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팀들이 지리10대를 하고 싶다고 하기로 약조하고 진행한 곳이 두어곳 되나
하도 바쁜 팀들이라 일정 조율도 어렵거니와 이 사람들은 뭘 제의하거나 물어봐도 도통 반응이 없다
협의하에 그 약속은 없던일로 하기로 하고, 이왕 시작한거 우리끼리라도 해 보자 하였다
당초 6명이 같이하기로 한 바인데 일정들이 생겨 몇분 빠지고 말 나온김에 되는 사람끼리라도 다녀오자 되었다
마도님은 고사리철이 끝나 산에 따라 붙기가 수월해졌다
호박씨 뒤로 살짝 빠지려는 것을 거절못할 조건을 제시하며 꼬드겼다
칼바위를 내가 몇년만에 사진으로 찍나
최소 10년은 넘었지 싶다
오르는 길에 법천폭포나 보고가자 하였다
둘다 아직 구경하지 못했으니 근간에 비도 제법 내렸고해서 나조차도 궁금한 바다
요즘 바위들에 이끼 제법 붙어 있겠구나 여기며 혼자 열중하며 찍고 있는데 뒤따라온 호박씨 이곳이 법천폭포냐 묻는다
어이가 너무 없어도 자연스레 작은 법천폭포라는 말이 나오더라
생각한바대로 물이 제법 넘친다
이상한 물고랑을 법천폭포냐고 묻던 호박씨는 좋아 죽으려 한다
딱 막걸리 한잔 기울인 장면인데 아까 삼거리에서 마셔버려 남은 게 한병밖에 없어 입맛만 쩍쩍 다시다가 되돌아 나왔다
유암폭포도 수량이 좀 불었다
내가 앞으로 몇번이나 유암폭 사진을 찍는지 정말 헤아려 보고싶다^^
이 폭포는 이름이 없제
병기막폭포
이 폭포도 이름이 없네
제법 웅장한데 말이야
선점의 원칙에 의거 객가폭포라 명명하까^^
오르는 길에 홈바위교 지나 좀 구석진 곳 계곡가에서 반주까지 겻들여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올라온 바다
향적대까지 오르는데 6시간 반인가 걸리더만
오후 두시가 마악 지난바라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할 지경이라
마도님께 샘 청소를 부탁해 놓고 호박씨랑 나머지 샘을 찾으러 돌아다녀 보았다
그거 예전에 청소도 두어번 했는데 기억이 오래라 못 찾겠더라
마도님 말을 빌리자면 톱을 가지고 와서 잔가지들을 싹 정리해 버리고 싶다한다
그렇게 청명한 조망은 아니었지만 진주, 사천, 삼천포, 그리고 고향바다도 보이더라
마도님은 이곳에 처음 올라왔어도 자기 동네 산은 대번에 찾아 내더만
잘보면 여기서도 남해군 창선면 진동리 국사봉이 보인다
토목공사를 얼마나 단단히 해 놓았는지,
샘에 통째로 코펠이 들어가지더만
손만 시리지 않았다면 더 깊게 팠을수도 있더란다
특이하게도 이 샘은 물 흐르는 소리가 제법 또렷하게 잘 들린다
지난번 봄 가뭄이 심할적에도 이 샘은 물이 흐르는게 보였고, 당연히 꽉 차 있었다
낮잠을 자기에도, 시작을 하기에도 어중간한 시간이다
그냥 밥 먹고 이르면 이른대로 자기로 하였다
저 까마귀,
내가 예전에 이야기 했는지 모르지만 까치는 죽은 놈 매달아 두면 그 근처에 다른놈들 얼씬거리지 않는다
저번에 한마리 잡아 닭장에 몇일 걸어 놓았다 묻어 주었는데, 그 이후 지금까지 까치 안온다
반면 까마귀는 문상을 온단다
산청 친구가 까마귀를 한마리 잡아 대문간에 걸어 두었는데, 가족들인지 친구들인지 한 서른마리가 문상을 왔더란다
烏鳥私情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까마귀라는 새의 사사로운 정에 관한 이야기인데, 까마귀는 부모새가 새끼를 낳아 60일간 키워 내 보낸단다
나가살던 새끼까마귀는 부모새 죽기 두어달전에 날아와 부모새를 봉양한다는 이야기다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나는 까마귀가 좋다
울음소리도 까치보다는 훨씬 내공이 있어 보이고~
요즘은 이상하게 텐트를 가지고 다니기 싫네
그냥 나무아래 펼치면 침낭카바 없이도 무난하더만
내가 까마귀하고 노는 사진을 카톡으로 오랫동안 올리고 있으니 진주아재가 술이 다 떨어진 모양이라고 짐작을 하시더라
나이는 그냥 먹는게 아닌 모양이라
분위기까지 알아채 버리니 말여
까마귀가 식성이 참 좋아요
다만 마늘만은 안 먹데
내가 꼼짝도 안하고 놀아주니 아예 1미터 안까지 다가오더만
자다가 달빛에 눈부셔 잠깨어 보셨을까
정말 눈이 너무부셔 몇번인가 깨었다
보름도 아닌밤 하현달이 어찌 그토록 밝을 수 있을까
산에서 자고 해뜨기 전 아침밥 먹고, 일출 보자마자 하산하면 진주 사는 사람들은 하루 공짜로 번다
진주에 오니 8시도 아니되었지 아마
약속 따로잡아 한코스 더 가도 되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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