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가자
철인에 도전하자 시간이 한가롭지는 않다
나름대로 규칙을 정했다
3종경기는 1년에 3번만 참가하는 걸로 하고 나머지 체력훈련은 산으로 다니면서 대체하기로 했다
제일 관건은 마라톤이다
이제껏 멋 모르고 하프나 두어번 뛰어봤지 더군다나 30km는 뛰어본 적이 없다
나름대로 뛰는 연습을 한다고는 했는데...
희한한 징크스다
소나무와 진철에 같이 가입했는데 그 친구는 자장구타다 계단에서 굴러 전치 4주를 당해 출전을 포기했단다
아는 사람 몇은 알겠지만,
소나무가 다칠 즈음 나도 전치 5주를 당했다
자장구 타고가다 소나무처럼 두어바퀴 굴렀다고 해 놓자
닷새를 병원에, 집에 누워 있으려니 갑갑해 미칠 지경이다
그보다 슈퍼맨대회 참가여부가 신경이 쓰여 괜히 집사람만 잡는다
6월 3일부터 4일간 연짱으로 산에가자 약속되어 있었는데..
에라 모르겠다
일단 산부터 가고 보자
마누라도 쾌히 산에나 다녀 오라는데, 인지상정이 희한하다
내 생각한다고 권하는데 (아픈 사람 산에 간다는데 말리지 않고 보내니) 그게 서운하게 느껴지니 말이다
온 두상에 붕대를 칭칭감고 산에 든 첫날 참으로 산에 들길 잘했다 싶다
영판 산하고는 뗄수가 없는 팔자인가
전신 근육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을 팍팍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말하니 조은산님은 영문을 알고 그러는지 모르고 그냥 그러는지 걍~씨익 웃으신다
그렇게 4일동안 95.8km를 걸은게 체력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하산하여 수술흔적 제거하고,,
의사에게 경기참가 가부를 물어보니 완치 될려면 아직 3,4주 남았음만 명심하고,
특히 수영할 때 남하고 부딪치지 말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경기가 있는 1주일에도 훈련은 제대로 할 수 없었다
2주만에 딱 5km, 그것도 러닝머신으로 뛰어보고 수영 한번 해 보고..
그리고 참가했다
멀쩡해 보이지만 밥도 제대로 못 씹는다
여하튼 다리는 멀쩡하니 남하고 부딪치지만 않으면 되겠다
드링크를 아주 조심스럽게 마신다고 마시는데 옆에서 떼구가 그런다
"행님은 무슨~ 드링크를 막걸리 마시듯이 마십니꺼~~"
팔뚝과 허벅지에 번호판을 쓰 받고나니 비로소 경기가 시작되는구나 싶다
몸무게가 8kg이나 빠졌는데 저 놈의 배떼구는 별반 표시가 없구나
남들 하는대로 바셀린도 바르고...
슈트가..
어떤 사람은 긴팔을 사라하고 어떤이는 민소매를 사라고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기 기호에 맞춰, 예를들어 나처럼 추위를 별로 타지 않으면 민소매가~
여하튼 입고 벗을때 아무래도 긴팔 보다는 좀 수월치 않을련지
성산포 물이 맑다는 이야기를 귀가 따갑도록 들었는데, 정작 그날은 잘 모르겠고..
물이 꽤 차다
처음 입수할때는 숨이 터억 막혀서 이거 오늘 수영들이 되겠는가 싶었을 정도다
경기 참가횟수가 일천하니 잘 모르겠지만,
이번 슈퍼맨대회는 여러모로 준비가 미흡했단걸 느낄 수 있었다
출발 1분 30초전~~이카디만 바로 북을 쳐 뿌데
아무래도 전날 천둥 번개에 우박을 동반한 폭우땜시로 미쳐 준비를 못 하였던 듯..
왼호흡을 하는 사람이,
특히 우리같은 초짜는 수영라인을 오른쪽에 두고하면 신경이 상당히 쓰이는데
이번에는 아예 라인안쪽에서 왼쪽을 보며 수영해 가니 참으로 편했다
더군다나 왼호흡하는 사람이 더물어서 몸싸움 하고 갈 일이 적으니 더 좋고..
속도보다는 완주가 목표라
지난 겨울 내도록 한번에 3km씩 연습을 하였으니 수영장보다 훨 힘이 덜 든다
이제부터는 3.8km씩 연습해야하나~
대충 둘러보니 이미 반쯤은 출발한 듯 하다
파워젤 3개, 영양갱 3개를 꼽고 바로 출발한다
바램은 오로지 하나~
자장구야 제발 빵구만은 나지 말아다오~~
출발하자마자 페달을 아주 가볍게 놓고 저어갔다
그냥 처음에는 그래야 될 듯하여..
그리고는 자리에 앉자마자 영양갱을 하나 먹었다
이후, 한바퀴 돌아 새로 출발할때마다 파워젤을 하나씩 먹었다
파워젤 맛이 니끼하고 우짜고 하드만 우리는 맛만 좋다
쌔리 달리고 싶은 걸 억수로 참았다
나중에 마라톤 할 일이 걱정이기 대문이다
무조건 힘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을 만수로 했다
일부러 (힘을 아낄려고) 유바를 자주 잡았다
그래도 400번대 낙엽줄들은 4,50명쯤 추월했지 싶다
추월당하면 끝까지 따라가서 도로 추월했다
물론 몇사람은 택도없이 빨라서 그냥 가게 내바려 두었다
마지막 바퀴 반환점에서부터는 다시 기어를 가볍게 하여 발을 부지런히 놀리면서 왔다
그렇게 하면 근육이 풀려질 듯 해서 말이다
자장구를 두고 마라톤복으로 갈아 입을까 하다가 귀찮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신발만 갈아신고 뛰었다
목표는 단 하나~
걷지 말자!
처음 2.5km가 힘들었다
아마 근전환이 쉬~되지않아 그런 모양이다
뛰면서도 내내 그 생각을 했다
평생 30km는 처음인데 과연 내가 아니 걷고 끝까지 뛸 수 있을까 하는~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건 뛰는 게 아니라 걷는거라는, 산을 오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자는...
어쨋거나 뛸 만 했다
그런데...23키로쯤에서 쥐가 왔다
시컵했다
바로 멈춰서서 스트레칭을 했다
26키로가지는 그럭저럭 괜찮았다가 다시 쥐가 왔다
이번에는 양쪽발에 다 온다
바위에 다리를 올려 스트레칭도 해 보고, 도로에 앉아도 해 보았다
나중에는 그냥 참으며 뛰었다
쥐가 오는 원인은 딱 하나란다
연습부족, 그려 마라톤 연습을 한 일이 없으니 쥐가 오는 건 당연하지
그래도 걷지는 않았다
다리에 힘은 남아 도는게 느껴지는데 이 놈의 쥐가 문제다
광야한테서 수지침 몇개를 얻어온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깜빡하고 온게 너무 후회됐다
마지막 성산 오르막은 사람을 죽여 놓는다
앞서가는 모든 사람들이 걸으며 간다
끝까지 뛰었다
쥐라는 놈도 사람이 끝까지 뛰니 우짜지를 못한다
이제 아연맨 메달을 목에 걸으며 한번 웃어보고 싶다
평생에 42.195km를 뛰어 본 적이 없는데 그날 한번 뛰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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