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랑 백두대간

제24차, 마구령~도래기재

객꾼 2011. 6. 1. 23:37

일시 : 2011. 4. 8 ~ 4. 10(2박 3일)

    - 1일차 : 20:00 진주출발, 23:30  오전 오토캠핑장 야영

    - 2일차 : 04:30 기상,  06:37 마구령 산행시작, 11:09 선달산, 16:40 옥돌봉, 17:41 도래기재 산행종료

    - 3일차 : 07:00 기상, 10:30 마구령 차량회수 각자 집으로

 

 

 

 

33번 국도는 진주사람이 중부쪽으로 이동하는 데 정말 편하다

산 가는데 쌀을 챙기지 못했구나

봉화군에 가니 11시가 가깝도록 문을 열어 둔 대형마트가 있다

쌀 한봉지 사고나니 문을 닫는게, 산신령님이 주인보고 누가 쌀 사러 올테니 그때까지 문을 열어두라 시킨 듯 하다

 

오전 오토캠핑장에 당도하여 취사장에다 자리 깔고 이것저것 옮기고 있으니 뚜버기네 당도한다

침구를 깔아 딸내미들 재우고, 딱 한병씩만 마시자던 막걸리가 4병에 이르니 새로 한시가 가깝다

 

 

 

 

 

 

 

 

아침 기상장면 

 

 

 

 

 

04:30

기상 나팔소리에 잠을 깨다

분주히 아가들 깨워 짐을 그대로 내차에 밀어 넣고 도래기재로 향하다

야영장비를 모두 내 차에 넣어 도래기재에 두고 뚜버기 차로 마구령에 올라 산행을 시작하니 6시 30분이 훌쩍 지났다

 

그나마 해가 길어졌고, 날씨가 따뜻해졌으니 다행이다

불과 2주전만해도 이 지점에 눈이 그렇게 쌓여 있었는데 참으로 봄날은 하루가 다르구나 

 

 

 


 

 

 

이번 산행은 가급적 이 순서대로 줄을 세우고 진행하려 노력했다

자화자찬인지 모르겠지만 1시간은 단축했지 않나^^~

 

 

 

 

 

 

 

마구령에서 늦은목이까지는 그저 그런 오르내리막의 연속이다

하지만 늦은목이까지 3시간이 걸렸으니 저번때 마구령에서 중단하지 않고 나아갔다면 꽤나 고생하였을 터이다

 

 

 

 

 

 


8시가 가까울 무렵 햇살이 따뜻한 곳을 골라 아침밥 먹다

어이구 화상들아~

무슨 막걸리를 그렇게나 지고 가나

 

 

 


 

 

 

 

숲길로 나아가다

 

 

 

 

 

 


혜지를 앞세우면 자꾸 뒤돌아 멈춰서서 이야기를 하거던

사진으로 딱 걸렸네

 

 

 

 

 

  

 

09:35

늦은목이 지나다

여기서 오전마을로 빠지는 길이 있는 모양이고, 저번에 우리가 중간지점으로 삼으려 한 곳이다

 

 

 

 


 

 

 

역시 산림청이 관리하는 지역은 산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선달산 오르막이 코를 땅에 박는다더만 별로 힘들이지 않고 올랐다
30여분 쉬면서 막걸리 두병 비웠구나 

 

 

 

 

 

 

 

 

음달로는 아직 잔설이 남았더라

 

 

 

 

 


 

 

참나무 식별해 보려~

그 동안 열번 넘게 시도를 해 보았는데도 현장에서는 종잡을 수 조차 없더라

 

 

  

 

 

 

산에 대하여
                                                                              - 신경림 -

                                                       

 

 

 

산이라고 해서 다 크고 높은 것은 아니다.

다 험하고 가파른 것은 아니다.

어떤 산은 크고 높은 산 아래

시시덕거리고 웃으며 나지막히 엎드려 있고,

또 어떤 산은 험하고 가파른 산자락에서

슬그머니 빠져 동네까지 내려와

부러운 듯 사람 사는 꼴을 구경하고 섰다.

그리고 높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순하디 순한 길이 되어 주기도 하고

남의 눈을 꺼리는 젊은 쌍에게 짐짓

따뜻한 숨을 자리가 돼 주기도 한다.

그래서 낮은 산은 내 이웃이던

간난이네 안방 왕골자리처럼 때에 절고

그 누더기 이불처럼 지린내가 배지만

눈개비나무 찰피나무며 모싯대 개쑥에 덮여

곤줄박이 개개비 휘파람새 노랫소리를

듣는 기쁨은 낮은 산만이 안다.

사람들이 서로 미워서 잡아 죽일 듯

이빨을 갈고 손톱을 세우더라도

칡넝쿨처럼 머루넝쿨처럼 감기고 어우러지는

사람 사는 재미는 낮은 산만이 안다.

사람이 다 크고 잘난 것만이 아니듯

다 외치며 우뚝 서 있는 것이 아니듯

산이라 해서 모두 크고 높은 것은 아니다.

 

 

 

 

모두 흰 구름을 겨드랑이에 끼고

어깨로 바람 맞받아치며 사는 것은 아니다.

 

 

           - <가난한 사랑 노래>(1988) -

詩를 끝까지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건 참 슬픈 일이다

 

 

 


 

 

13:10

30여분 넘게 투정 들으며 걸어와 겨우 바람 없고 햇살 좋은 곳 골랐다

여유로운 점심시간~

 

 

 

 

 

 

 

점심시간 동영상 1 

 


 

 

 

 

동영상 2 

 

 


 

14:32

박달령에 이르렀다

희라 말대로 사진 보면 백두대간 다 끝난 거 같다

 

당초 이곳에 텐트치고 1박 후 나아가리라 작정했는데,

지방자치단체에서 차량을 통제하는 건 그렇다 치고 두루 성님이 못 오게 된 연후임에랴

그냥 내쳐 나아가기로 한 바다

 

머물렀다 가는 것도 나름 의미 있겠더라

 

 

 

 

 

 

 

 

박달령 산신령님께, 예쁘게 봐 주세요~

 

 

 

 

 

 

 

 

희인이 등산화가 작아 졌는지 발바닦이 자꾸만 아프단다

깔창빼면 1년은 견디겠나?

 

 

 

 

 

오늘의 마지막 고비 옥돌봉에 무사히(?) 이르다

희라는 이곳에서 도래기재까지 2.8km 남았다는 걸 어디서 보았는지 시방도 정확히 외우고 있더라

정말인지 그냥 아는체 하는건지 2년전 사진을 보여줘도 코스를 정확히 외우고 있다

나는 많은 곳은 4번 지나는 곳도 있는데도 잘 모르겠더마는~

 

 

 

 

 

 

 

수령 550년된 진달래라 한다

진짜일까~

 

 

 

 

 

 

 

 

 

산행 막바지

 

 

 

 

 

 


 

무사히 도래기재에 이르렀다

 

 

 


 

 

 

11시간을 조금 넘겼고나

큰딸들은 표정이 왜 저래~

 

 

 

 

 

 

 

 

팬션에서 놀다


 

 

 

 

 

 

도래기재서 춘양면 지나는데 아가들이 걸려 있는 플래카드를 보고 팬션에서 자자하여 스며 든 곳이다

얼마나 좋았냐면,

희인이 슬그머니 다가와 '아빠~ 너무 좋아서 부담 스럽다' 할 정도로~

방세가 5만원인데 반해 주인이 딴 곳에 사는고로 저 집을 통째로 하룻밤 잘 쓴다고 보면 된다

 

사과가 맛나게 익을 즈음 가족끼리 모여가 하룻밤 지내고 오면 참으로 좋겠더라

밤에 사과서리 하란 말은 아니고 흠흠...

 

 

 

 

 

아침을 라면으로 대충 때우고,

뚜버기 차 회수하려 마구령으로 올라 캔 한통식 나눠 마시고 진주로 서울로 향했다

 

진주 도착하니 한시쯤이다

운동이나 한판 하려 벼루고 있는데 산청서 민가가 일하러 오란다

버스로 산청 터미널로 가 민가네집까지 뛰어 갔다

 

이후,

헤드렌턴을 끼고 밤 10시가 가깝도록 밭고랑을 헤메었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