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09. 7. 10~ 7. 12(2박 3일)
* 7. 10(금) 23:00경 무주구천동 야영장 도착 1박
- 1일차 : 10: 10 곤도라 하차지점 출발~17:00 삿갓재 대피소 도착. 1박
- 2일차 : 07: 30 삿갓재 대피소 출발~10: 46 황점 도착
○ 지원조 : 조은산, 노고지리, 학봉, 파키라, 영관
이번엔 좀 빨리 출발하여 황점에다 먼저 텐트를 쳐 놓기로 했다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하여 황점마을 이장님과 미리 통화하여 마을회관을 빌릴 수 없냐하니 여차저차타가 그냥 자기집에 빈방이 있으니 자고 가란다
결과적으로 금요일밤 숙영지를 구천동으로 선회하는 바람에 그 고마움을 누릴 기회는 없었다
길을 잘못들어 빼재 꼬부랑길을 돌고돌아 밤 11시가 다 되어 구천동에 도착하니 조은산님과 학봉이 텐트를 이미 쳐 놓고 인생에 대하여 깊이 대화하고 있다
이번에 지리산으로 스며들 계획이었는데 겸사겸사 덕유산으로 오게 되었단다
차를 파킹하고 텐트를 마악 설치하고 있으려니 뚜버기 당도한다
그러다가 아주 잠시후에 익산에서 파키라조차 출동한다
아가들은 새벽 두시까지 텐트문을 꽁꽁 잠그고 아주 신이났다
막초 몇병과 미사일 한방과 수류탄 몇발을 자빠뜨리는 용감한 병사들 틈에 섞여 있으니 이내 2시가 훌쩍 넘는다
02:09 병사들이 겨우 텐트안으로 스며든다
아가들도 채근하여 재운다
잠시 정적이 흐르다가 갑자기 뚜버기가 인생에 관하여 중요한 이야기 하나가 빠졌다고 다시 집합을 알린다
03시에나 잠들었나
밖이 소요하여 일어나니 06시가 되어간다
압력밥솥 이 물건이 참 좋다
노하우 발휘한다고 머리 쓸 일도 없이 아주 짭은 시간에 밥이 잘되니 말이다
아가들을 억지로 깨워 밥을 먹인다
조은산님과 학봉은 칠봉능선을 오르리라하며 산행채비를 이미 갖추고 있다
파키라와 뚜버기차를 뒤따르게 하고 황점에 차를 파킹해 두러 간다
아가들....
아빠들이 다녀올 동안 조금 더 자고 있으라 하였건만 애초에 그럴 생각이 없는 듯 하다
황점마을 공용(?) 주차장이 아주 넓다
뚜버기와 파키라를 태우고 다시 구천동으로 돌아오니 한시간 20여분이 훌쩍이다
그런데...
우리가 어젯밤 들어올 적이나 아까 나갈 적에는 없더니만 그새 궁립공파들이 바리케이트를 내리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국립공파들..
김영삼 정부 이후로 공무원들은 친절교육을 많이 받았다
사람들이야 우찌 평가할지 모르지만 요즘 일선기관 공무원들 정말 친절해 졌다
그런데 이것들은 공무원이 아니라서 그런지 왜 아직도 그 모양인지
아주 군림하려고 하는 모습들을 자주 대하게 된다
아가들만 안에 있다고 해도 첫마디부터가 들어갈 수 없다 한다
여차저차타가 들어 갈라면 돈을 내라 한다
그거 몇푼된다고 처음부터 입장료를 요구하던지,,
입장료 계산하고 들어가면서 하도 화가 나길레 그러면 처음부터 돈 내라하지 무조건 못 들어 간다 하는게 맞냐니 말을 돌린다
22,900원이다
"선생님 잔돈 100원 받으세요~"
"마~ 그 돈으로 불우이웃돕기나 해라~"
무주리조트로 올라가 동생을 만난다
이번 산행은 구간을 역진행하게 되었다
동생이 리조트에 근무하니 곤도라를 일단 공짜로 이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역진행하지 않으면 코스가 잡히지 않는다
향적봉으로 올라 저번에 끊었던 월성치까지 가기로 하고 그 진행중에 있는 삿갓재 대피소에서 하룻밤 유하기로 계획한 바다
어젯밤 늦게까지 놀 때는 좋았제
걸어 갈 일을 생각하니 대책이 없는 냥 얼굴에 근심들이 가득하다
곤도라를 타려는데 뜻밖에도 이삼규와 꿩여사를 만난다
또한 딸을 데리고 야생화 팀들과 향적봉 어름의 꽃을 보러 온 모양이다
중봉까지 이러저러 동행하다가 헤어졌다
<六朴의 백두대간>
동생이 칼잽이로 산지도 이십 수년이 지난 모양이다
칼잽이들은 보통 일반인들이 놀 때 바쁘다
그래서 조카들과 별로 시간을 보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엔 제대로 함께 지내게 되었다
작은 아빠라 부르며 아기자기 대화하는 딸들이 귀엽더라
이날은 정말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였다
당초 계획을 세울 때는 비 맞으며 걷게 되리라 하며 감수하기로 했다
하물며 조망에 대한 티끌 만큼의 욕심이 있었겠는가
이런 날 참말로 잘 없다
'정말 이래도 되는거야' 하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향적봉에 사람 참 많다
나는 정상석 옆에서 아가들 세우고 사진찍기를 포기했는데 그 천하태평 만만디 뚜버기가 어느새 사진을 찍었누?
요즘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니 우짜니 하는 일로 그 주변이 소요한데 향적봉을 보면 장차 케이블카 세워진 연후의 지리산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참으로 D도 오르고 C도 오르고 덩달아 P도 오를 지리산이 평등해서 좋기만 할까
향적봉에서 적상산 방향~
무에 말이 더 필요 하겠는가
들머리에서 노고지리님까지 만나 칠봉능선을 타고 올라오는 조은산님 일파의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향적봉정엔 인파가 많아 중봉에서 한숨 돌리기로 하고 산행을 계속한다
이 날은 산행 대부분 남덕유산과 서봉의 자태를 제대로 감상하며 걸어가게 되었다
향적봉 대피소에 이르러 짤막한 휴식을 취한다
저 벤치에 아지매들~
그 옆자리에 아가들 캠코드로 찍고 있으려니 자기들끼리 수군거리길 '어머~ 우리를 찍는다'하며 옷매무세를 가다 듬기로,
"어허~ 폼 풀고...우리 아가들 찍고 있응께로~~" 카니 참으로 아지매들 답게 웃더라
향적봉은 정말 향기가 쌓이는 봉우리라서 그런 이름을 얻었는 갑다
원추리가 지천이고 비비추는 마악 꽃을 피울라 하고 흰꽃미역줄나무라나 뭐라나 하며 꿩의다리도 흐드러지게 피어나 있고..
향적봉 기슭~
남덕유와 서봉이 참말 멋져요
기대도 안했는데 이렇게 좋으면 어떡하라는 거얌~~
이러저러한 풀꽃들이 피어나 있고,,,
저 멀리로는 수도산과 가야산의 산그리뫼 멋드러지고요
중봉에서~
저 뒤쪽 구름우에 떠 있는 산 하나를 처음엔 무등산쯤으로 알았었다
지리산 반야궁댕이란다
사진으로는 아니 보이지만 좌측으로 또한 천왕봉이 아닌듯이 떠 있다
만만디와 덕유능선
중봉에 앉아 쎄쎄쎄~
이놈들이 이번에 과자를 쩨때 딱딱 먹을 수 없어서 아마 힘들었을거여
세상에 무슨 과자를 5만원어치나,
그것도 희라가 골라 온 걸 반쯤 도로 제자리에 두었는데도 말이시
중봉 내림길~
백두대간이 좌틀하는 백암봉이 저 앞산이니 아직 마루금에 진입을 못한 셈이다
다음번 덕유산 구간은 쟝 향적봉으로 올라 백암봉에서 좌틀하여 귀봉, 지봉을 거쳐 빼재까지의 예상이다
산그리뫼 좋고요~
아하~
이 사진에는 천왕봉과 반야봉이 멀리로 조망되누만
백암봉 갈림길에서 잠시 선채로 휴식을 취한다
혜지가 뒤집어진 돌 아래에 있던 큰 왕개미를 발견하고는 밟아 버릴라 한다
급히 제지하며, " 이것이 너를 만나기 위하여 천년을 기다렸을 지도 모른다" 하며
화엄경에 나오는 인연의 소중함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했다
일천겁을 형제로 같이한 인연은 하루를 동행하고, 이천겁을 같이한 인연은 하루를 동숙한다
반석겁 하나만 예로 들자면,
40리 둘레의 큰 반석이 있고 4년에 한번씩 옷깃을 스쳐 비로소 그 반석이 다 닳아 없어지는 시간세월~
그 일겁을 통계학자들이 도출한바 4억3천2백만년이라 하였으니 이 생명이 네 눈에 뜨이고자 그 세월을 기다렸다 운운의 뜻을 말하고자 하는데....
희인이 가까이 다가 오더만 불쑥 내볕는다
"이거 밟으면 빠직~ 하는 소리가 난다이~"
"희인아~" (너는 왜 갑자기 분위기를 영구판으로 만드냐~그런 의미로 불렀는데)
"아빠~ 진짜로 그런 소리 난다...한번 밟아보까?"
참말로...
생판 낯모르는 아저씨와 눈을 마주하며 멋적게 웃고 말뿐~
희라 벌에 쏘였다
침을 빼내고 구급상자를 뒤적여 아무거나 발라주니 잽싸게 뛰어간다
이제 동엽령을 향하여~
자알 걷고 있습니다요
몇번이고 느낀바지만 아가들은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
그 분위기만 잘 맞춰주면 아주 잘 걷는다
백암봉 지나도록 칠봉능선 팀들이 따라 붙지를 못했었군~
동엽령에 당도하니 점심시간 쯤이다
이 날은 그냥 비상식으로 점심을 대충 떼우기로 한다
막걸리와 떡과 빵 따위가 나오고 아침에 먹다 남은 밥도 나온다
불현듯 동엽령의 뜻이 무엇일꼬로 시작된 대화가 신동엽이 나오고 김재박 연봉이 나오고 초기 롯데 감독이 김동엽이니 신동엽이니 하는 전혀 엉뚱한쪽으로 대화가 전개된다
이 사람들이 나하고 오랫동안 만나 오더만 점점 나를 닮아가는 모양이다
이제는 무룡산을 향하여~
집에 와서 희인이 저거 엄마를 보고 이번 산행이 제일 재미가 없더라 한다
미역줄나무와 싸리나무가 자꾸만 앞길을 막아 신경이 보통 쓰이는게 아니더란다
그러고 보니 희인이 산행중에 말하기로 길이 좀 오르기 힘들어도 그게 낫지 잡풀은 싫단다
산꾼이 되어가는 모양이다
그런데 전혀 다른 시각을 보자
시장에 가는 길에 희라에게 물었다
"희라~ 이번 산행은 재미 없었제?"
"아니~"
"어? 풀들이 귀찮고 그렇지 않더나?"
"나는 풀들이 내 어깨를 살랑살랑 스치니 참 보드랍고 좋던데?"
돌탑쯤이련가~
아직 비내리지 않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사진찍기에 열중인 나를 조은산님이 아무말 없이 손짓으로만 오라한다
왜 그러냐 물어도 그냥 대답없이 손짓만 한다
잡목 너머로 바라다 보니....
왼쪽은 수도산이고 오른쪽 오돌토돌한 봉우리는 가야산이다
예전 수도지맥 할때 가본 첫 시각점인 수도산인 데도 별로 기억에 없다
캬~
정말 조망이 이래도 되는거얌~
사진작업을 하다가 불현듯 당나라때의 시인 가도가 생각난다
위의 사진과 이 사진중 하나를 버려야 겠는데 도무지 어느걸 골라야 될지 갈피를 못 잡겠다
대문장가 한유와의 고사는 다 아는 터이고...
閑居隣竝少 한거린병소
草徑入荒園 초경입황원
鳥宿池邊樹 조숙지변수
僧敲月下門 승고월하문
한가로이 거처하니 이웃은 드물고,
풀숲 오솔길은 거친 정원으로 이어져 있네.
새는 연못가 나무에서 잠자고,
스님은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린다
무룡산과 삿갓봉이 우뚝하고 남덕유산으로 얕은 구름띠 하나가 흐른다
산에서의 기후는 금새 모습을 달리한다
이렇게 좋다가 불과 수분 후, 산하는 안갠지 구름인지 모를 속으로 숨겨진다
드뎌 비가 오려나 보다
무룡산 오름길에 비를 만난다
급히 멈추어 아가들 비옷 입히랴 장비 단도리 하랴 잠시 소란타가 진행이다
어른 몇몇은 그냥 비를 맞으며 진행한다
이제 삿갓재대피소 까지만 가면 된다
다행히 비님이 늦은 시각에 내려주어 고맙기 그지없다
오전부터 비 맞고 걸었다면 아가들이 훨씬 더 힘들어 했을 터이다
무룡산에서 되돌아본 향적봉 방향~
산굽이가 힘차게 용트림하는 모습이 장엄하다
무룡산 내림길을
비를 맞으며 간다
이제 한능선만 치면 대피소다
마음이 한결 한가로워져 뚜버기와 원껏 머물며 지천인 야생화와 산그리뫼를 즐긴다
향적봉정 못지않게 원추리가 많다
특히나 이 능선엔 일월비비추 지천이더라
무룡산정
삿갓봉의 위용이 대단하다
다행히 오늘은 저길 오르지 않으니...
뒤늦게 대피소로 당도하니 희인이 홀로 훌쩍인다
왜 그러냐 물어도 대답없이 훌쩍인다
그렇게 힘들었나 싶으면서도 살째기 혹시 배가 아프냐고 물어본다
그렇단다
자기는 배가 아픈데 남들은 자기 심정도 모르고 대피소에 다 왔다고 좋아라 하니 서운했던 모양이다
희인이 태어나고 첫대면을 하는데 얼매나 눈을 초롱초롱히 떠고 나를 마주보던지~
나는 아가들이 다 그러는 줄 알았었다
그런데 나중에 희라 태어날 때는 죽인지 밥인지도 모르고 눈도 못뜨고 울기만 하더라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배가 아플 나이라니 참말로.....
17시쯤 산장에 도착했다
대체적으로 성공적인 산행이었다
예약하지 않았던 지원조 4인을 대기조로 예약해 두고 맛나게 저녁부터 먹는다
바깥에는 억수같은 비님이다
산장에서 아가들을 위하여 일부러 구석진 곳을 제공한다
산장이 떠나가라 놀더라
요즘 세상이 참 좋다
손에 들고 다니는 전자수첩이 사전기능과 엠피쓰리 기능만 있는 줄 알았는데 텔레비젼도 나온단다
그날 잠을 자는데 문을 조금만 열어두고 자면 될걸 그걸 모르고 그냥 자는데 얼마나 더웠던지~
터가 그런지 어른아이 할것없이 잠꼬대를 하는데 남들이 들었으면 자다가 일어나 회의하는 줄 알았을 게다
별로 바쁠 것도 없다만 짜달시리 늦잠자고 있을 일도 없으므로 아침밥 챙겨먹고 출발하니 일곱시 반쯤이다
비님은 내렸다 말았다를 반복한다
오늘은 삿갓봉 넘어 월성치에서 치고 내려가면 될 일이므로 그리 부담된 산행은 아니다
자아~
아가들부터 출발~
삿갓봉은 봉우리에 오르지 않아도 우회로가 있는데도 땅만 보고 가니 아나
그냥 진행하다 보니 꼭대기란다
잘 올랐다
이놈들이 언제 또 이 봉우리에 오르겠나
월성치 직전 봉우리에서 잠시 휴식이다
어제 그리 좋은 조망을 즐겼으니 오늘이사 뭐~
나부터도 조망에 대한 별다른 미련이 없더라
ㅋㅋ,,
글로서는 표현이 아니 되지만 세놈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이다
이곳 월성치에서 저번과 같이 황점으로의 하산이다
한이십분 치고 내려오니 샘이 하나 있다
비가 많이 와서 수량이 만족할 만 하다
또한 빗물이 섞였음인데도 물맛은 과시 좋더라
희인이 이번에 고생 좀 했다
계속 뒤쳐지는걸 어느 지점에서 손잡고 걸음을 빨리하니 배아픔을 호소한다
애 낳는거 하고 배 아픈거 하고는 남자들하고 대화가 안된다더만...
빗줄기가 뜸해지기로 비옷들을 벗겨 걷게하니 훨씬 힘을 낸다
날머리가 가까워진양 마지막 일키로 구간은 거진 대로다
날머리 도착~
만세~~
첫날 후반부터 기상상황이 좋지 못했지만 배테랑 지원조들이 같이하니 내도록 안심이 된 산행이었다
다음에는 난구간에 미리 요청을 할 여산이다
바쁜척, 어데갈척 하지말고 좀 도와 주시길~~~
황점마을로 진입
예의 이장님댁에 들러 우리는 계곡에서 알탕하고 아가들은 샤워실을 좀 빌리고 하여 씻기고 갈아 입으니 마음이 산뜻하다
거창군 북상면인데, 무슨 막걸리 인지는 모르지만 막걸리맛 하나 좋더라
무주리조트로 차량을 회수하러 가는 도중~
곯아 떨어질 만도 하지~
리조트앞 동생이 추천하는 집에서 때맞은 점심을 먹고 출발이다
부산으로, 마산으로, 김해로, 익산으로, 서울로, 진주로...
그러고 보니 제각각이구먼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오니 장대같은 소낙비 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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