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랑 백두대간

제6차, 지리산을 걷다

객꾼 2011. 5. 31. 11:41

 ○ 일시 : 2009. 8. 4~ 8. 6(2박 3일)

    - 1일차 : 06: 00 성삼재 출발~18:30 선비샘 도착. 1박

    - 2일차 : 07: 00 선비샘 출발~18: 10 순두류자연학습원 도착, 중산리야영장 1박

 

○ 택배 : 성삼재까지 박동진  

 

 

 

 

첫째날, 

 

사부작 사부작 다닌 대간길이 벌써 여섯번째다

이러다 3년도 금방이겠다

 

뚜버기네도 전날 내려와 진주에서 같이 유하고 새벽에 출발하기로 한다

낙남정맥 마루금에 집을 짓고 사는 벗 주씨가 서울서 뚜버기네 온다는 소리에 오골계 장닭을 한마리 푹 삶아준다

다만 신새벽에 출발해야할 일이 걱정되어 폭음은 자제하며 막걸리 두어되로 정을 나누다 냉큼 잠든다

 

성삼재에 당도하니 다섯시 40분이다

아침 하늘이 너무나 멋지게 열리기로 이리저리 다니며 구경하거나 사진에 담는다 


 

 

 

 

  

아가들 신발끈 묶어 출발에 즈음하니 6시다

희인은 잠바 안입혀 준다고 삐꼈다

5분만 참는 연습을 시켜야 한다


 

 

 

 

 

일정상 1박 2일로 종주를 마쳐야 한다

뚜버기나 나야 거리 감각이 무디어져 죽인가 밥인가도 모르겠고, 다만 예전을 기억하면 아가들한테는 결코  쉬운일은 아닐터이다

코재쯤 오니 몸이 뎁혀지거든

조금만 가면 하나도 안 춥다는 아빠말이 맞는 듯도 하니까 표정 좀 풀린다

 

 

 

 

 

 

  

비라도 오면 어쩌나 대걱정을 했는데 그 동안 산신령님게 절을 많이 드린 덕인지 쾌청하이 기분 좋다

사실 비가 온다고 해도 일단 출발은 할 여산이었으니 더 다행스럽다

한밤에 종석대에 앉아 구례쪽을 내려다 보며 막걸리 한잔 기울이는 것도 꽤 운치있는 일이다

 

 

 

 

 

나는 진짜로 궁금한 것이 노고단을 왜 통제하는가 이다

우리 촌에 말로 그대로 표현하면 '왜'대신에 '**다꼬'가 들어가면 딱 어울리겠다마는

도대체 이유가 뭘까

자연보호, 환경훼손 방지 뭐 그런거가

이제껏 살면서 땅에 풀을 한번도 안메어 본 사람들이 딱 맞을끼라

 

촌에 밭 봐라

수백년을 쟁기로 엎고, 괭이로 파고, 호미로 진탕내고, 똥물을 쳐붓고, 농약을 흩뿌리고 캐사도....

3년만 놔 둬 보지

바로 원시림 되어 버리는게 땅이고 자연인데

 

잘하는 일이 더 많겠지만

참으로 개구리 뛰는 방향하고 국립공원 하는일은 갈피를 잡을 수 없을때가 많다  

 

 

 

 

 

 

노고단 안부에서 미리 준비해온 아침밥을 먹기로 한다

그날 지리산 운해가 제법 볼만 하다

덕유산이 구름바다에 떠 있다

 

뚜버기는 지리산에서 이런 광경을 처음 보았는지 아예 입이 째진다

사실 좋은축에는 속하지만 그리 이틀을 호들갑을 떨 정도는 아녔는데 말이시 흠흠..


 

 

 

 

 

 

 

 

모시대도 여기저기 많이 피어 있다

 

 

 

 

 

 

 

 

 

 왕시리봉 능선

 

 

 

 

 

 

 

 

지리주능에는 시방 일월비비추 한창이다

흰일월비비추 한번 봤으면...

 

 

 

 

 

 

  

산행 시작한 지 4시간 40분 만에 삼도봉이다

잘 걸은 택인감~

 

 

 

 

 

 


삼도봉 내림길에 원래 계단이 있었던가?

처음에는 계단이 나타나니깐 환성을 지르고 야단이더만 다음날쯤 되니 '어휴~또 계단이야' 한다

산꾼 다 됐다


 

 

 

 

 

 

 

 

진짜로 예전에 이곳에 장이 섰을까

장터목도 마찬가지고~

 

 

 

 

 

 

 

 

나리꽃은 앞에다 글짜 잘못 붙이면 낭패 보는 수가 있다

그냥 일반명사로 나리꽃이라 케야^^~

 

 

 

 

 

 

쩝~

맥주 한잔 묵고 어데 주사부릴 사람 있나

여름날 낮시간만이라도 맥주 좀 팔면 안되나

멋진 사람이 아주 양호한 자세로 잘 팔고 있는 걸 집을 빼앗아서는 맥주도 안 팔고...참,,나~

지리 11경 중의 하나가 연하천 샘물통에 캔맥주 잠겨있는 정경인디....

 

 


 

 


 

입맛만 쩍쩍 다시며 걷다보니 형제봉이다

무슨 생각할꼬?


 

 

 

 

 

 

 

벽소령을 향하여~

 

 

 

 

벽소령까지는 대체적으로 양호했다

산장에서 군것질 좀 시키고, 우리는 마침 김치찌게를 맛있게 끊이고 있는 동년배의 부부가 있기로 은근슬쩍 말을 붙여서는.....

사실은 소주가 두병 세워져 있었기로~

 

우짜든지 세석산장까지는 가야하리

이미 11시간 넘게 걸었지만 우짜든지 세석까지는 가야 내일의 그림이 나오는 거라

그런데 덕평봉 오르막에서 아가들이 퍼지기 시작해요

한시간쯤 지나니 혜지는 아예 업어다 두고 다시 되돌아가 배낭을 지고 오고 이래야 될 판이라

 

개인적인 산행 경험상 이 상태로 더 나아가면 위험해^^

이건 준조난 상황이거던

더구나 나라의 일꾼 어린이들 아닌가벼

 

꼬시고꼬셔 겨우 선비샘에 이르니 아가들이 다 누워버려

할 수 없지 

 

 

 

  

 

 

그냥 그곳에다가 타프를 쳤지 뭐

아가들의 안전이 최우선으로 중요한 것이지

아니나 다를까

수낭에 물을 길어다 나뭇가지에 걸어 임시 샤워기를 만들어 씻기고 나니 다들 퍼져 버리데

겨우 깨워서 저녁밥을 먹였다는 거 아니겠어

이 상황을 두고 야영금지 규정을 어겼다고 하면 재판 붙을꺼얌~ 


 

 

 

 


 

12시간 30분이나 걸었데

그렇게 놀랑거리지도 않았는데, 뭐 아가들 걸음이니깐

오늘 고생했어요,,,푹~자~


 

 

 

 

 


 

준조난 상황의 어린이들 수발 든다꼬 같이 떠 넣은 밥이 코로 들어 가는지 입으로 들어 가는지도 모르겠데

아가들 재우고 겨우 원샷~


 

 

 

 

둘째날,

 

뚜버기 먼저 일어나 부산을 떤다

어제 먹다 남은 밥으로 비빔밥을 만들어 억지로 먹인다

가급적 잽싸게 챙겨 출발하자우~ 


 

 

 

 

  

흐흐...

아가들이 아직 잠이 덜 깼다

7시쯤 출발에 앞서~

(희라 저가수나는 어데서 알도 없는 안경 하나를 주워 와서는...)

 

 

 

 

 

 

 

 

 삼신봉 능선으로 구름 넘는다

 

 

 

 

 

 

 

 

 

망바위를 향하여 힘차게 돌진~


 

 

 

 

 

 

칠선봉 못 미쳐 있는 망바위에 오르니 구름이 요동을 친다

어째 저 상태로 구름이 몇시간이고 움직이지를 않을까

중봉과 제석봉과 그 뒤로 천왕봉


 

 

 

 

 

 

 


 반야봉을 배경으로~


 

 

 

 

 

 

 

 

성큼 다가서서~


 

 

 

 

 

 

 

 

이 봉우리가 칠선봉이 맞나?

 

 

 

 

 

 

 

 

 

틈새 사이로 제석평전과 천왕봉

 

 

 

 

 

 

 

 

"희라야 이거는 산오이풀 이라고 한다~ 산돼지가 아주 좋아하지~"

"그럼 그거 손에 들고 있으면 산돼지가 다가 와?"

 

 

 

 

 

 

 

 

 

세석평전 뒤로~ 

 

 

 

 

 

 

산장에 들러 이것저것 아가들에게 사 먹이고 물을 보충한 연휴에 푹 쉬다가 출발했다

산장에 과자 팔고 이러는 거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인 줄 알았더만 이번에 덕 많이 보았다

이왕 잘하는 김에 맥주도 좀 팔지~끙..

 

촛대봉에서~

 

 

 

 

 

 

 

지리산에서 그래도 이 주변이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편에 속하지 않나

여기서 일출봉 능선으로 해서~

우리 지리산도 일본 북알프스처럼 야생화가 지천이면 얼마나 좋을까


 

 

 

 

 

 

 

주능 중에 운치 있는 길

 

 

 

 

 

 

 

장터목에 이르니 12시 반쯤이다

딱 점심시간이다

벤치에서 한바퀴 휘둘러 보아 인원수에 비하여 음식을 많이 싸오고 하산할 것으로 확실시 되는 동남아들을 관찰한다

타켓을 정하여 다가가 산에 들어온지 며칠되었다 운운하며 내려가실 일이면 남은 음식일랑 좀 주고 가시라 하니 많이도 싸준다

(*동남아 : 동네에 남아도는 아줌마, 아저씨)

 

 

 

 

 

 

 

 

두시가 넘어서야 출발이다

산길 양옆으로 풀 무성히 자라 있는 모습이 어쩐지 정겹더라 

 

 

 

 

 

 

 

 

 이때가 참 더웠다 


 

 

 

 

 

 

 


하지만 천왕봉이 보이니 꼬시기가 싶다

저곳에 가서 또 푹 쉬고 가자고~


 

 

 

 

 

 


 

자아~

이벤트도 하나 하고요


 

 

 

 

 

 

 

 

드뎌 직전봉이다

 

 

 

 

 

 

 
성삼재 출발 20시간 30분 만에 상봉에 올랐다

사람들이 조금만 적었어도 국태민안 한번 하고 접더마는~

천왕봉 동쪽


 

 

 

 

 

 

 

국태민안~

대한민국만세~

우리 아가들도 무럭무럭 건강한 정신으로 잘 자라라


 

 

 

 

 


 

 

중봉


 

 

 

 

 

 

 

근간에 비가 많이 내려 천왕샘에 물이 흐른다


 

 

 

 

 

  

천왕샘에서 4시 였으니 순두류 마지막 버스시간인 18시 30분까지는 하산을 완료해야 된다

아가들한테 알아듣게 설명을 하고 걸음을 좀 서두르자고 재촉한다 


 

 

 

 

 

 

그런데 아가들은 다 알아 들었는데 뚜버기가 못 알아 들었는 모양이라

희라만 데리고 내려 왔더만 20분이나 지나 어슬렁 어슬렁 나타난다

아가들이 걸을 힘이 안된다나 우짠다나

정녕 그렇다면 이제는 진짜로 빨리 내려 가야지

힘도 없는데 어찌 4km를 더 걸을꼬

 

 

 

 

 

혜지 손 잡고 내려오라 하고 나머지는 모두 앞에다 세우고 쫒았다

간단하더만

18시 10분쯤 하산완료,

오늘의 산행 시간은 11시간쯤이고, 토탈 23시간 30분을 걸었네 그려

 

장하다

그리하고도 눈에 빛이 반짝반짝 한다  

 

 


 

 

 


 

법계사 버스를 타고 오다 중산리 야영장에 좀 세워주라 했다

먼저 텐트를 멋드러지게 설치해 두고 기종이네 집으로 가 닭도리탕에 막걸리 맛나게 묵었다


 

 

 

 

 

 

 

아가들을 씻어서 재워야제

전용알탕소로 가 시원하게 한판~

 

 

 

 

 

 

 

 

노는데는 물불을 안가리는 딸내미들인데 피곤하긴 한 모양이다

금세 곯아 떨어진다 

 

 


 

 

 

 

 

출근 시간에 맞추느라 아침을 서둘렀다

아가들은 아직도 한밤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