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國旅行, 山行

북알프스 대종주 4(스고로꾸~와시바~노구치고로우~에보시 산장)

객꾼 2015. 8. 11. 17:42

729()

双六 小屋 -5km - 三俣 산장 - 1km - 鷲羽岳 - 2.5km - 水晶小屋- 3km - 真砂岳 -1km- 野口五郞岳 - 4km - -3km - 烏帽子 小屋

- 04:00  산행시작

- 05:47  三俣 산장(미쯔마따 산장), 도시락 조

- 07:50  鷲羽岳(시바다케)

- 09:30  水晶小屋(스이쇼우 산장)

- 10:55  真砂岳(마사고다케)

- 12:34  野口五郞岳(노구치고로우다케)  

- 15:45  (미쯔다케)

- 16:55  烏帽子 小屋(에보시 산장)



3시 반에나 기상했나

각자 어제 주문한 도시락 하나씩 챙겨 넣고 출발이다

여명의 야리가다케가 멋지게 구름 목도리 두르고 있다

오늘 기상은 너무 좋다





나야 저곳 야리가다케 정상에 많이도 올라 보았지만, 초행인 뚜버기와 솔아우가 기상탓으로 올라보지 못하고 지나온게 다만 아쉽다

나 조차도 지난번 산행때 바위밑에 뭍어둔 맥주캔이 그대로 있는가 확인하지 못함이 애석하도다

공짜 맥주 하나 얻는건데 말이다 






햇님이 오르려 기웃거리는 곳은 스바쿠로 산릉 쪽인가

그예 오르는 중에 구름에 가려 버렸나 보다




 

 

어찌보면,

아니 어찌보면이 아니라 북알프스의 고산식물 우점종 중에서 톱은 고바이케이쇼우인 모양이다

1m에 이르는 늘씬한 키에 시원하게 피어난 꽃들이 북알프스 우리 가는 곳마다에서 반겨 준다





참으로 이곳 물은 시원하고 달기 그지없다

어느 사람은 일본 알프스 물들은 석회석이 섞여 있어 탁하니 어쩌니 생뚱맞은 소리를 해 대더라만,

도대체 북알프스 어느 암석이 석회암질을 가졌더란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제주도 물도 그렇거니와 물은 아주 맑으면 비취빛을 품게 마련이다

일본이 밉다고 물도 밉게보면 뿌연 석회암 물로 보이기도 할 것이다

북알프스의 암석은 대체로 화강암이나 화강편마암으로 구성된 것으로 안다




 

 

 

하쿠산이찌게 요란하게 피어 있다




 


 

하이마츠 숲으로 지나다





미츠마타 산장이 언뜻 보이기도 한다

저 뒤쪽, 와시바 산정에는 꿈같은 호수가 있다

제발 날이 개어서 그 정경을 볼 수 있어야 될 터인데, 못 볼 지경이면 우회코스를 택하여 가기로 권하니 뚜버기 사진으로 이미 그 정경을 보아둔 바라 한사코 정상으로 일단 올라나 보잔다

저번참에 못 본 내 마음이야 더욱 꿀떡인데, 다만 농으로 지껄여 본 말에 자식이 애 닳아 하는 모습이 제법 재밌다





 

 

8월에 다 녹아 없어질 눈뭉치




 

몇일간 쌓인 빨래꺼리가 장난이 아니다

앞으로 10일도 더 진행해야 함이라

애당초 이곳에서 빨래하고 가기로 작정한 바라

일동 빨아야 될 빨래는 다 이곳에서 빨았다

 

건디,

내가 그 장면을 사진으로 분명히 찍어둔 거 같은데 날라 가뿟는지 없다




그리곤 산장 마당에 앉아 준비해간 도시락을 까 먹었다

제법 많은 일인 산객들 -역시나 주류가 노인들이다- 이 아침밤을 먹고 산장을 나서는 참인지 삼삼오오 가족이나, 혹은 벗들끼리 모여 사진 촬영한다 분주한 순간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미쯔마따 산장이 상당히 마음에 들더라(헌데 사진은 안 찍었군)

만약 가족을 데리고 북알프스 어느 산장에서 몇일 쉬고 오라면 단연 이 산장을 택하리라

 

구름이 야리 서쪽 능선의 어깨를 짚고 넘어오는 형국이다

저 모습 그대로 제법 두어시간 유지되는게 신기 하더란 말이다



 

 


와시바다케,
이 산의 이름은 독수리가 날개를 쫙 뼈고 앉아있는, 혹은 날으려 준비하는 그 형상을 닮아 그런 이름이 붙었다

세번쯤은 가짜 정상에 속고 나서야 진짜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미츠마따 산장은 사람이 직접 건축자재들을 지고 올라 지었단다

그때 그 사람들이(약 80년전 사람들) 한사람당 진 무게가 60~80kg이고, 주행거리는 편도 이틀이었다고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짐 무게중 식량의 무게가 각각 20kg 이었다 한다

밥을 하루 네끼 먹었다나 어쨌다나






야리의 저 왼쪽산은 스바쿠로인가?

서너번 갈 적에는 희한하게 야리가다케가 그리 눈에 잘 뜨이더만 갈수록 그 산 찾기도 힘들어요

너무 머리가 복잡해진 모양이라





내 이번에 정말로 느낀바가 있는데,

구름이 말여

우리가 가는쪽으로 자꾸 없어져 주데

내가 농으로 솔아우한테 그렇지 않더냐 하니 자기도 농인지 모르겠는데 그리 느낀다 하데 
와시바에 그렇게 농염하게 덮여있던 구름인지 안개인지가 우리 갈수록 없어져요





 


야리가 가오 세우나

왜 대가리만 계속 구름위에 올려놓고 있을까




 

햐~

이 모습이었어

내 이번에 디카도 언감생심, 그냥 노트3 폰카만으로 모든 사진을 찍었다
비교가 안되니 모르겠는데 기록사진으로야 전혀 손색이 없다

더군다나 고산식물들 신경쓰고 찍으니 정말 제대로 잡히더만

다만, 인물사진은 좀 떨어지는 거 같기도 하더라만





 

저 호수변으로 사람들이 왕래한 흔적이 많다

우리도 지나오면서 보니 호숫가에 하루 집 짓고 지내기에도 무방해 보이더라

다만 와시바 정상으로 기상변동이 심하니 그점 염려되는 바라





 

솔아우가 미츠마따렌게다케를 배경으로 지고 올라 오느라 좀 늦다
희한하단 말이야

그 구름들이 다 어디로 갔나





 


이 사진을 찍어주신 할배가 내가 이번 종주길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서 제일 북알프스를 꿰고 있었는데 말이야

좀 배워 두었어야 하는데 그때 미처 고수를 알아보지 못했어요

나머지 사람들은 다 나한테 배우더만 험~




 


 

 

와리모다케, 스이쇼우다케 능선





 


스이쇼우 산장에서 좌측 스이쇼우다케, 우측 마사고다케로 능선은 갈라진다

종주로는 마사고다케 방면이다





 


미야마고고메쿠사





 


치시마기쿄우





 


다카네쓰메쿠사





 


혼생



 


 

스이쇼우 산장에 도착하니 많은 산객들이 배낭을 그곳에 둔채로 수정악 왕복산행에 나섰다

우리는 맥주나 마시면서 30여분 푹 쉬었다

그곳 식수값이 너무 비쌌지

화장실앞 손씻는 빗물을 받아 식수로 사용해도 무방하더라

남은 돈으로 맥주 한병 더 사 먹었지 뭐


우메바찌소우





 

 


마사고다케,

저 우측 능선은 예전 2009년인가 우리팀들이 탈출한 다케무라 새길이다

저 날머리에는 공짜 온천탕이 있다





 


마사고다케의 뜻은 온통 모래라는 의미다

사진으로 보니 정말 마사네






 

 

바위암매화의 지고 난 흔적,

잎은 그대로네





 


길이 엄청 완만해졌다

아마도 이런 날은 실거리로 하루 30km 이상 걸었음직 하다





 

 

노구치고로우다케





 


이미 이쯤부터 에보시다케 지나 나나쿠라다케 까지의 길은 다시 초행길이다

건디 길이 단순하니 아니 걸었어도 머리에 다 들어 오더만 





 

 


우사기기쿠 등이 혼생한 고산식물밭





 


미야마오다마키





 


쿠모마구사,

이 꽃은 좀 희귀하더만

이렇게 식생을 찍는 거 보다 꽃 위에서 정면으로 찍으면 더 멋있단다





 

 


널찌면 가는 곳





 


깔끔하니, 이와기쿄우





 


노구치고로우다케





 


스이쇼우다케에서 아카우시다케 능선





 


노구치고로우다케





 

 


유황산과 야리가다케와 야리의 동쪽 능선,

즉, 긴쟈코스





 

 


왼쪽 유황 사태지역 위에 수정악 산장이 있다

오른쪽으로 水晶岳(스이쇼우다케)





 

 

와시바다케,

와시바다케는 어느 방면에서 보아도 산의 형상이 독수리가 앉아 있는 모양이란다





 


하쿠산이찌게와 시나노킹바이 군락 맞은편으로 야리가다케 우뚝하다 





 


요츠바시오가마 모음





 


길 좋다

산이 밋밋하니 이야기 꺼리도 밋밋해 지누만

진행 왼쪽 사면으로는 고마쿠사가 많을 거 같은 데 사진이 없는걸 보니 꽃도 없었는 갑다





 


가짜 노구치고로우 산정



 




진짜 노구치고로우 산정,




아트가 있는 이정표,

이때쯤 뚜버기와 내 대가리에는 온통 맥주 생각만 들어차 있었을 터이다

이번에 맥주나 니혼슈 따위를 나는 한 2만엔 어치 마신 듯 하고, 뚜버기는 아마 3만5천엔 어치는 마시는 거 같더라

(물론 회비에서 제공한 그 엄청난 양은 제외하고^^)

특이하게도 솔아우는 빵을 돈만엔 어치는 먹는 듯 하더만

'자네는 빵집을 하면서도(많이 먹어 질렸을 것인데도) 빵이 그래 넘어가나?' 물으니,

우리 혈액에 적정량의 알콜이 함유되어 있어야 하는 바와 같이, 적적량의 빵 섭취를 배속이 부른다나 어쩐다나  




노구치고로우 산장,

이곳은 그대로 무인산장으로 전환해도 어울릴 만한 곳이다
저 안쪽에 그럴 듯한 탁자와 의자가 있어 자리잡고 한참 물을 끊이고 있는데, 그런 글이 있다

-이 곳은 숙박자 전용이다, 객꾼들은 1인당 30분에 200엔씩 사용료를 내고 쓰라-

 

어따~

한참 라면 맛나게 먹고 있는데 들이 닥쳐 어만소리 하모 우짜노

후딱 나와 버렸제





수정악 지나 구로베 호수쪽으로 있는 아카우시다케다

난 진행하면서 저쪽으로 해서 쿠로베 호수까지는 등산로가 없는 줄 알았다

호수 쪽에서 오르면 12시간 가량이 걸려 그렇지 호수변에 무인산장도 있고, 그곳에서 2시간 가량 능선으로 오르면 텐트장을 갖춘 산장도 있더라

다만 사람들이 저곳으로 해서 스이쇼우다케로 오르지 않는것은, 중간에 산장이 없이 10시간 이상을 강행군 해야 하기 때문에 심히 부담스러워 그런 모양이다





 
이제 미쯔다케 지나 에보시다케까지는 그렇게 멀지 않은 길이리라

그렇게 추측했는데 생각보다 멀더라







산봉우리가 세개 있으니 이건 미츠다케가 맞고, 오른쪽으로 살짝 빠져있는 저 봉우리를 에보시다케로 알았다

1:150,000 지도를 보면서 가니 어쩌다 거리감각을 잃어 버린다





고마쿠사는 어김없이 피어있다

이 꽃은 북부로 갈수록 꽃 색깔이 농염한 붉은색을 띠는 경향이 있단다

다른꽃과 혼생하지 않으니 홀로 독야청정이다





길을 지나는데 눈녹은 물이 등로로 흘러 내리고 있다

그냥 손이나 좀 씻어볼까 생각하고 있는데, 솔아우 여기서 알탕도 하고 빨래도 좀 하고 가자한다

내 얼마전에 솔아우 보고 목숨과 관계되지 않은 사항이면 가급적 새로운 의견을 내지 말도록 못 박아 둔 바 있다

의견제보가 억수로 많다

같이 산행을 해 보아야 건 알 일이고, 우예뜬 이제까지의 의견 중에서는 나름 쓸만했다

자기는 이번 산행 중 획기적인 안으로 여섯개가 채택되었다 하는데 내 생각에는 두개다

그 두개는 차차 알아가기로 하고, 이곳에서 산장까지는 한 30분이면 족하리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기꺼이 홀랑 벗었다 

우리가 꺼리김없이 그러고 있으니 지나는 일인 산객도 따라서 홀랑 벗더만

저 지나가는 여자는 남자들이 부럽단다

자기도 홀라당 벗고 싶다나 우짠다나






깔끔한 기분으로 다시 출발이다

고마쿠사까지 깔끔해 보이누만






쿠로베 호수와 다테야마 3산이다




고마쿠사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피는 고산식물도 없으리라

그래서 더욱 고산식물의 여왕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메이지 시대에는 이것이 약용으로 마구 채취되어 어떤 산에서는 멸종에 이른 경우도 많다 한다





이 산 넘으면 오른쪽 저 안부쯤에 산장이 있을 줄 알았다

정말 육안으로 한 10km 쯤 되는 먼곳 산 중턱에 푸른색 지붕의 산장이 어렴풋이 보인다

'야~ 설마 저곳은 아니겠지?' 뚜버기 그렇게 물을 때 당연히 아니겠지 하는 늬앙스를 깔고 있다

나도 저 멀리까지는 설마 아닐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이 산사면에도 고마쿠사는 군락을 이루어 피어 있다

이제 멀리서 대충 산의 식생만 보아도 저곳에 고마쿠사가 있을지 없을지 판단이 되겠다






10km 쯤이나 되어보이던 것도 착시현상 이었나 보다

걸어보니 미츠마따다케 넘고서 한시간이 채 안걸린다




산장 텐트장 아래로 연못이 하나 있다

보기에 그 옆으로 텐트 지으면 썩 낭만적일 거 같지만, 그 모기를 어찌 감당하리 

모기 이야기 나왔으니 말이다

난 북알프스에 벌레나 모기 따위가 없거나 있어도 산행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일 것이라 생각하고 일행들에게 그리 말했다

곰곰히 여겨보니 비교적 낮은 곳으로는 9말 10초에 왔으니 당연히 없었고, 이 계절에 왔을 적에는 주로 3,000m급에서 놀았었구나

나중에 솔아우는 부요(진디등애)에 물려 그야말로 탱구리가 되었다







쓰마토리소우





산장에 도착하니 다섯시 쯤이다

저녁밥은 얻어 먹어야 될 것인데, 일행들에게 텐트치고 있으라 하고 접수하러 올라갔다

어따 이 산장은 텐트장 사람들에게는 밥을 제공하지 않는단다

대신 또 카레라이스다

산장마다 작당을 했는지 가격도 900엔으로 같다(나중에 어떤곳은 1,100엔, 2,300엔 하는 곳도 있더라만)

할 수 있나

그거라도 시켜놓고 내일 먹을 주먹밥도 3개 주문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카레라이스가 소주 안주가 되더라

내 이러다 평생 먹을 카레라이스 이번 북알에서 다 먹고 가겠다

어따 느끼한 그 맛~

갑자기 식욕이 확 떨어지네






영양가 높은 카레라이스를 많이 먹어 그런지 다들 살이 많이 쪘네

니혼슈만 마시고 앉았었겠나





사진으로 잡히지 않았지만 서산으로 일몰이 제법 볼만하게 넘어간다

이와기쿄우, 즉 바위도라지는 주인이 일부러 심어서 조성한 것이지 싶다

어디서 무단으로 캐어와 심었단 것이구만

일인들과 우리의 차이는,

하지 말라는 짓을 우리는 남이 보아도 한다는 것이고, 일인들은 남 안보는 데서만 한다는 것이다

긍께 도찐개찐이다

여하튼 또 하루가 그렇게 아름답게 저물어 가고 있었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