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랑 백두대간

제22차, 죽령~소백산~고치령

객꾼 2011. 6. 1. 23:30

일시 : 2011. 3. 12 ~ 3. 13(1박 2일)

    - 1일차 : 03:00 진주출발, 05:30  죽령 도착, 06:50 산행시작, 12:30 비로봉 직전 데크 중식, 17:30 늦은맥이 도착, 야영

    - 2일차 : 06:00 기상,  08:00 두루님 인솔 딸내미들 출발, 8:50  짐꾼조 출발, 12:40 고치령 산행종료, 죽령으로 이동

 

동행 : 두루님 

 

 

 

이번 구간은 들머리 날머리의 거리가 너무 멀어 차량을 엊바꿔 두고 산행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하여 그냥 당일 새벽에 죽령 들머리에서 만나기로 하다

 

02:00

기상하여 이것 저것 챙기다 보니 어느덧 3시가 가깝다

딸내미들 태워 출발하며 전화를 넣어보니 서울팀들도 마악 출발하려는 참이다

커피를 두잔씩이나 마시고 간 참인데도 막판에 졸려 혼났네

죽령 오르막 오르다가 몇번이고 벼르빡에 박치기 할 뻔 하다

 

05:25

죽령 들머리에 이르니 뚜버기는 15km쯤 남았단다

잠시 누웠다 생각했는데 깨어보니 6시 반이 다 되어간다

부랴부랴 아가들 배낭 챙기랴 등산화 조이랴 스틱 챙겨 주랴~

 

 

 

 


 

해가 눈에 띄게 길어 졌다

아직 7시도 못 되었난데 이미 훤하다

이 길은 너무 좋아 신새벽에 별 쳐다보며 걸어 오르는 재미도 쏠쏠한데 말여~

 

 

 

 

 

 

 

어른 걸음으로는 한시간 남짓에 오를터인데 제2연화봉까지 두시간이 넘게 걸리겠다

할수없이 중간에 잘 조성된 데크에 멈춰 아침밥을 먹고 오르다 

아침 찬바람속에서 앉아 먹는 밥이 그닥 맛날 턱이 있나

 

 

 

 

 

 

 

 

아침밥 먹고 데크에서 쑈쑈쑈~

 

 

 

 

 

 

 

 

제2연화봉에 먼저 도착하여 스케이트 놀이 

 

 

 

 

 

 

 

 

희라와 혜지랑 먼저 올라 한참이나 놀고 있으려니 희인과 혜인 올라온다

그 보다 더 한참이나 지나 뚜버기와 두루성님 올라 오다 

 

 

 

 

 

 

 

천문대로 이어지는 음달 길에는 아직 눈이 그대로다

아가들은 나뭇가지에 달려 있는 상고대가 신기한지 한참이나 갖고 논다

 

 

 


 

 


토성 모형

무중력 놀이 한단다

 

 

 

 

 

 


 
 나름 운치있는 천문대 길

 

 

 


 

 

 

 
어떨땐 한겨울에도 졸졸 흐르던 연화봉 샘터 물줄기는 아예 꽁꽁 얼어 있다

내 예전에 지나 갈때는 두번 다 겨울이었는데도 흐르고 있었는데 말이야

 

 

 

  

 

서너시간이 지나 가는데 애초 계획한 거리의 딱 반을 왔고나

지도를 펴 놓고 아무리 채근을 해도 그녀러 얼음 가지고 노느라 들을 생각도 안해요

이리 걸으면 밤이 된다고 해도 아무 상관 없데요

밤길을 한두번 걸어 봤나

새로운 협박꺼리를 찾아야지 원~

 

 

 

 

  


우회로를 돌자해도 연화봉에는 올라야 된단다

자식이 말야

뒤에서 꾸물거릴라면 끝까지 꾸물거리지

결정적인 순간에 따라 붙어 가지고 말이야

 

 

 

 

 

 

詩가 있는 봉우리

연화봉

그날 조망은 없었다

 

 

 

 

 

 

 


음지로는 눈이 그대로다

1미터 이상 쌓여 있는 곳도 많았다

 

 

 

 

 

 

 

 

 제1연화봉 오름과 소백 능선 

 

 

 


 

 

 

하도 꾸물 거리길레 주능에서는 홀로 나아갔다

앞서가 중간중간 기다리면서 시간을 따져보니 비로봉까지 가는데 나보다 1시간은 더 소요되는 듯 하다

이날 늦은맥이까지 어찌갈꼬 걱정이 태산이었더라

 

 

 

 

 

 

 

 

11시가 못되어 비로봉에 당도하리라 여겼더만, 한참이나 기다려 맞이하니 이미 시각은 12시 반이 넘었다

주목관리소로 들어가 점심 먹자는 걸 그냥 데크에 앉아 라면도 없이 때우기로 하다

덕분에 점심시간은 30분쯤 절약하다

 

 

 

 

 

 

 

다행히도 소백산에 바람이 자는 날이다

오후로 들면서 날씨도 약간 풀리는 듯 하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딸내미들 소백산에 서다

 

 

 

 


  

국망봉으로 접어든다

이 날은 국립공원 직원들이 정상 부근에 많이도 눈에 띈다

일부러 인사 건네오기로 '짐이 좀 많으시네요'하는 것은 당신네들이 어디로 갈지 대충 짐작이 간다는 뜻이렸다

일부러 따라와 시비를 건다면 그 보다 더 낭패는 없을게다 

 

 

 

 

 

 

국망봉으로~

사실 산의 그러한 조건에서 산불통제 출입금지는 말이 좀 안맞다

기름을 부어가며 일부러 지르려 해도 못 지르겠더마는

 

 

 

 
마의태자가 엄동설한에 삼베옷 하나 걸치고 이 산을 넘으며 멀리 경주를 보고 눈물 지었다 하여 국망봉이라 한다니,

두루 성님 한참 심사숙고 후 묻기를,

"여기서 경주가 보이나?" 한다

이르기로,

"행님~. 경주쪽을 쳐다 보면서 울었다 그 말 아닝교~" 하니 참말로 순진스럽게 고개를 끄떡거린다

 

 

 

 

 

 

 

상고대 핀 산길

 

 

 

 

 

 

 

예비 산꾼의 자세가 나온다

어데 안정된 직장 구해서 여가 날적마다 들로 산으로 찾아드는 인생이기를 바란다 

 

 

 


 

 

상월봉을 돌아 내리다

 

 

 

 

 

 

 

下心

 

 

 

 

 

 

 

비로봉에서 늦은맥이까지는 다행히도 예상보다 진행이 빨랐다

계획보다 두어시간 늦기는 했지만 해가 아직 많이 남은 시각에 무사히 도착했다 

 

 

 

 

 

눈이 녹은 장소는 그 땅이 젖어 있고,

눈이 쌓인 장소는 야삽 따위가 없기로 텐트장이 없으면 어쩌나 대걱정을 하며 당도했다

짐을 풀어 놓고 이리저리 뛰어 다녀 보아도 마땅한 곳이 없다

 

다행히도 늦은맥이 안부지점이 평평한 눈밭이라 그 위에 낙엽을 깔고 텐트를 설치하면 그럭저럭 하겠다 결론 내린다 

모두들 힘을 모아 한줌한줌 낙엽을 모아 와 예쁘게 깔다 

 

 

 

 

바람이 딱 참고 앉았을만 하게 분다

제법 추웠다는 이야기다

아가들한테 급히 오리훈제와 장어를 구어 먹이고 텐트로 들게하다

 

뚜버기와 두루성님 소초 겻들이는 곁에 앉아 막걸리 한병 얻어 비우다

밥하는 타이밍을 놓쳐 설익은 밥을 김치찌게에 말아 텐트안 딸내미들 먹이고 나도 먼저 텐트로 들었다 

어따~

무게와 부피를 줄이려 침낭을 부실하게 챙겨 갔더만 오랫만에 산에서 떨며 잤네 그랴 

희라는 땀이나는 걸 억지로 참고 잤다는 말 들으니 기분은 좋데

 

 

 

  

다음날 아침,

나만 그런 줄 알았더만 다들 일어나기 싫어 혼났다네

그래도 우짤끼라

밥은 먹이고 출발은 해야지

 

플레밍 선셋이 외관으로 보기보다는 공간이 넓단 말이야

일곱명이 둘어 앉아도 널널하데

그 속에서 밥해 먹고, 구워 먹는데 아무 지장이 없어요

 

밥 먹고서 아가들 장비 단도리 시켜 두루 성님 가이드 붙여 먼저 출발 시키다 

 

 

 

 

 

 

 

 

짐 챙겨 출발하는데 꼬박 50분이나 걸리데

 

 

 

 

 

 

 

늦은맥이에서 두어시간 진행하니 콘크리트 헬기장이 있다

이 계절에 야영정보로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출발 세시간쯤에 겨우 딸내미들 따라 붙었다

이때쯤 날씨가 느낄 수 있게 따뜻해지다

 

 

 

 

 

늦은맥이에서 고치령까지의 등로는 수월한 편이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무난히 고치령에 다다르니 고칫재팬션 사장님이(010-2771-4544) 트럭을 세워두고 기다리고 계신다

죽령까지 4,50분 소요되는데 택시로는 6만~8만원 달라 한단다

4만원에 태워다 주시기로 미리 뚜버기와 예약이 되어 있었던 참이다

 

 

 

 

 


 

고치령 도착 기념 샷~ 

우리가 하도 꾸물거리니 사장님이 국립공원 직원들 올라오기 전에 어여 내려 가잔다

고개 아래 팬션까지 트럭으로 이동, 팬션에서 차를 갈아 타고 죽령으로 나아가다

 

 

 

 

 

 

죽령 고개 오르기 전, 두루님과 딸들을 풍기온천에 내려두고 올랐다

차량을 회수해 목간하고, 두루성님이 사 주시는 한방삼계탕 맛나게 먹고 진주에 이르니 마침 저녁 7시쯤이다

맨날 이 시간정도로 산행이 진행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

 

<희라는 산행 끝나고 식당에 둘러앉는 이 때가 제일 좋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