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랑 백두대간

제25차, 도래기재~태백산~화방재

객꾼 2011. 6. 1. 23:40

일시 : 2011. 5. 27 ~ 5. 29(2박 3일)

    - 1일차 : 20:00 진주출발, 24:00  화방재, 신태백식당 민박집 1박

    - 2일차 : 04:30 기상,  06:30 도래기재 산행시작, 10:00 구룡산, 13:30 신선봉 중식, 15:40 샘터 도착, 야영

    - 3일차 : 04:00 기상, 05:10 희인 인솔 딸내미들 산행시작, 08:10 태백산, 11:00 화방재 산행종료, 12:10 도래기재 차량회수

 

 

 

 

19:55

학원앞에서 희인을 태워 33번 국도를 바람을 가르며 달리다

24시가 가까울 무렵 화방재에 당도해 있으려니 잠시 후 뚜버기 오투 성님과 같이 당도하다

신태백식당 민박집으로 옮겨 성님과 오랫만에 일잔을 나눈 후 잠들다 


 

 

 

 

04:00

기상벨에 맞춰 겨우 일어났다

일어나 아가들 깨운 그대로 뚜버기 차를 화방재에 두고 도래기재를 향하여 출발이다

장비 단도리 시켜 출발에 즈음하니 그예 6시 반이 훌쩍 넘는다

 

 

 

 

 


오투 성님은 이곳 도래기재로부터 옥돌봉 지나 마구령 지나 고치령으로 가 다음날은 소백산을 넘으신다 한다

나중 들으니 고치령 당도한 시각이 너무 늦었고 마침 영주로 가는 차량이 히치되어, 영주에서 느긋히 1박 후 일요일에 서울로 가셨다 한다

 

자~

이번엔 소롯이 아빠와 딸내미들만의 산행이다

 

 

 

 

 

 


7:28

제1임도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출발한다

 

 

 


 

 

산길 도중에 아가들이 난데없이 환성을 지른다

별 생각없이 아가들 뒤를 따르다가 눈길 주는데로 같이하니 산아래 운해가 고르게 깔려 있다

혜지 한마디 보탠다

"우리가 이렇게 산 높이 올라왔어?" 

 

이제 딸내미들은 산맛을 알았는 갑다

 

 

 

 

 


 

 

그늘사초 사이로 나아가다

 

 

 

 


8:30

제2임도에 당도했다

그새 정자 하나 번듯이 올려 놓았다

'아침밥을 이렇게 많이 안 먹는데...' 하면서 아가들 맛나게들 밥 먹더라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 제대로의 철이다

산행 내도록 초화들과 같이하다  

 

 

 

 

 

 

 

그들의 짝짓기 희라한테 들키다

 

 

 

 

 

 

 

애기나리

 

 

 

 


 

 

금강애기나리

 

 

 
 

 

구룡산은 태백산과 소백산이 갈라지는 지점에 있는 산 중에 하나로서,

이 산을 발원으로 하는 하천들이 남북으로 흘러 각각 낙동강과 남한강으로 흘러 든단다

옛날 승천하는 용들이 있어, 어느 여인이 '뱀 봐라'캄서 용의 꼬리를 잡아 당겨 이무기가 되어 버렸다 하는...

뭐 그런 전설이 있는 산이라 한다

 

태백산 방면

 

 

 

 

 

 

 

 

지나온 소백산 방면 

 

 

 

 

대간을 걷다 보면 딸내미들을 아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이번 산행에서는 더군다나 그랬다

지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 안다

 

태백산 내려 오는길에 만난 어떤 아저씨는 가타부타 말없이 '어? 많이 컸네'이러면서 지나신다

희인이 눈이 똥그래져 나를 보고 '아빠가 아는 사람이야?' 묻길레

'니 들을 온라인에서 보았다는 소리겠지' 하고 말 뿐이다

 

그 외에도 아는 듯이 하는 분들을 많이 만났는데,

이 아저씨는 KBS에 PD라면서 '아저씨도 너네 블로그에 출연 한번 하자' 면서 딸내미들캉 사진이나 한장 찍잔다 

아가들의 사진이 항상 웃는 모습이라서 좋았단다

 

 

 


 

 

 

PD 아저씨 지나 가시고,

널리 국태민안 후 30분이 넘도록 널널이 놀다 가다 


 

 

 

 

 

  


미나리냉이 

 

 

 

 

 

 


 

특히나 큰앵초 내도록 같이 한 산길이었다

 

 

 


"이거 무슨 나무라 했어?"

"자작나무~"

"자작나무 껍질에 편지를 쓰면 어떻게 된다고?~"

"사랑을 얻는다 했어~"

 

갑자기 덧붙인다

"그런데 편지 쓸 사람이 없어..."

"아빠한테 쓰면 되지~"

"나, 아빠의 사랑을 얻기 싫어~" 

 

 

 

  

 

옛날부터 이 고갯길은 경상도에서 강원도로 들어가는 중요한 길목이었으며,

특히 태백산 천제를 지내러 가는 관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고갯길이었다 한다

문헌 영가지에 웅현(熊峴)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언제부턴가 순 우리말로 순화하여 곰넘이재로 부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함

 

필시 주막 하나 멋드러지게 있었겠다

옛날의 그 아름다운 정취를 시방엔 왜 느껴볼 수 없을까~

 

 

 

 


 

 

 

구슬붕이

 

 

 

 

 

 

신선봉 직진길은 요즘 고속도로가 되었다

인지하고 가지 않으면 대형 알바 하겠더라

그늘아래 앉아 한가로운 점심 시간을 가졌다만 희인과 혜인은 똥파리 땜시 못살겠다 투정이 끊이지 않더라

 

 

 

 

 

 

점심밥 먹고 대화의 시간 

 

 

 

 

 

 

 

점심 공양 후,

희라와 혜지 무덤가로 가더니 "아빠~ 할머니야 할아버지야?"

"할배다"

 

소꼽장난을 시작한다

"할아버지~ 풀 뽑아 드려도 돼요?~"

그러곤 대답도 안 듣고 풀을 뽑기 시작 한다

 

처사경주손공집 묘소를 박가 딸내미들이 관리해 주는 장면이다

 

 

 

 

 


 

차돌배기 삼거리는 지나는 행락객들이 쉬어가는 곳으로, 옛날 이곳에 차돌이 박혀 있었다 하여 그리 부른다 전하여 진다 한다

차돌이 어디에 박혀 있었을까 둘러 보아도 그럼직한 마땅한 곳은 없더라

 

 

 

   


뚜버기 다운 설명,

"이건 노루오줌 아니면 노루삼, 터리풀 중에 하나는 맞다"

그런 설명이 어디있누

보기에 노루오줌 같기는 하다

 

 

 

 


 

 

차돌배기에서 샘터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은 정다워~

내도록 철쭉 흐드러지게 피었더라

 

 

 

 

예전 학생들 인솔하고 지날 때 하룻밤 유한 곳이다

이제는 벤치도 설치 해 놓아 야영하기로 따지자면 더 악조건이 되었다만...

 

이 곳에 당도하자 마자 내 딴엔 샘터를 확인한다고 오른쪽으로 신나게 내리 꽂았다

겨우 계곡을 찾아 물을 확인하고 다시 전속력으로 돌아오니 20여분 남짓이다

혼자 속으로 헤아리기로 아가들 걸음이면 40여분인데....그래도 알탕을 시켜야 되지 않겠나

 

온갖 샘을 하며 올라오니 뚜버기 너 뭐하냐 하는 눈빛으로 쳐다 본다

보니,

왼쪽으로 길이 있고 그곳으로 가 보니 채 1분 정도에 물소리 빵빵한 계곡을 만난다

 

휴~

그래도 혼자 쑈 한게 백번 낫지

알탕소 가까우니 너무 좋아~

 

 

 

 

아가들 인솔하여 계곡으로 가 샘을 파 샤워를 하게 하다

물이 차거워 내지르는 딸내미들의 비명을 들으며 텐트를 설치하다

 

이후 희인이 올라와 첫마디, "아빠~ 나 앞으로 어떤 곳에서도 샤워할 수 있겠어~"

딸이 하는 소리로 아빠의 입장에서 듣기에 좋은 경우인지 나쁜 경우인지 모르겠다

 

모두들 뽀송뽀송한 상태로 맛난 저녁밥을 먹다

 

 

 

 

 

 

 

 

즐거운 식사시간 

 



 

 

 


딸내미들 텐트로 스며 들고,

7080 가요 들으며 한잔 기울이고 있으려니 서산으로 석양 검 붉다

25번의 대간 산행 중 제일 재밌는 밤이라 스스로 자축하며 반병 소주를 남기고 침낭안으로 들어 꿈결처럼 달게 잠자다

 

 

 

 

 

04:00

기상벨이 울리는데 도저히 몸을 못 일으키겠다

한참이나 뒤척이다 겨우 일어나 아가들부터 챙겨 희인이 인솔하에 먼저 출발시켰다

부산히 움직여 짐을 꾸려 뚜버기 뒤에 두고 아가들의 꽁무니를 쫒았다

겨우 작은 딸들을 만났는데 언니들은 자기들을 두고 먼저 가 버렸단다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나

이후 3시간 만에 태백산 한배검 기도처 안에 있는 큰 딸들을 만났는데....

내 그때까지 얼매나 많은 상상을 하였난지, 만내면 탁 고마 우째삘라 했는데 보니 반가워 헛웃음이 나데 

 

 

 

 

 

 


 

피나물

 

 

 
 

 

삿갓나물 군락을 만났다

한참이나 삿갓나물에 대하여 설명하니 가만 있기로 나는 대충 알아 들었나 했지

이야기 다 끝나고 혜지 묻는다

 

"그런데....삿갓이 뭐예요?"

 

 

 

 


 

 

 

깃대배기봉에서 태백산까지의 길은 정말 생태공원 그 자체였다

왼갖 야생초화가 완만한 산길을 따라 흐드러지게 자라 있다

 

 

 

 

 

 


 

홀아비바람꽃

 

 

 

 

 

 

노랑무늬붓꽃,

태백산맥의 고원지에 피는 우리나라 특산종이란다

나중에 만난 희인이 보고 다른꽃은 몰라도 이번 산행에서 이 꽃 하나는 외워두라 했다

 

 

 

 

 


 

 

애기괭이밥

 

 

 

 

 


 

 

나도개감채 바람에 흩날리느라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2시간 30분 만에 따라붙은 뚜버기에게 작은 딸들을 맡기고 속력을 내었다

걱정되는 마음이 커 3시간여를 휴식도 없이 내빼고 있다

중간에 갈림길도 많았는데 큰딸들이 길을 제대로 찾아 나아가기는 했을까

딸 키우는 애비 걱정 이 산행길에 종류대로 다 했다

 

야이 뚜비 자식아~

앞으로 뒤에서 좀 꼬무락거리지 마라

 

 

 

 

 


한배검 기도처에 들자마자 고개를 좌우로 휘두르니 큰딸들이 돌담에 기대 바람을 피하고 있다

끙~

내 너희들에게 무슨말을 하리

단군할아버지께 정성이나 들이자

 

몇몇의 무속인들이 그 칼바람치는 추위에도 아량곳 없이 기도를 하고 있다

 

 

 

 

 

 

 

아쉽다

태백산신령님은 우리를 위하여 하늘을 열어 주시지 않는구나

 

 

 

  

 

                    登太白山

 

                           근재 안축(1282~1348)

 

긴 허공 곧게 지나 붉은 안개속 들어가니

최고봉에 올랐다는 것을 비로소 알겠네

둥그렇고 밝은 해가 머리 위에 나직하고

사면으로 뭇 산들이 눈 앞에 내려 앉았네

몸은 날아가는 구름 쫒아 학을 탄 듯하고

높은 층계 달린 길 하늘의 사다리 인 듯

비온 끝에 온 골짜기 세찬 물 불어나니

굽이도는 오십천을 건널까 근심되네

 

 

 

 

 


이 주목나무에 '보호수목'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이해가 되시는가

이 나무 이름이 아무리 '주목'이라고 해도 '보호수목'이라며 딴청을 피우는데.....

 

 

 

 

 


일어나자 마자 감자 하나씩 먹이고 4시간여를 걷게 했다

태백산정에서는 바람이 너무 강해 엄두가 안나기로 그예서 한시간이나 내려오니 겨우 바람 잦은 곳을 만날 수 있었다

화기애애한 늦은 아침의 한때다


 

 

 


 

 

 

무명치를 지나~ 

 

 

 

 

 

 


 

광대수염 

 

 

 


 

 

 

당개지치

 


 

 

 

 

 

음력 4월 15일엔 어김없이 제사를 지낸다는 산신각이다

둘이서 돌을 하나씩 올리드니 한참이나 두 손을 마주잡고 염원을 하고 있더라


 

 

 

 

 

 

 

사길령에서 

 

 

 

 


 

사길령은 경상도에서 강원도로 넘어오는 교통의 요충으로 중요한 고갯길이었다

신라시대에 태백산 꼭대기로 통하는 고갯길이 있어 천령이라 하였난데, 높고 험하여 고려시대에 새로이 고갯길을 낸 것이 사길령이다 

이곳도 예전에는 주막의 여흥이 있었음직 하다

 

 

 

 

 

 


 산을 다니며 간벌하는 곳은 많이 보았는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이런 산판장은 처음 보았다 

 

 

 

 


11:03 

큰딸들이 대책도 없이 앞에서 빼어주는 바람에 날머리엔 예상보다 빨리 도착했다

화방재 민박은 공사하는 사람들이 몇년간 계약을 하여 사용하는 바람에 방이 없다 한다

 

이후,

도래기재로 가 내 차를 회수하여 풍기온천에 들러 목간하고,

오투 행님이 찔러넣어 주신 식사비로 맛난 점심을 먹고 진주로 서울로 헤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