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란과 호박 두 아짐은 또 능동2봉으로 간 모양이다
하긴 수준에 딱 맞겄지
찍어 보내오는 사진들이 제법 볼만하다
다음날 이 사진의 존재조차 모르더라 마는~
나랑 비슷하구먼
천년고찰 석골사는 표충사의 말사이고 상운암은 석골사의 말사이다
지난 가을 암자 앞마당에 이것저것 채소 심어주러 가기로 약조한 바라 일요일 나서 보았다
건데 해발이 1,000쯤 되는 곳이라 아직 땅이 풀리지 않았다
가지고 간 대파 뿌리만 옮겨 심어드리고 채소 씨앗들은 4월 중순도 지나 날이 더 풀리면 뿌리시라 안내드렸다
그러고 나니 할일이 없어졌다
그냥 언덕 무너진 곳 좀 쌓으라고 하실 일이지 지나가면서 혼잣소리로 이것도 쌓아야하는데 말끝을 흐리신다
스님이 대충 쌓으라 말 안하셔도 그냥 얼렁뚱땅 실력이다
쌓아놓고 보니 뭐 그럴듯 하기는 하더라^^
아주 예전에는 이 나무위로 정자가 있었다
스님이 이 암자 들어오신지가 15년쯤 되었다 하시고, 그 암자는 이전에 거주하시던 스님이 지어 놓으셨더라 한다
위험하여 근간에 해체했다신다
저 별로 멀지도 않은 산이 대구 팔공산이라 한다
이 앞 능선은 경북과 경남의 경계이다
예전 조은산님과 경남도계 460km 정도 걸은일이 있으니 아마도 지나간 길이겠지
언덕 다 쌓아놓고 일을 찾으니 이곳저곳에 베어둔 장작이나 좀 져 주시란다
암자 동서쪽으로 장작을 베어 쌓아 놓으셨다
광야는 지게 처음 져 본단다
우리는 스무다섯 무렵까지 지게 졌다
암자에 쌀이며 라면이며 가스는 넘치더라
올라가기 전에 미리 유튜브 보고 스님께 전화로 확인하니 온통 쌓여 있단다
진짜로 쌓여 있더라
지나는 산객들이 하나둘 건네거나 미리 올라올때 챙겨 드리는 물건이 생각하기에 그것이 제일 쉽다
이날도 한떼의 아주머니들이 다음에 올라올 적에는 과자를 한보따리 가져 올라온다기로, 스님 과자 안드시고 안동소주 좋아하시니 그거나 한병 사 드리라 하니 박수를 치시더만
스님 세수가 일흔하나시고, 열네살적에 행자생활을 시작하셨다 한다
보통 행자생활은 6개월 내지 일년인데 스님은 6년이나 하셨다기로 무슨 연유로 그리 오래 하셨습니까 하니,
어릴적 자주 도망을 가셨단다
산욕심 많은 호박이가 가지산과 운문산을 걸어 암자로 왔다
태어나고 지게 한번 안 져봤다기로 체험삼아 댕겨왔다
건데 스님은 가까운 곳에도 나무 많더니만 무슨 왕복 30분 거리까지 나무를 해 놓으셨나
스님 나물 다듬으시는게 신기한가
한참이나 뒤에 서서 구경이 반이다
그거따지는 사람이 있을란가 대 놓고 말은 못하겠고.....,
내가 무얼 지고 올랐을까
스님도 놀라 나 같은 사람 나고 처음 보신단다
그렇게 일몰이 찾아오고~
별이 몇개 뜰때까지 죽치고 있었을까^^~
스님이 일곱시도 아니되어 아침밥 먹이신다
길을 서둘러 진주에 이르니 별 늦지도 않았더만
아마 스님은 100수도 사시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