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생각나는 곳이 없어 상봉에나 올라보자 한다
근간에 곳곳에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배낭걸이가 참 편하더만
이곳은 아리랑 고개란다
무슨 연유로 그리 이름지었을까
난 이 지점에만 서면 그녀가 생각나더라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흔히 첫사랑은 만나지 말고 마음속에 두고 살다가 죽으란다
그래도 한번은 보고싶다
지리산 이곳저곳에 집 많이 지었었는데.......,
이곳에도 의자랑 배낭걸이대 설치했다
건데 이름이 천왕샘 하단이 뭐꼬
천조대(천왕봉을 바라보는 곳)나 상조단(상봉을 바라보는 곳) 이런 좀 거룩한 이름이면 더 좋지 않나^^
천왕샘 아래 위로 물은 풍부하더라
건디 이곳보다 아랫쪽 물맛이 더 좋다
오늘 바람 참 쎄다
합천 황매산 쪽이런가
상봉에서 오랫만에 사진 찍어본다
그러고 보니 올해 처음이네
난 지리산은 천왕봉이라는 개념 떠나는데 십년도 넘게 걸렸지 싶다
예전 마고사당 있는 곳에서 잠도 많이 잤었는데 말이다
대뜸 향적대에 가서 밥 먹고 가잔다
난 이쪽으로 해서 향적대 향하기도 처음이다
하긴 가본지 10년도 넘은지라 이즈음 누가 길을 개척해 놓은 모양이다
내 기억에 남아있는 향적대보다 터가 넓다
잠도 자보고 했었는데 말이다
기억에 샘이 절벽 바로밑에 있었던 듯 한데 기억과는 다른곳이다
대충 손으로 퍼내어 정리를 하니 흘러나오는 수량이 눈에 보일 정도로 많다
이리 정리를 하는 것은 무언가 꿍꿍이속이 있는 것인게지
원래 터가 이리도 많았었나
리엑터가 참 편하다 안전하기도 하고~
효명이 유품 중에 그거 하나 받았다
그러고 보니 이날 내가 가진 장비도 다 남들한테서 얻은거네
모자도 그렇고~^
밥 먹고 출발전에 샘이 맑아졌나 확인하러 가보니 그새 깨끗하다
마음 같으면 어데 강가에 잔자갈들 지고 올라 깔아두고 싶다
다음에 가면 아예 그릇으로 온통 다 퍼내 버려야겠다
아따 영감 보폭 빠르네
따라 간다고 시컵했다
더군다나 저번 시루봉에서의 무릎인대 타박이 완전해지지 않은 지경이고 보니 더 힘들더라
얼매나 따라간다고 시컵했으면 저절로 알탕하자는 말이 나오더라
예전에 참 알탕파였는데, 한겨울에 얼음 깨고 일부러 들어가고도 그랬는데 그것도 안하는 버릇하니 별로 찝찝하지도 않아요
알탕 시간까지 쳐서 산행이 딱 6시간 걸렸더만
진주에 오니 15시도 안됐더라
코로나로 집에 갇혀 있는 마누라에게서 문자가 왔다
장볼 물품들을 적시해 놓았다
집에 차를 두고 전화를 넣으니 하시는 말씀이,
'시방 장보러 가는 길이제, 딱 단디 보고 제대로 사온나' 카네
즉, 시원찮게 봐 오면 주 패겠다는 말로 들리더라
덤으로 시키지도 않은 술도 종류대로 사 넣었다
코로나가 한편 고맙다
아주 편하게 농장에서 나대로 격리될 수 있으니 말이다
봄비가 많아야 그해 풍년이라는데~
더 많이 내려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