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백로 지나다

객꾼 2015. 9. 9. 10:05

이제야 정신이 살짝 돌아오네

이번 여름은 우째 지나갔지

별로 더웠던 기억도 없는데 얼마나 더웠으면 감이 나무에 달린채로 화상을 입었다 하네


어제가 백로였네

옛말에 '백로에 비가오면 4리에 천석의 쌀을 더 얻는다' 는 말이 있었난데, 하긴 시방 물이 딱 요긴할 때지

요즘같이 관개시설이 잘된 때야 물만 잘 대주면 풍년이라는 말이네

어제 안반장 중얼거리기로 올해 농사도 이미 결판났다 하더만

그말 듣고서 논을 물끄러미 살펴보니 농사 제법 잘 되었데


태풍만 아니오면 올해도 좋아

나락이 익어가는 이 계절 하루 햇살에 전국적으로 12만섬/1일의 수확증대 효과가 있다누만

일단 계속 일조 좋고, 일교차 확실하고, 한달만 잘 가보자


인디언 속담에도 시방부터 한달을 편안한 시기라는 무슨 뜻의 말로서 표현하는 게 있던데,

우리 조상들도 시방부터 추수까지 한달은 몸을 좀 추스리는 때로 삼았다 하네

보니 몇일간 논둑이며 노지에 자란 잡초들 벤다고 정신없다

이제 말끔히 정리되면 그 자라는 속도가 현저히 더디겠지

그러다가 늦가을 서리에 저절로 사그라질 테고~   


올 봄에 써레씻기 못 챙겨 줬는데 농장 식구들 데꼬 문어나 잡으러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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