리공단장님도 자연이 좋아 산에 찾아오는 사람들 너무 일부러 단속하러 다니지 말라고 훈시도 하셨다는데,
공단에서 힘들게 단속할 필요는 점점 없어져 가지 싶으다
거림옛길은 제법 고속도로 였는데 몇군데에서는 길이 많이 끊어져 있다
어따 이날 바람 쎄더만
내 예전 태풍 매미가 올때 백두대간을 걷고 있었는데, 그때 그 태풍 정말 강력했다
거진 그 수준으로 불어제치더만
음양수 위, 창불대까지 이런게 3개나 쌓여져 있는 거 보면 예전 이 주변에 도사들이 제법 많았던 모양이다
도사들이야 그렇다 치고 이 마을 사람들은 무얼 먹고 살았을꼬
세석평전이 전부 밭이었을까
음수는 다 말랐고, 양수는 조금 흔적만 있다
근간의 이 겨울 가뭄이 심하긴 심한 모양이다
이거 비가와야 우리밀이 싹을 튀울 것인데, 올해는 내년 종자도 수확하지 못하는거 아닌가 심히 걱정이다
이런 돌탑들을 전문적으로 버스타고 다니며 허물어 버리는 사이비 종교단체가 있다던데 갈때마다 혹시나 싶다
반야봉과 만복대의 그 돌탑들 얼마나 정겨웠나
치악산에는 혹시나 그들 덮칠까 시시티비도 달아 놓았더만
그것도 모르고 그 아래 앉아 오줌누던 아지매도 있고, 그 옆에서 라면 끓이던 아저씨도 있었긴 하다
이렇게 바람 쎈 날이라면 미세먼지도 날려가 버려야 하는데 여태 보아온 백운산 조망 중 제일 꾸무리한 광경이지 싶다
낙남정맥으로 걸어 올라가는 동안 정말 두어번 날릴뻔 했다
그나마 반야봉쪽은 낫다
반야봉 음지로는 눈도 제법 쌓여 있겠구나
많이도 서 보았겠지만 난 이곳이 창불대인지도 처음 알았다^^
아주 예전부터 이 밑으로, 일명 전람회길이라고 하는곳으로 한번 가 보리라 작정하고 있었는데 이미 길이 나 버렸더만
낙남길에서 영신대길은 참 많이도 가 보았다
몇군데 조심만 하면 아이젠도 필요없으리 하다
지리산에 이 계절에 눈이 많이 쌓여 있어야 봄으로 차츰씩 녹으면서 서부경남 사람들 식수보급에 걱정이 없을터인데 또 다른 걱정이다
산으로님은 영신대 땅바닦이 눈이 녹아 얼음으로 되어있을 터이다면서,
그걸 정비하자면 일반 눈삽으로는 턱도 없을터이니 야무치 준비해 가라 하시더만 참으로 포근하더만
이곳에서 열밤도 넘게 자 보았는데 원래 영신대가 이래 좋았었나?
오랫만에 국태민안이다
아주 예전에 아마 늦은 봄쯤 이었을게다
조은산님과 일행 몇이 이곳에 어정거리고 있는데 아래 마을에 사신다면서 한 노인이 올라 오시는거라
마침 제단에 곰취 비슷한 풀이 있어 할배보고 이건 무슨 풀입니까 하니,
할배가 먼 허공을 보며 혼자소리로 술이 취~ 술이 취~ 하시기로, 아니 이 풀 이름이 뭐냐고예
또 술이 취~ 술이 취~,
그래 속으로 에라 염감아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하지 술취한게 자랑이라고 자꾸 그러시냐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풀이 수리취더만^^~
다행이다
이 샘마져 말라 있었다면 얼음깨러 갈 생각이었다
이 샘 이름이 퍼뜩 생각이 안나는데 참 한국적인 이름이었는데......
영신대 아래 이곳에는 암자가 있었지 싶다
약 스무해 전에 벗 민가랑 참선이나 일주일 하고 오자며 13kg 짜리 예전 가족들 바닷가에 치던 텐트를 메고 올랐겠다
참선이 주 목적이므로 술은 댓병 한병만 가져 갔던 참이다
그때 참선내용은 생각도 안나고 정말 날 오지기 추운때였다
밥하려 코펠에 물을 부으면 그 물 어는데 1초도 안 걸리더만
몇일이나 있었겠나
추워서가 아니라 아껴 먹고, 물까지 타서 정말 애지중지 마신 술인데도 이틀을 안가더만
3일째 나는 산장으로 철수하고 민가는 텐트 메고 내려갔지
민가 이야기 하나 하자면 이 친구는 나랑 철인도 같이 시작했고 같은 학과에 같은 동아리다
완전 대머리다
술은 첫날에 다 떨어졌다
그걸 이틀이나 아껴 마셨다고 생각한 경우가 있다면 건 두사람을 거진 모른다는 이야기와 같다
2일째 술 보급을 위하여 산장으로 가자 되었다
야외 테이블에 사람들이 꽤 많더라
그 벗거재이가 그 사람들앞에서 뭐라고 하느냐 하면,
'에~또, 술을 가져 오셔가 혹시 남기고 가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쪽으로 가져와 주시기 바랍니다'
그걸 딱 그대로 두번 반복하더만
나는 미리 저 멀리 떨어져 우리는 아예 모르는 사람인냥 했다
여차저차타가 재수가 좋아 산유화 누야랑 우식 행님을 만나 두어병 얻었던가^^
하산은 거림옛길을 지나 모처럼 낙남의 맛을 좀 보다가 자빠진 골로 하산하리라 하였다
아까보다는 조망도 좋고 오랫만에 낙남길이라 고향 생각도 많이 한 모양이다
반야에서 시루봉으로
영신에서 촛대로~
통샘이 찍은 사진인데,
딱 이 사진만 본다면 첫눈에 어디인지 알아 맞히기도 쉬운일이 아닐터이다
석문을 지나는 줄도 모르고 나는 고향생각에 빠져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거림옛길 지나 삼도봉 가는쪽에 석문 지나면 능선으로 빠지는 길을 오룩스에서 보고 그길이 자빠진골이라 생각했다
그 능선길은 이 석문 지나면 있다고 지도에 그렇게 올라 있다
애초 자빠진골이라 생각한 그 능선길은 이미 지났다
오룩스를 한번만 보았으면 될 일을 직선거리로 거진 500미터나 지났더라
통샘은 그냥 째고 내려 가자는데 예전에 째고 올라온 기억에 의하면 그 길이 장난이 아니더라
다부 돌아가자 하였다
반이나 되돌아 왔나
눈이 부셔 고글을 쓰려는데 뒷대가리에 걸어둔 줄 았았더니 아까 되돌아온 길에 두고 온 모양이다
호박이가 자기 서방꺼 훔쳐서 준 것인데 잊어먹었다간 낭패이리다
되돌아 뛰어가니 있기는 하다
돌아온 나를 보고 통샘 이르기로, 그 고글과 너는 참 사연이 많다 그쟈 카신다
그래
길 잃지 않았다면 우리는 볼 인연이 없었겠구나 여기니 이도 새삼스럽다
어?
내 기억에 자빠진골은 길이 뚜렷하고 제법 완만한 길이었는데.......
샘도 하나 있었던거 같은데,,,,,
하산하여 진주아제님께 전화를 넣어 행님 저번에 우리가 자빠진골을 갔을때 여차저차 말입니다 하니,
딱 한마디 하신다
시불아 그곳은 자빠진 골이 아니다
한참 더 내려오다가 접어 들어야 한다
그래도 가끔씩 뽀때성 표지기도 보이고 대충 째고 내려오니 길은 있더만
우리 여기 한참이나 서서 저 쇠사슬을 왜 저 바위에 묶어 놓았는가 궁리를 해 보아도 짐작조차 할수 없더라
통샘이 내뱉은 한마디가 그나마 근접한 추측이었다
어디 들고 갈라고 했나~~?
거림 탐방소에 직원이 상주합니다
주중 내도록~
(울산쪽 복수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