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산으로님이 묘향암옆 폭포수골 윗쪽서 점심을 먹다가,
이곳에서 반야봉쪽으로는 한번도 오르지 못했다면서 한번 가자신다
나야 뭐 아나
들어가기로 한날 하필 비소식이다
건데 자세히 보니 비가와도 밤에와서 일요일은 거치더만 두 노친네는 아예 손사레를 친다
할수없이 당일로라도 다녀오자 하였다
나중에 청하님께 길 오르며 이 이야기를 전하니 자기는 무척 기대하였단다
그 빗소리를 들으며 중봉 무덤가에서 보낼 한밤을~
이교수님께 카톡을 보내 물어보니 갈색쥐눈물버섯이란다
갈색 쥐눈물버섯인지 갈색쥐 눈물버섯인지는 모르겠으나 식용이란다
그런데 넷으로 뒤져보니 이 닮은 버섯들이 엄청많다
100% 식용이 확실하다 하더라도 먹을 마음은 티끌만큼도 없다만 이교수님의 말에는 항상 신중해야 한다
폭포 많다고 호박에게 권유하니 잽싸게 따라 붙는다
울산에서 와 그 시각에 서진주에서 만나자면 새벽 4시에는 출발해야 하리
다정과 마찬가지로 산도 病이어라
건디 폭포수골 다시 찾아가라 해도 나는 그 입구를 모르겠다
여하튼 엄청나게 기대를 하고 갔다
명색히 폭포수골 아니냐 말이다
글 쓰다가 내가 예전에 이리로 한번 갔었나 싶어 돌아가신 조은산님 산행기 뒤져보니 다른 폭포수골에는 갔더라^^
나중에 오르면서 보니 이미 너댓번이나 오르내린적이 있는 뽀때님도 좀 헤메더만
그 정도로 요즘은 사람이 아니다니는 모양이더라
건데 좀 아쉽다
이 골은 그냥 비트골이나 반야봉골로 부르는게 어울리지 싶다
지리산골짜기에 이만한 폭포없는 계곡이 있던가
한번씩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나 15살 무렵에는 동네에 돌아 댕기는 삼촌들 보고, 사람이 40이 넘으면 무슨 재미로 살까 싶었었다
내 보아하니 나는 환갑이 들어도 철이 덜들지 싶다
아마 일흔이 넘으면 기념으로 트라이애슬론 한번 더 해보겠다며 달려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치로써 여든 넘으신 부모님 좋은 곳 많이 모시고 다닌다
저 봐라
환갑 다되어 가는 두 준할매들의 마음은 아마도 그대로 어린아이일 게다
이 길에는 오르기 제법 애매한 곳이 몇군데 있더만
여군들은 손잡아 주지 않으면 안될곳도 있고~
나는 그날 깜빡 잊어버리고 혈압약을 반만 먹어야는데 한알 다 먹어 가지고 저혈압이 와서 아주 혼이 났네
딱 재작년 그때와 같은 증세더만
혹시 살면서 온 세상이 하얗게 보이는 경험 하신분 있으까
그때 3년전 통영철인대회 개최지를 새롭게 발굴한다고 진주철인클럽에서 좀 도와주라는 메세지가 왔더만
회장을 맡고 있었던지라 당연히 참석해야지
자전거 40km도 안탔어요
그러곤 10km 뛰러 나가는데 아따~
갑자기 눈앞이 온통 하얀색 수채화라
그 경황중에도 이렇게 수채화를 그릴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지
마침 정자가 있어 누웠는데 온 하늘이 뱅글뱅글 돌더만
그런 경험 있으신 분은 건 필시 혈압약을 너무 독하게 먹어 저혈압 증세가 온 것인줄 알면 된다
갑자기 이야기가 고향바다 앞으로 빠져 버렸네^^
여하튼 뽀때성님 충고가 맞아
'산 가는 날은 아예 약을 먹지마라 닷세동안 안 먹어도 아무일 없다!'
계곡의 이 모습은 조개골에도 있지 않나 여겨지는 순간이었다
다녀보면 산으로님은 정말 빨라요
아무리 청학동이 고향이라도 그 연세에 내빼시는 거 보면~
아무 말씀을 안하셔서 그렇지 안가본 길이 없으신 듯 하고 모르는 길이 없으시더만
뽀때성님도 세상 다 알아주는 지리산꾼이지만 뭐 그 뒷말은 그렇고~^^
박영발 비트란다
나는 처음이다
박영발 비트 간다기로(사실 내가 데려다 주라고 했다만) 그 양반에 대하여 공부를 이틀이나 해 봤다
덩달아 이현상 이야기도 나오는데 여러 가설들이 있더만
이견도 있겠지만 두가지는 확실한 듯 하다
1. 이현상은 토벌대에 사살당한 것이 아니라 어떤 명령에 의해 처형되었다
2. 박영발은 자살한 것이 아니라 주치의가 난사한 총으로 죽었다
애초에 박영발팀은 저곳을 어찌 기어 올랐을꼬
아니 기어오를 생각을 어떤 마음으로 했을꼬
산으로님은 나보고 한사코 끝까니 가보라시더만 뭐 의미있나
건데 그 팀들이 이곳에서 생활하기는 하였을까
이 계절에 동굴에 얼음이 얼어있는것 만큼 궁금한 일이다
딱 김치보관하면 좋을 곳이다로 합의하고 말았다
일부러 앉아서 사진 찍어 보았다
이 안에서 제대로 움직일수나 있는지 싶어서~
비트굴은 애초 저리로 해서 올라 오는게 편하겠다
돌면 더 난해하다
청하님은 빠져 나가는데 억수로 헤메던데 이거 길들여지면 굴까지 올라 가는데 2초면 되겠더만
비트로부터 윗쪽으로는 길이 사라졌다
산으로님은 꽁무니도 안 보이시고, 뽀때님 이쪽으로 왔다리 저쪽으로 갔다리 하시는거 보며 따라 올랐다
이 자리에 이르니 지리99 소띠모임 전주산꾼님과 한분 아우님 계신다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 전주산꾼님도 객꾼과다
나조차도 우리가 어디서 두어번은 봤음직한 기억이 있는데 숱제 초면이시란다
그들은 우리가 올라온 길로 내려 가신다 하고(나중에 희한하게도 요룡대쯤에서 다시 만나지더라) 우리는 화개재로 향했다
삼도봉에서 한컷~
내 이번에 삼도봉 주변 야영할만한 곳 눈에 불을 켜고 찾아 보았다
제법 양호한 박지가 많기도 하더만
-이하 뽀때님이 찍으신 폭포수골 사진 몇장 보자-
나는 폰으로는 이런 기능이 있는 줄이야 짐작이나마 했다만 도저히 알아낼 수가 있나
헌데 뽀때성님이 할 줄 아네
배운다고몇번이나 문자가 오고가고 했는데 이제 겨우 끄트머리나 잡겠다
수돗물 켜 놓고 연습해 봐야지
그리하여 합수부쯤에서 알탕 한판하고 일월식당서 산으로성님 쏘신 한끼 푸지게 먹고 돌아오다
여기 이 자리에서는 가을을 기약했제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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