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천왕봉 돌아~

객꾼 2022. 3. 26. 12:17

마땅히 생각나는 곳이 없어 상봉에나 올라보자 한다

근간에 곳곳에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배낭걸이가 참 편하더만

이곳은 아리랑 고개란다

무슨 연유로 그리 이름지었을까

 

 

난 이 지점에만 서면 그녀가 생각나더라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흔히 첫사랑은 만나지 말고 마음속에 두고 살다가 죽으란다

그래도 한번은 보고싶다

지리산 이곳저곳에 집 많이 지었었는데.......,

 

 

이곳에도 의자랑 배낭걸이대 설치했다

건데 이름이 천왕샘 하단이 뭐꼬

천조대(천왕봉을 바라보는 곳)나 상조단(상봉을 바라보는 곳) 이런 좀 거룩한 이름이면 더 좋지 않나^^

 

 

천왕샘 아래 위로 물은 풍부하더라

건디 이곳보다 아랫쪽 물맛이 더 좋다

 

 

오늘 바람 참 쎄다

 

 

합천 황매산 쪽이런가

 

 

상봉에서 오랫만에 사진 찍어본다

그러고 보니 올해 처음이네

난 지리산은 천왕봉이라는 개념 떠나는데 십년도 넘게 걸렸지 싶다

예전 마고사당 있는 곳에서 잠도 많이 잤었는데 말이다

 

 

대뜸 향적대에 가서 밥 먹고 가잔다

난 이쪽으로 해서 향적대 향하기도 처음이다

하긴 가본지 10년도 넘은지라 이즈음 누가 길을 개척해 놓은 모양이다

 

 

내 기억에 남아있는 향적대보다 터가 넓다

잠도 자보고 했었는데 말이다

 

 

기억에 샘이 절벽 바로밑에 있었던 듯 한데 기억과는 다른곳이다

대충 손으로 퍼내어 정리를 하니 흘러나오는 수량이 눈에 보일 정도로 많다

이리 정리를 하는 것은 무언가 꿍꿍이속이 있는 것인게지

 

 

원래 터가 이리도 많았었나

 

 

리엑터가 참 편하다 안전하기도 하고~

효명이 유품 중에 그거 하나 받았다

그러고 보니 이날 내가 가진 장비도 다 남들한테서 얻은거네

모자도 그렇고~^

 

밥 먹고 출발전에 샘이 맑아졌나 확인하러 가보니 그새 깨끗하다

마음 같으면 어데 강가에 잔자갈들 지고 올라 깔아두고 싶다

다음에 가면 아예 그릇으로 온통 다 퍼내 버려야겠다

 

아따 영감 보폭 빠르네

따라 간다고 시컵했다

더군다나 저번 시루봉에서의 무릎인대 타박이 완전해지지 않은 지경이고 보니 더 힘들더라

 

 

얼매나 따라간다고 시컵했으면 저절로 알탕하자는 말이 나오더라

예전에 참 알탕파였는데, 한겨울에 얼음 깨고 일부러 들어가고도 그랬는데 그것도 안하는 버릇하니 별로 찝찝하지도 않아요

알탕 시간까지 쳐서 산행이 딱 6시간 걸렸더만

진주에 오니 15시도 안됐더라

 

코로나로 집에 갇혀 있는 마누라에게서 문자가 왔다

장볼 물품들을 적시해 놓았다

집에 차를 두고 전화를 넣으니 하시는 말씀이,

'시방 장보러 가는 길이제, 딱 단디 보고 제대로 사온나' 카네

즉, 시원찮게 봐 오면 주 패겠다는 말로 들리더라

덤으로 시키지도 않은 술도 종류대로 사 넣었다

코로나가 한편 고맙다

아주 편하게 농장에서 나대로 격리될 수 있으니 말이다

 

 

봄비가 많아야 그해 풍년이라는데~

더 많이 내려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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